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지난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한 법인 임대보증금의 보증 사고액과 HUG가 대신 갚아준 보증금(대위변제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21일 HUG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의원(국민의힘)실에 따르면 작년 HUG의 법인 임대보증금 사고액과 대위변제액은 각각 6천795억원, 5천197억원으로 연도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임대보증금 보증 시장은 HUG가 99%, SGI서울보증이 1%를 점유하고 있다. HUG에서 2003년 처음 출시된 임대보증은 개인·법인 임대 사업자가 임대 보증금을 임차인(보증 채권자)에게 반환하지 않는 경우 HUG가 임차인에게 대신 보증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임차인이 가입해야 하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전세보증)과는 다르게 임대사업자와 임차인이 75% 대 25%의 비율로 보증료를 부담한다. 임대사업자의 보증료는 신용등급과 부채비율(주택 가격 대비 임차보증금 등 빚의 비율)에 따라 산정된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8월부터 등록 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 가입이 전면 의무화했다.
지난 5년간 법인 임대보증금 보증 사고 금액·가구는 2021년 409억원(524가구), 2022년 510억원(767가구), 2023년 1천387억원(1천256가구), 2024년 3천308억원(2천668가구), 지난해 6천795억원(4천489가구)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법인 임대보증 사고의 96%는 지방인 비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지역별 사고액은 광주(2천219억원), 전남(1천321억원), 전북(736억원), 부산(715억원), 충남(482억원), 대구(338억원), 경북(337억원) 등의 순으로 컸다.
김 의원은 "전세 사기가 수도권 빌라에 집중된 것과 달리, 법인 임대보증 사고의 대다수는 비수도권에서 발생했다"면서 "지방 거주민의 주거 안정이 법인 임대 사고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지적했다.
법인 임대인은 상대적으로 사업 규모가 크고 자금 여력이 있어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일정 기간 버텨왔지만, 지방의 부동산 침체 장기화로 그 영향이 누적되면서 지난해 보증 사고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전세보증의 경우 2023년 5월부터 가입 시 부채비율 요건이 기존 100%에서 90%로 강화되면서 최근 보증 사고가 감소세로 접어들었으나 임대보증의 경우 동일한 부채비율 요건을 이달부터 시행해 아직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영향도 있다고 HUG는 설명했다.
HUG는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할 경우 법인 임대 사업자의 임대보증금 보증사고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법인의 임대보증 사고에 따른 HUG의 대위변제액도 2021년과 2022년 463억원, 2023년 802억원, 2024년 2천148억원, 작년 5천197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HUG의 법인 임대보증 채권 회수율(대위변제액 중 회수한 금액의 비율)은 2021년 75.6%, 2022년 44.7%, 2023년 19.3%, 2024년 17.8%에서 지난해 5.2%로 떨어졌다.
이는 연도별 역대 최저이자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떨어진 수치다. 사고액이 고스란히 HUG의 손실로 이어지며 공적 부담이 점차 커지는 꼴이다.
민간임대업계에서는 법인 임대사업자들이 지방 부동산 침체 장기화와 강한 규제로 한계에 봉착했다고 지적한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법인 임대사업자의 보증 가입 요건 관련 규제로 임차인이 전세 자금을 대출받아 법인 임대인의 주택을 임차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법인 임대인이 신규 전세를 못맞추면 기존 임차인의 보증금을 돌려줄 재원이 막혀 오히려 보증금 미반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성 회장은 "법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일괄적으로 배제할 것이 아니라 주택별 담보 구조와 선순위 현황, 계약의 실질과 개별 위험도를 기준으로 정교한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