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받이 전락"...차세대 지방세입시스템에 공무원 불만 폭주

2024.03.30 09:04:38

"기존 시스템으로 회귀해야" 주장…7월 재산세 정기 부과 시기 우려 많아
민원 넘쳐 콜센터 상담사들도 피해

 

(조세금융신문=김종태 기자) 올해 2월 중순 개통한 '차세대 지방세입정보시스템'이 한 달 넘게 전산 오류를 일으켜 지방세나 과태료(세외수입) 납부에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불편은 그대로 공무원을 향한 민원으로 돌아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기존 시스템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30일 전국공무원노조 등에 따르면 차세대 시스템은 개통한 지 한 달이 넘었음에도 여러 오류가 끊이지 않아 지방세와 과태로 담당 업무를 하는 공무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방세 등 납부는 온라인인 '위택스'와 은행, ATM, 주민센터 창구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할 수 있으나 이런 온오프라인 납부는 모두 차세대 시스템을 통해 이뤄진다.

 


현재 차세대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대표적인 오류는 위택스에서 세금 납부 후 발급되는 수납확인서가 세무서·등기소 등에서 제대로 확인되지 않아 실제 세금 납부를 했는지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다.

 

오후 4시쯤 되면 서버에 과부하가 걸려 시스템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고, 조회나 엑셀 추출 범위가 기존 시스템보다 작은 것 또한 문제로 전해졌다.

 

온라인 등에서 시스템 이상으로 납부에 문제가 생기면 국민은 가장 먼저 콜센터에 전화한다.

 

이에 따라 콜센터 민원이 폭주하게 되지만, 시스템 자체의 오류인 경우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결국 세금 납부를 원하는 사람들은 주민센터로 몰린다.

 

하지만 창구에서 납부 업무를 보는 공무원이 사용하는 시스템 또한 같은 차세대 시스템이기 때문에 처리가 지연될 수밖에 없고, 결국 민원인의 불만은 고스란히 공무원들에게 향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국공무원노조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차세대 지방세 시스템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 글에 달린 수십 개의 댓글과 답글에는 현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겪는 고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 공무원은 "지방세 시스템이 바뀐 뒤로 취·등록세 창구에 민원 대기 줄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창구 직원들이 울면서 근무하다 급기야 휴직에 들어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공무원은 "3만여명의 지방세 공무원은 4주째 욕받이로 전락했고, 더러는 정신병원을 드나든다"고 울분을 토했다.

 

특히 7월 재산세 정기 부과 시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이 나오고 있다.

 

지방세 납부 공무원들이 모인 단톡방에는 "시국 선언이라도 해야하는건 아닌지, 7월 전국에서 동시에 납부가 몰리면 서버가 터질 것 같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차세대 시스템 도입을 주도한 행안부에 대한 불만도 여럿 터져 나왔다.

 

한 공무원은 "지방세 업무를 전혀 알지 못하는 엔지니어들이 설계를 하고 시스템을 만들었고, 행안부는 이에 손 놓고 있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고, 다른 공무원은 "행안부의 불통, 무능에 분노한다"는 글을 남겼다.

 

국민콜110 고객센터 직원들 또한 이번 사태의 피해자다.

 

공공운수노조 국민권익위공무직분회는 이달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위택스 시스템 도입 후 26만건의 위택스 관련 상담이 들어왔다"며 콜센터 상담사들을 보호해달라고 촉구했다.

 

박중배 전국공무원노조 대변인은 "전체적으로 핵심 조회가 느리고, 기존 시스템과 비교해 불편이 크다"며 "행안부는 담당자들이 차세대 시스템의 매뉴얼 숙지가 되지 않아 그렇다고 하는데, 세무직 공무원들은 한자리에서 오랫동안 일한 사람들로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앞서 전국 지자체 재정 운용 및 지방보조금 교부·집행에서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인다며 1천900억원을 들여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에 적용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개통 초기 여러 오류가 있었으나 신속히 조치하고 지자체 담당 공무원들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며 계속 개선하고 있다"며 "차세대 시스템이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면밀하게 모니터링해 국민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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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태 기자 jtkim@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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