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정부가 보증하는 공급망안정화기금 채권(이하 공급망안정화채권)이 이르면 다음 달 처음 발행된다.
최근 풍부한 채권 투자 수요를 고려하면 안정성이 높은 공급망안정화채권이 다른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를 흡수하는 '구축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의 공급망안정화채권은 이르면 다음 달 처음 발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채권 발행 여건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첫 발행 시기는 다음 달 혹은 늦어도 9월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공급망안정화채권은 수은이 조성하는 공급망안정화기금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되는 채권으로, 정부가 원리금 상환을 보증하는 정부보증채다.
지난 2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가보증동의안 심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채권 발행 규모는 최대 5조원이며, 만기는 10년 이내에서 정해진다.
채권 발행을 통해 조성된 기금은 '선도사업자'로 선정되는 기업에 대한 저리 대출에 사용된다.
선도사업자는 반도체, 이차전지 소재 등 정부가 정한 경제 안보 핵심 품목을 확보하고 수입처를 다변화하려는 기업으로 정부의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된다.
정부 관계자는 "채권 발행 규모는 기업의 대출 수요를 기반으로 정해진다"며 "다음 달 중순 선도사업자 선정 절차를 마무리한 후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는 정부보증채인 한국장학재단의 장학재단채권, 산업은행의 기간산업안정기금채권과 유사한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5일 장학재단채권(이하 민평, 만기 5년 기준) 금리는 연 3.250%, 기간산업안정기금채권 금리는 연 3.266%다. 국고채 금리는 연 3.147%다.
원화채와 외화채가 비슷한 비중으로 발행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화채 예상 발행 규모가 당초 전체의 25%에서 50% 안팎으로 커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원화채, 외화채 발행 비중은 기업 자금 수요에 따라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보증채처럼 우량 채권이 발행되면 시중 자금이 우량 채권에 쏠려 일반 회사채가 외면받는 구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올해 공급망안정화채권의 원화채 비중이 50%라고 가정하면 발행 규모는 최대 2조5천억원이 된다.
지난 5일 기준 정부보증채 잔액이 10조6천2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원화 형태 공급망안정화채권이 최대한도로 발행될 경우 정부보증채 규모가 약 23.5% 증가하게 된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채권시장 수요가 워낙 우호적이라 원화채 발행 비중이 예상보다 더 늘어나더라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본다"며 "최근에는 높은 금리의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도 커 과거 한전채 발행에 따른 구축 효과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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