(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로 내려오며 7개월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오름폭이 둔화된 데 따른 결과다. 다만 채소를 비롯한 농산물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의 급등세는 꺾이지 않았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한숨이 더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를 두고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상당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2일 통계청은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며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8.62(2020년=100)로 1년 전 대비 5.7% 올랐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3.7%에서 올해 1월 3.6%로 소폭 축소됐다가 2월 3.7%, 3월 4.1%, 4월 4.8%, 5월 5.4%, 6월 6.0%, 7월 6.3%까지 오르는 등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유지해왔다. 지난달에는 전월 대비 0.1% 줄어들며 2020년 11월 이후 21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줄어든 것은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꺾였기 때문이다. 어운선 통게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농축수산물가격 오름세가 지속됐다”며 “다만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크게 둔화하며 상승폭이 0.6%p 비교적 많이 축소됐다”라고 설명했다.

석유류 가격이 떨어지면서 유가 영향을 많이 받는 공업제품 가격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공업제품 상승 폭은 전월(8.9%) 보다 1.9%p 줄어든 7.0%였다.

반면 농산물과 개인서비스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농축수산물은 전월(7.1%) 대비 상승률이 소폭 축소된 7.0%였지만, 이중 농산물은 상승폭이 오히려 10.4%로 전월(8.5%)보다 확대됐다. 농산물 상승률이 지난해 6월 11.9%를 기록한 이후 최대인 셈이다. 특히 배추(78.0%)와 오이(69.2%) 파(48.9%) 등 채소류가 27.9% 올라 전월(25.9%)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축산물(3.7%)과 수산물(3.2%) 상승 폭은 전월 대비 떨어졌다.

개인서비스는 6.1% 올라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식 상승률이 8.8%로 1992년 10월(8.8%)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치킨(11.4%), 생선회(9.8%) 등의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동향에 대해 이날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7월 대비 상당폭 낮아지며 6% 하회했다. 지난주 열린 금통위 당시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나 근원물가는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이어지면서 외식 등 개인서비스 품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다소 확대됐다. 앞으로 소비자 물가는 상당기간 5~6%대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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