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일부 보험사 대표이사들이 최근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곤두박질 친 주가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좀처럼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기자금으로 자사주매입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투자자와 소비자들에게 양호한 재무구조를 과시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대표이사의 자사주 매입은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주주들에게 책임경영 의지를 천명하는 의미가 있다. 실제로 작년부터 올해까지 자사주를 매입한 보험사 대표이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책임경영 강화를 외치고 있다.
올해 주가가 40%넘게 떨어진 한화생명이 대표적이다.
한화생명 차남규 부회장과 여승주 사장은 지난달 29일 각각 5만주와 3만주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한화생명 경영진은 3월에도 자사주 6만4000주를 매입, 올애에만 15만주에 가까운 주식을 스스로 매입한 상태다.
대형사임에도 과거 매출 확대를 위해 고금리 상품을 판매하고 무리한 출혈경쟁을 벌인 결과 자본건전성에서 유독 약점을 드러낸 탓으로 분석된다.
중국 금융당국의 안방보험 경영권 매각이 결정되어 있는 동양생명 역시 최근 자사주매입 카드를 꺼내든 보험사다.
뤄젠룽 동양생명 사장은 작년 말 자사주 1만4922주를 매입, 안방보험 매각 이슈로 동요하는 주주들을 다독인 바 있다.
재보험사도 주가부진의 타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 5일 장내에서 자사주 2만9000주 사들였다.
세계적으로 자연재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재보험 시장의 불황이 길어지면서 주가가 급격히 하락한데 따른 코리안리의 고육지책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자사주매입에 나선 보험사 대표이사들의 의도는 결국 주주들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는 것이다.
IFRS17 도입 등으로 보험업계의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회사의 성장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메시지를 대내외로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자사주매입이 반복되면서 주가부양 효과도 점차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생명과 동양생명, 코리안리는 대표이사들의 자사주매입이 공시된 이후 주가가 잠시 반등했으나 이후 다시 하락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대표이사들이 상징성을 지닌 자사주 매입 카드를 한해에만 몇 차례씩 반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상장 보험사의 주가가 위험수위에 도달해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주가부양을 위한 보험사들의 행보의 성공 여부는 결국 실적 개선에 달렸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올 하반기 매출과 순이익 등에서 개선된 결과를 내야만 주가의 추가하락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최근 급변한 시장 환경으로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가리지 않고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이고 있다”며 “대표이사들의 자사주매입으로 시장의 불안을 다독이고 있으나 근본적인 실적 개선 방안이 나오지 못한다면 미봉책으로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8월 현재까지 상장 보험사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ING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롯데손보 ▲흥국화재 ▲코리안리 등 13개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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