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노조 "MBK파트너스 적대적 주식 공개매수 중단해야"

2024.09.19 12:02:43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격화…지자체 및 소액주주에 이어 노조까지 참전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사모펀드, 소액주주, 지자체에 이어 노조까지 가세하면서 점점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9일 고려아연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50년 역사를 가진 세계 최고 비철금속제련회사 고려아연이 기업사냥꾼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에게 회사를 빼앗기는 엄청난 위협 앞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지난 50년간 피땀으로 일군 고려아연을 오직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매수하려 한다”며 “안정적인 일자리와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는 (MBK파트너스의)적대적·악의적 주식 공개매수를 고려아연 2000명의 근로자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노조는 “단기적 이익만 추구하고 건실한 기업을 망가뜨리는 MBK파트너스는 오직 자신의 탐욕스러운 배를 더 많은 돈으로 채우기 원하는 약탈자”라며 “MBK파트너스는 즉각 공개매수 철회를 선언하고 고려아연 노동자의 일자리 침탈을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와함께 이날 오전 고려아연 노조원 70여명은 서울 광화문 MBK파트너스 본사앞에서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 규탄 집회를 열었다.

 

고려아연은 글로벌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으로 고(故) 장병희 창업주와 최기호 창업주가 함께 설립한 영풍그룹 핵심 계열사다.

 

고 장병호·최기호 창업주는 지난 1949년 ㈜영풍의 모체인 영풍기업사를 합명회사로 공동 창업한 뒤 지난 1974년 자매회사 고려아연을 설립했다. 이후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 및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각각 맡아왔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지난 2022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 후 최윤범 회장 일가와 장형진 영풍그룹 명예회장 일가간 고려아연 지분 매입 경쟁을 시작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지난 12일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과 장형진 명예회장이 MBK파트너스에 자신이 보유한 지분 절반과 1주를 넘기고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에 착수하면서 본격화됐다.

 

최윤범 회장은 고 최기호 창업주의 장남인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장형진 명예회장은 고 장병희 창업주의 차남이다.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에 나서자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를 약탈적 투기자본으로 지목하고 장형진 명예회장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소액주주 단체도 고려아연에 힘을 보탰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지난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 상장사 2400개 중 지배구조와 주주환원율에서 고려아연이 수위를 달리고 있다”며 “또 지난 3월 대비 최소한 지배구조상 악화된 점이 없고 주가 실적 측면에서도 탁월했다”고 전했다.

 

이어 “고려아연과 같이 주주환원율 최고의 회사는 소액주주가 작은 힘으로라도 지켜내 동학개미가 때로는 회사와 함께 힘을 합쳐 위기를 이겨내는 사례로 만들어보고 싶다”면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지난 18일 김두겸 울산광역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계 자본이 대거 유입된 MBK로 경영권이 넘어갈 시 고려아연이 중국계 기업에 팔리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면서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에 참여해 120만 울산시민의 힘을 보여주시길 바란다”며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에 나서겠다고 피력했다. 

 

이처럼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에 대해 반발이 일자 최근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는 최대주주 및 1대 주주의 경영권 강화 차원”이라며 “장씨와 최씨 일가의 지분 격차를 볼때 일각에서 주장하는 적대적 M&A는 어불성설(語不成說)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MBK 파트너스는 최대 약 2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지난 13일부터 고려아연 유통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다. 공개매수 기간은 내달 4일까지다.

 

지난 6월말 기준 장형진 명예회장과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약 33.1% 수준이다. 반면 최윤범 회장은 15.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외에 현대차·LG화학 등 18.4%, 국민연금 7.8%, 나머지 소액주주 보유지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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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주 기자 sierr3@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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