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숙 변호사, 임차권등기 신청 후 안전하게 이사할 수 있는 시기는?

2024.05.13 10:32:02

임차권등기 신청은 계약이 종료된 후에 신청 가능
등기부를 통해 임차권등기 설정 확인 후 이사해야 안전해

- 이사일정이 빡빡하다면 가족 중 일부 남겨야 대항력 유지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 “집주인이 계약종료일을 앞두고 신규세입자가 구해지면 전세금을 주겠다고 합니다. 문제는 저희 이사일정이 빡빡한 탓에 이사부터 해야 한다는 겁니다. 임차권등기 신청을 고려 중인데 신청 후 언제 이사를 해야 안전한지 몰라 막막하기만 합니다”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이사를 준비해야 하는 세입자들은 임차권등기 신청과 이사일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유지를 위해 안전한 이사 시기를 잘 맞춰야 한다고 당부한다. 

 

13일 엄정숙 부동산 전문변호사는 유튜브 채널에서 “주택 임대차에서 임차권등기는 전세금을 지키는 안전장치 중 하나로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이사해야 하는 세입자에게 필수 절차”라면서도 “다만 임차권등기 신청과 이사일정을 잘 조율하지 않는다면 세입자의 전세금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 했다. 이어 “임차권등기 신청 후 안전한 이사 시기는 등기부를 통해 임차권등기가 완료된 것을 반드시 확인한 후에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차권등기명령이란 전세금 돌려받기가 힘든 상황에서 이사 갈 때 세입자의 권리(대항력과 우선변제권)를 유지시키기 위한 제도다. 법도 전세금반환소송센터의 ‘2024 전세금 통계’에 따르면 전세금반환소송 310건 중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201건으로 조사됐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하면서 계약이 종료됐음에도 세입자가 전세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경우 세입자들에게 필요한 제도가 임차권등기로 과거보다 높은 관심을 받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세입자 가운데는 임차권등기 신청이 언제 가능한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지어 계약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인데도 미래에 상황을 예측해 일종의 보험 심리로 임차권등기 신청을 고려하기도 한다.

 

이에 관해 주택 임대차보호법(이하 '주임법')에 규정된 ‘임대차가 끝난 후 보증금이 반환되지 아니한 경우 임차인(세입자)은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는 조항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주임법 제3조의3 제1항).

 

엄 변호사는 “임차권등기는 계약이 종료된 후에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했을 때 신청할 수 있다는 전제조건이 따른다”며 “계약이 아직 종료되지도 않은 상황에서는 법률상 집주인에게 전세금반환의무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임차권등기 성립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임차권등기 신청과 함께 이사를 고려하는 세입자에게는 이사 시기를 잘 정해야 한다는 주의 사항이 남아 있다.

 

다시 말해 임차권등기 신청만 믿고 이사를 하다간 대항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

 

임차권등기 신청은 법원의 보정명령 등이 없는 한 신청 후 평균 일주일 안으로 결정문이 나오게 된다. 만약 이 기간을 기다리지 못해 다른 곳에 전입신고를 한다면 현 주택의 전입신고가 빠지기 때문에 임차권등기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엄 변호사는 “임차권등기는 결정문이 나온 후에야 효력이 발생한다”며 “따라서 세입자는 임차권등기가 설정되기까지 기다려야 하고 등기부를 통해 설정 여부를 확인한 후 이사해야 안전하게 대항력을 유지 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사일정이 촉박하여 법원의 임차권등기 결정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면 세입자는 다른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이 경우 가족 중 일부를 남겨 문제의 주택에서 대항력을 유지 시키는 방법이 있다.

주임법에서 규정한 대항력의 조건에는 세입자뿐 아니라 그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의 주민등록까지 포함된다는 조항이 있다.

 

엄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가족의 주민등록을 유지한 상태에서 세입자만 주민등록을 잠시 다른 곳으로 옮기더라도 대항력이 상실되지 않는다”며 “따라서 가족 중 일부를 남겨 임차권등기 설정이 완료된 후 완전히 전입신고를 마친다면 안전한 이사가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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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kbj66@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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