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지난 6월 5일 DGB대구은행이 ‘iM뱅크’로 사명을 바꾸고 시중은행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대구은행은 지난 57년 간 대구·경북 지역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새로운 시중은행 등장은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 만이다. 지방은행의 한계를 벗어난 iM뱅크는 전국구 영업을 위해 영업점 확대와 온라인 영업을 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DGB금융지주 계열사 사명도 iM을 붙여 통일했다. ‘iM’은 알파벳 i와 M을 형상화한 것으로 각각 새싹과 파랑새의 날갯짓을 형상화했다. M의 가운데 부분은 DGB금융그룹의 강점인 ‘따뜻한 관계형 금융’을 의미하며 경계를 뛰어넘는 이미지를 구현해 그룹의 브랜드 슬로건인 ‘Go Beyond’를 표현했다.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은 iM증권, DGB생명은 iM라이프생명보험, DGB캐피탈은 iM캐피탈, 하이자산운용은 iM에셋자산운용으로 변경했다. DGB유페이, DGB데이터시스템, DGB신용정보, 하이투자파터너스도 iM을 사용한다. 단, 핀테크 기업인 뉴지스탁은 사명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업 이미지(CI)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그룹 브랜드와 일체화하기로 했다.
iM뱅크는 시중은행(전국구)으로 새출발함에 따라 영업망도 넓히기로 했다. 앞으로 3년간 수도권과 충청·강원 등에 영업점 14곳을 신설한다. 1호 오프라인 거점 점포는 강원도 원주로 정했다. 2·3호 거점 점포로는 수도권인 동탄과 충청북도 청주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 같은 거점 점포 개점 지역들은 모두 DGB대구은행 시절에는 지점이 없던 곳들이다. iM뱅크는 향후 3년간 전국에 영업점 14개를 신설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iM뱅크는 신규 개설 거점 점포에서 ‘금융 실험’에도 나선다. 1호 거점 점포 원주지점은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금 시재금이 없는 ‘캐시리스(Cashless) 점포’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원주 지역 소상공인·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도 출시해 ‘현지화’에 적극 나선다.
iM뱅크는 이 같은 금융 실험을 바탕으로 새로 개설되는 거점 점포 등 전 점포에서 지역 소상공인 등을 위한 중신용자 대출을 비롯해 최근 늘어나고 있는 외국인 대상 상품도 강화할 복안이다.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을 기점으로 외부 인력 수혈에도 적극 나선다. iM뱅크는 지난 달 초 원주 지역 전문계약직 공개채용을 실시했다. 지점장도 채용 대상이다. 지원 요건으로 ‘강원도 지역 금융기관 영업점 근무 경력 2년 이상’을 명시해 현지 금융 사정을 잘 아는 이를 뽑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iM은행은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영업점(출장소 포함)이 198개인데 특히 지방은행이었던 만큼 대구·경북에 179개가 쏠려있다. 수도권은 9개이며 호남·충청·강원에는 영업점이 없었다.
영업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점포도 결합할 방침이다. iM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처럼 비대면 플랫폼을 강화해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은행권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존 시중은행도 수도권 영업점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 발생하는 비효율로 점포 축소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iM뱅크도 비대면 영업 전략을 추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 단위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기업금융(IB) 강화도 노린다. 거점 점포에는 일반 고객 대상 창구가 없으며 1인 지점장과 기업금융전문가(PRM)가 일한다. 1인 지점장은 은행 내에서 공모를 통해 선발되며 PRM은 외부 경력자를 대상으로 뽑을 방침이다.
새롭게 점포를 여는 지역에선 지역을 잘 아는 PRM이, 기존 영업구역에선 1인 지점장이 거점 점포에 대기한다. 특히 기업대출의 경우 ‘관계형 금융서비스’를 추진해 당장 기업이 어렵더라도 기업의 미래 잠재력 등을 보고 대출을 내주거나 대출금리를 낮추고 한도를 늘리기로 했다.
또한 iM뱅크는 영업시간 연장 특화점포인 ‘Time+뱅크’를 기존 영업시간 마감 시간인 오후 4시에 3시간을 연장해 운영하기로 했다. 특화점포인 ‘Time+뱅크’ 점포를 시행 1호점으로 대구 동성로지점을 저녁 7시까지 운영한다. ‘Time+뱅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기존과 같게 은행 업무를 처리하고, 연장 시간인 오후 4시부터 저녁 7시까지는 금융상담업무를 중심으로 입·출금, 각종 제신고 등의 업무를 처리하게 된다.
iM뱅크는 다양한 형태의 점포를 통해 전국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방침이다. ‘Time+뱅크’를 비롯해 찾아가는 이동점포, 편의점 제휴점포, 5일장 디지털점포, 시니어 특화점포 등 금융편의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으로 기존 점포와 다른 새로운 형태의 점포 도입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황병우 은행장은 “Time+뱅크가 침체된 도심 상권을 밝히는 작은 불빛이 되길 바란다”며 “시중은행 전환과 함께 변화 돼가는 금융환경 속에서 고객을 위한 금융서비스 제공으로 일상 속 iM뱅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시도의 일환인 Time+뱅크가 고객 편의를 제고하고 나아가 도심 경제 활성화에 보다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iM금융지주는 대주주 증자를 통해 5년간 7000억원의 자본확충을 하기로 했다.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유보이익 등을 활용해 재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아울러 iM은행은 요구불예금을 확대하기 위해 시중은행 출범과 함께 연 20% 적금을 출시했다.
iM뱅크가 기존 시중은행의 독과점을 흔들고 어깨를 나란히 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규모 등 이미 기존 시중은행들과의 ‘덩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iM뱅크의 총자산은 70조 9000억원 수준으로, ▲KB국민은행 512조원 ▲하나은행 478조원 ▲신한은행 469조원 ▲우리은행 436조원 ▲NH농협은행 396조원 등 5대 은행과 차이가 많이 난다.
iM뱅크의 ‘총여신비율’ 역시 지난해 말 일반은행(시중·지방·인터넷전문) 합계 기준의 3.3%밖에 미치지 못한다. ‘총여신비율’은 해당 은행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대출 총액의 비율을 뜻하는 것으로, 은행이 대출 시장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기존 시중은행들의 ‘총여신비율’이 10% 후반~20%대 초반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후발 주자로 출범한 iM뱅크 입장에는 결코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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