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사인연합회 “정부 회계감사 정책, 성패는 ‘디테일’…지정감사인, 품관투자 평가 필요”

2026.03.06 11:50:32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한국감사인연합회(회장 김광윤 아주대 명예교수)가 6일 ‘26-1차 회계·감사 품질의 실질적 제고를 위한 감사인 평가체계의 합리적 개선을 제안한다’ 성명서를 내고, 지난 2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회계·감사 품질 제고방안’의 보완책을 제시했다.

 

‘회계·감사 품질 제고방안’은 고의 회계부정을 지시한 임원·실소유주를 최다 5년간 퇴출하고, 저가 덤핑 회계감사에 대한 제재 강화, 지배구조 취약한 기업에 지정감사 확대, 감사품질 우수 회계법인이 지정감사를 많이 받도록 지정체계 변화 등이 주된 골자다.

 

한국의 회계감사 제도는 2018년 외감 3법 전면 개정 후 비약적인 도약의 발판을 마련, 한때 전 세계 꼴찌 수준이었던 회계감사품질 신인도를 일약 중위권으로 올리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의 오해, 자본시장이 비활성화된 상태에서의 감사 강화에 대한 반발 등 외감 3법은 여러 도전을 받았고, 그 결과 일부 제도적 장치들이 약화되면서 다시 한국의 회계감사 신인도는 바닥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이 지난 2월 대책을 마련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지만, 오랫동안 학계와 실무계에서 제언해왔던 구조적 문제를 잘 해결해야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될 것이란 회계 전문가들의 제언이 뒤따르고 있다.

 


아래는 한국감사인연합회 성명서 전문.

 

<26-1차 성명서> 회계·감사 품질의 실질적 제고를 위한

감사인 평가체계의 합리적 개선을 제안한다

(2026.3.6. 한국감사인연합회)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2026년 2월 발표한 「회계·감사 품질 제고방안」은 우리 자본시장의 회계투명성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 시의적절한 조치이다. 2017년 회계개혁 이후 37위까지 상승했던 IMD 회계투명성 순위가 2025년 60위로 급락한 현실을 고려할 때, 제재 강화와 인센티브 확대를 골자로 하는 이번 대책은 시장 질서 확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이러한 정책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감사품질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학계와 실무계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온 아래 구조적 문제들에 대한 세련된 검토와 보완이 필요하다.

 

첫째, 감사인 점수 산정 방식을 ‘외형 확장 중심’에서 ‘실질적 품질관리 투자’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전면 고도화해야 한다.

 

현행 평가는 소속 회계사 수라는 규모 논리에 의존하고 있어, 회계법인들이 내실 있는 품질 관리보다 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매몰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예컨대, 실증연구에 따르면 단순한 품질관리실 인원수보다 ‘총인건비 대비 품질관리실 인건비 비중’이 실제 감사품질과 더욱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진다.

 

따라서 정부가 추진하는 감사인 지정방식개편 확정시, 품질관리실에 투입되는 인적·물적 자원의 절대 규모와 비율을 평가지표에 적극 반영하여 법인들이 자발적으로 품질관리 역량을 강화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회계법인의 조직 통합성(one-firm system)을 높이기 위해 회계통합도 중요하지만 인력관리면에서 ‘지속가능한 도제(徒弟) 시스템’을 안착시키는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실상 독립채산제가 잔존하고 있는 현실의 회계법인 구조는 통합된 품질관리 철학을 공유하기 어렵게 만들며, 이는 장기적으로 감사의 신뢰성을 저해하는 핵심 요인이 된다. 시니어 회계사(숙련 인력)가 주니어를 교육하며 전문가적 의구심을 전수하는 도제 규범(apprenticeship norm)은 외부 압력에 대한 방어 기제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부는 명실상부한 통합 시스템을 갖춘 법인에게 보다 큰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형식적인 대형화를 넘어 실질적인 원펌운영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세부 기준을 다듬어야 한다.

 

셋째, 기업 규모와 감사인 역량이 최적으로 부합할 수 있도록 감사인지정 매칭 시스템을 정교화할 것을 제안한다.

 

대형회계법인이 자산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을 수임할 경우,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 숙련도가 낮은 인력을 위주로 투입하는 소위‘교육의 장’으로 활용하여 오히려 감사품질이 저하될 위험이 존재한다.

 

실증연구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감사의 경우 대형법인보다 해당 영역에 특화된 중 소형법인이 더 높은 품질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모든 기업에 일률적인 잣대를 적용하기보다, 감사인의 특성과 전문 영역이 기업 규모와 적절히 매칭되도록 지정 알고리즘을 개선하고, 특히 중소기업 감사 시에도 적정 수준의 시니어 투입 비중을 의무화하여 감사품질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넷째, 감사인 점수 계산시에 수습회계사의 경력 가중치를 종래 0.4에서 0.7로 급격히 상향 조정하는 방안은 소수 법인에 지나치게 유리한 조치로 종래의 가중치 책정기준을 의심하게 하는바 자본시장의 전문가 육성 관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

 

만일 신규 회계사 채용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유인책이라면, 이는 자본시장이 요구 하는 고도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정책방향과 상치되는 것으로 소속 회계사 총원 중 수습회계사의 채용비율이나 전기 대비 채용인원의 증가율 등을 고려하는 방안으로 별도 과제에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품질제고는 수습회계사들이 자본시장의 파수꾼으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 시스템과 공평한 감사인선임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데서 시작된다.

 

정책대안으로 수습회계사의 가중치 산정 시 수습 연차별 합리적 차별화를 고려하는 것과 함께, 법인 내에서 선후배 간 지식 전수와 전문가적 소양 함양이 원활히 이루어지는지를 질적으로 평가하고 그 성과를 감사인 점수와 연동하는 보완책이 병행되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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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주 기자 ksj@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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