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최주현 기자) 애플이 자체 모델 대신 구글의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를 도입하기로 한 결정은 크레이그 페더리기 수석부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22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의 보도를 인용, 페더리기 수석부사장은 음성비서 '시리'에 대해 보고받게 된 지난해 초 외부 모델에 대한 평가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지시는 애플 내 '기반 모델'(파운데이션 모델) 개발팀에 치명타를 가한 것이었으며, 이후 7월 뤄밍 팡 팀장을 비롯한 해당 팀 구성원 상당수가 애플을 떠나 메타로 이직하는 계기가 됐다.
운영체제(OS)를 비롯한 소프트웨어를 총괄하는 페더리기 부사장은 팀 쿡을 제외하고 현재 애플 임원 가운데 가장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다.
그는 애플이 개최하는 연례 세계개발자대회(WWDC)나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쾌활한 유머를 곁들인 발표나 액션 스타 같은 퍼포먼스를 내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그는 실제 업무에서는 매우 보수적이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해 아이폰 화면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자는 실무팀의 방안을 보고 받은 그는 이용자들의 혼란을 우려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최근 AI 인력 경쟁 상황에서 뛰어난 인재를 채용하려면 경영진보다도 높은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관련 부서 구성원 사이에서는 페더리기가 출장 등을 제한해 업계 콘퍼런스 등에 참석할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디인포메이션은 전했다.
이에 따라 지금껏 애플이 견지해온, AI에 대한 신중한 접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애플은 제미나이 모델 도입과는 별개로, 애플 기기 차원에서 구동되는 '단말형 AI'(온디바이스AI) 모델 개발은 계속할 전망이다.
애플은 구글·메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천문학적인 규모의 예산을 쏟아부어 AI 개발 경쟁에 나서는 가운데서도 AI 지출을 제한해와 이른바 'AI 지각생'이라는 우려를 받아왔다.
애플은 2024년 발표한 '애플 인텔리전스'와 시리 등 AI 기능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출시가 연기되자 지난해 초 담당 임원인 존 지아난드레아를 교체하기도 했다.
애플은 지난 12일 구글의 제미나이를 자사 AI 시스템의 기반 모델로 채택했다고 발표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