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숙 변호사 “전세금 일부만 돌려받은 세입자, 이렇게 대응하세요”

2024.06.05 09:06:43

전세금을 일부만 받았어도 전세금반환소송 가능
임차권등기와 근저당 활용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확보
전세금을 전액 돌려받을 때까지 해당 주택에 계속 거주 가능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 “이번 달 말일이 계약 만기입니다. 집주인은 돈이 없다며, 일부만 돌려주고 이후 신규 세입자가 들어오면 나머지를 돌려주겠다고 합니다. 집주인 말에 전혀 신뢰가 느껴지지도 않지만, 전세금을 일부라도 받는다면 법적 대응이 불가능한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주택 임대차에서 집주인이 계약 종료일에 전세금을 전부 돌려주지 않고 일부만 반환해 세입자와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전세금을 전액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엄정숙 부동산 전문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돈이 없는 집주인들은 전세금반환을 차일피일 미루거나 일부만을 돌려주고 반환을 미루는 경우가 있다”며 “이 경우 세입자들은 전세금을 일부라도 돌려받은 탓에 법적 대응이 어려운 것은 아닌지 내적 갈등을 겪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전세금을 일부 돌려받은 경우에도 전액 돌려받지 못한 상황과 마찬가지로 임차권등기는 물론 전세금반환소송까지 제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세 기간이 종료됐음에도 세입자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면 이는 법적으로 전세금반환소송을 제기할 근거가 된다. 마찬가지로 전세금 전액이 아닌 일부만 돌려받은 경우에도 소송 진행이 가능하다.

 


즉 반환받지 못한 전세금 액수에 상관없이 집주인이 전세금반환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면 소송을 제기할 근거가 충분하다는 말.

 

다만 돌려받아야 할 잔금에 따라 소송으로 진행할지 다른 법 절차를 이용할지는 세입자의 판단이 필요하다.

 

엄 변호사는 “전세금반환소송은 다른 소송과 마찬가지로 소송에 따른 비용이 발생한다”며 “따라서 소액사건보다는 돌려받아야 할 잔금이 클 때 전세금반환소송으로 대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세금을 일부 돌려받은 상황에서 이사 일정이 촉박해 다른 대응이나 기다릴 여유가 없는 세입자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과정에서 세입자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이사하는 것에만 몰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전세금을 전부 돌려받지 못한 채 다른 곳으로 전입신고를 하게 된다면 세입자의 대항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주택 임대차에서 대항력이란 세입자로서 주장할 수 있는 법률상 권리를 의미한다.

만약 다른 곳에 이사해 전입신고를 한다면 기존 주택의 전입신고가 빠지기 때문에 추후 법적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이사 일정이 촉박하더라도 반드시 임차권등기를 신청해야 하고 완료되기까지 가족 일부를 남겨 대항력을 유지 시켜야 한다.

 

엄 변호사는 “임차권등기 외에도 근저당을 설정해 부동산을 담보로 다른 채권자보다 우선 적으로 채무를 변제받는 방법도 있다”며 “근저당이 설정되면 집주인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임의 경매 신청까지 할 수 있어 전세금을 회수하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세금 전액을 돌려받지 못해 이사조차 힘든 세입자들에게는 동시이행 관계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주택 임대차에서 동시이행이란 의무를 동시에 이행한다는 뜻으로 계약 종료 때 집주인에게는 전세금반환의무가 있으며, 세입자에게는 부동산 인도 의무가 발생해 동시에 이행해야 한다.

 

하지만 한쪽에서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법률상으로도 민법 제536조(동시이행의 항변권)에 의거해 상대방이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집주인이 전세금반환의무를 지키지 않았으니 세입자도 부동산 인도 의무를 거절할 수 있다는 뜻.

 

엄 변호사는 “집주인이 전세금을 전액 돌려주지 않았다면 세입자 역시 해당 주택에 계속 머물러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해당 주택에서 계속 머물 경우 임차권등기의 필요성은 떨어지고 소송 중 지연이자 청구도 못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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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kbj66@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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