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호르무즈 전쟁보험료 폭등...코리안리 "단기 충격 제한적일 것"

2026.03.11 18:31:46

팬오션·대한해운·SK해운 등 해운사 ‘할증 비상’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이란의 반격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해상보험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선박 일부가 다시 해협을 통과하며 운항이 서서히 재개되고는 있지만, 전쟁 위험 보험료 급등과 보장 중단 여파로 글로벌 해운·보험 업계는 여전히 비상체제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전쟁위험 보험료, 선박 가치 0.25% → 최대 3%
공습 이후 걸프 및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선박의 전쟁 위험(war risk) 보험료는 단기간에 폭등했다. 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전쟁 위험 추가보험료는 선박 가치의 약 0.25% 수준에서 최대 3%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선박 가치가 수억달러에 이르는 원유운반선의 경우 항차당 수백만달러 규모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급기야 국제 P&I 클럽과 런던 P&I클럽, 로이드 계열 해상보험사 등은 리스크 급증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선박에 대한 전쟁보험 담보를 중단하는 조치를 발표했고, 이 조치는 3월 5일부터 발효됐다.

 

전 세계 선박의 약 90%를 담보하는 P&I 클럽들이 전쟁 위험 보장을 빼면서 선주들은 항해별 특약을 찾거나 아예 운항을 연기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약 1,000척의 선박이 페르시아만과 인근 해역에 정박하거나 대피해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보안 리스크·보험 비용·계약 의무를 저울질하는 상황이다.

 


美 DFC, 200억달러 해상 재보험 시설 가동…“CENTCOM과 공조”
미국 해상전문 매체 gcaptain 등에 따르면 이 같은 보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는 3월 초 페르시아만 상업 선박의 신뢰 회복을 목표로 최대 200억달러 규모의 해상 재보험 시설(maritime reinsurance facility)을 출범시켰다.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는 재무부와 함께 걸프 지역을 운항하는 선박에 전쟁 위험을 포함한 재보험 보장을 제공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연방 보험 백스톱(federal insurance backstop)의 구체적 운용에 들어갔다.

 

DFC에 따르면 이 시설은 순차적으로 약 200억달러까지 손실을 보장하는 구조로 설계됐으며, 초기에는 선체·기계(Hull & Machinery)와 화물(Cargo) 담보에 초점을 맞춘다. 보장은 DFC가 지정한 미국계 우선 보험 파트너를 통해 제공되고, 적용 대상 선박은 일정 자격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벤 블랙 DFC 최고경영자(CEO)는 “CENTCOM(미 중부사령부)과 협력해 다른 어떤 보험도 제공할 수 없는 수준의 보안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 재보험 계획이 석유, 휘발유, LNG, 제트연료, 비료를 다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세계로 공급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 악화 시 미 해군이 “가능한 한 빨리” 유조선 호위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해, 보험 지원과 군사 보호가 결합된 복합 대응 방침도 내비쳤다.

팬오션·대한해운·SK해운, ‘통항 필수’에 보험 할증 압박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하는 국내 중견 벌크선사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팬오션, 대한해운, SK해운 등은 중동발 원유·철광석·원자재 화물을 운송할 때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는 항로를 설계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들 선사가 대부분 국내 손해보험사 → 코리안리 → 글로벌 재보험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를 통해 해상보험과 전쟁위험 담보를 확보한다는 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선박에 대한 전쟁보험 중단과 보험료 폭등은 국내 손보사의 인수 부담을 키우고, 이는 곧 재보험료 할증과 인수 축소로 되돌아올 수 있다.

 

업계에서는 “호르무즈를 뚫고 가야 하는 중견 벌크선사들은 이 사슬 구조 탓에 할증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코리안리 “단기 충격 제한적…실제 영향은 사고 접수 이후”
국내 최대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중동 해상 리스크 확대에 따라 노출 규모와 계약 조건 점검에 착수한 상태다. 다만 회사 내부에서는 단기적인 재무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신중한 기류도 감지된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글로벌 재보험사들이 각자 입장을 내고 있지만, 실질적 영향은 개별 재보험 계약과 향후 사고 접수에 따라 달라져 현 단계에서 명확히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전쟁으로 인한 해상·재물보험의 경우 전쟁 위험이 면책인 경우가 많고, 전쟁 피해는 전쟁·특수위험을 전문으로 하는 글로벌 재보험사들의 역할이 더 큰 구조여서 당장 회사 내부가 크게 출렁거리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해상보험 중에서도 운송보험 비중이 제한적인 만큼 단기적인 재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영향은 향후 원수보험사의 사고 신고와 재보험 청구가 본격화된 이후 계약 조건을 따져봐야 알 수 있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KP&I “DFC 구조·요율 나와야 선주 판단 가능”
국내 선주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KP&I클럽) 역시 미국 재보험 프로그램을 주시하면서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성재모 KP&I클럽 전무는 최근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선박에 대한 보험이 작동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어떻게 해결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DFC와 파트너 보험사들이 어떤 식으로 보험 구조를 설계할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요율과 보장 범위가 나온 뒤에야 선주사들이 운항 재개 여부를 현실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DFC 재보험 시설이 실제로 얼마나 빨리 가동되고, P&I 전쟁보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을지가 향후 몇 주간 글로벌 해운·보험 시장의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라고 본다. 여기에 이란의 추가 군사 행동, 미국과 동맹국의 대응, 국내 해운사들의 노선 조정 여부까지 겹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보험료와 리스크의 줄다리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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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명 기자 cma0211@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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