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3개월 평균 실업률을 기준으로 경기 상황을 판단하는 ‘샴의 법칙’을 국내 적용할 경우 한국 경기 침체가 이례적으로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내 실업률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경기는 2023년 12월부터 2024년 7월까지 8개월 연속 침체에 해당했다.
8개월째 침체 상황이 이어진 것은 코로나19 시기인 지난 2020년 12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이후 첫 사례라고 임광현 의원은 설명했다.
‘샴의 법칙’은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지난 12개월 최저치보다 0.5%p 높아지면 이를 경기침체 신호로 봐야 한다는 내용이다.
미 연방준비제도 경제분석가 출신인 클라우디아 샴(Claudia Sahm) 박사가 제안한 것으로 1950년 이후 11번의 미국 경기침체 중 1959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침체를 맞춘 바 있다.
한국의 2024년 5~7월 간 평균 실업률은 2.8%로 직전 12개월 최저 실업률인 2%(2023년 8월)보다 0.8%p나 높았다.
2023년 이후 기간으로 적용했을 땐 2023년 8월~11월 제외하고 모두 침체였는데, 여름 폭염기에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 실업률이 감소하는 우리나라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경기침체 신호인 국고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또한 포착됐다.
채권은 상환일이 단기일수록 이자가 낮고, 장기일수록 높다. 길게 빌려줄수록 떼어먹힐 위험이 크기 때문인데, 경기가 흔들리면 오히려 단기 채권이 금리가 훌쩍 높아져 버리는 일이 간혹 발생한다.
과거 경제상황이 안정될 때 빌려준 장기채권보다 최근 경제상황이 불안할 때 빌려준 단기채권이 더 위험한 돈이 되는 셈이다.
특히 가장 안정적인 채권인 국고채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하는 건 경제 위기를 진단하는 신호 중 하나인데, 최근에는 2022년 9월부터 2023년 3월까지 86일간 발생했다.
이러한 국고채 장단기 금리 역전 사례는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임광현 의원은 "샴의 법칙을 우리나라 경제에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민생경제의 주요 기반인 노동시장의 상황을 기반으로 판단한다는 점에서 참고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경기가 침체하면 국가는 민생을 지원하는 것이 재정운용 원칙인 만큼 국가 재정 악화와 실질임금 하락을 극복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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