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상목 컨두잇 대표 “주주가치 훼손 바로 잡기가 곧 ‘건강한 소액주주 활동’”

2026.04.13 13:25:27

국내 기업 ‘중복상장’ 모회사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져…소액주주 배신감↑
상법 개정 마친 정부, ‘주총 의장 선임 청구권’ 등 주주 보호 방안도 마련해야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알짜 사업을 떼어내는 기습적인 물적분할, 핵심 사업 매각 대금의 불투명한 활용, 턱없이 부족한 배당금 등 지배주주·경영진의 독단적인 결정에 그간 ‘개미’로 일컫는 소액주주들은 속수무책으로 자신들이 보유한 자산가치 하락을 지켜봐야만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상법 개정,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행동주의 펀드의 활성화 등으로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던 ‘개미’들이 하나로 뭉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같은 변화 속에서 마이데이터 인증을 기반으로 소액주주들의 지분과 의결권을 하나로 묶어내는 소액주주 행동 플랫폼 ‘액트(ACT)’가 등장하면서 주주로서의 권리를 찾기 위한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졌다.

 

실제 지난 2022년 6월 ‘액트’가 운영된 이후 현재까지 ‘액트’ 가입자 수는 15만명에 육박한다. 이에 ‘조세금융신문’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실질적인 힘으로 바꾸고 있는 이상목 컨두잇(‘액트’ 운영사) 대표를 만나 그가 그리는 주주행동주의의 미래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 이상목 대표 “향후에도 ‘중복상장’ 이슈 발생시 소액주주 결집 나설 것”

 

‘조세금융신문’은 가장 먼저 모회사(지주사)가 이미 상장된 상태에서 알짜 자회사나 사업부를 분할해 별도로 증시에 상장하는 이른바 ‘중복상장’ 이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물었다.

 

그동안 LG화학, 카카오 등 국내 일부 기업들은 핵심사업만 별도 상장하는 ‘중복상장’을 일삼아왔다. 하지만 올해 1월 말 LS그룹의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추진을 두고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과 이재명 대통령의 규제 시사 발언이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국내 기업들의 ‘중복상장’ 추진 사례는 수그러든 상태다.

 

이상목 대표는 “‘중복상장’시 가장 큰 문제는 ‘모회사 주주가치의 훼손’”이라며 “모회사가 보유하던 핵심사업부가 자회사로 상장되면 신규 투자자들은 자체 사업 없이 지주사 디스카운트를 받는 모회사 주식을 사지 않는다.

 

오히려 성장 산업을 직접 보유한 자회사 주식을 사게 된다. 주식 수급상으로도 매수세가 자회사로 분산되기 때문에 모회사 주주들의 가치가 구조적으로 훼손될 수밖에 없는 것이 핵심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이 과정에서 기존 모회사 주주들은 ‘회사를 믿고 주식을 샀는데 뒤통수를 맞았다’는 깊은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며 “모회사 주주들은 핵심사업의 가치와 성장성을 믿고 투자한 반면 주주들이 직접 뽑은 이사들은 주주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지배주주만을 위해 ‘중복상장’을 추진한다.

 

이처럼 알짜 사업이 고스란히 빠져나가는 것을 무기력하게 지켜보는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자신의 권리가 철저히 무시된다는 점에서 극심한 박탈감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력적인 신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가 상장되면 시장의 관심과 자본은 그곳으로 쏠리게 된다. 결과적으로 껍데기만 남은 모회사에는 ‘중복상장으로 인한 장기적 주주가치 훼손’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서 “자회사가 아무리 돈을 잘 벌어도 모회사 주주들에게는 환원되지 않는다는 것을 시장 참여자들이 너무나 잘 알기에 저평가가 고착화된다.

 

특히 승계 이슈가 있는 경우 지배주주가 승계해야 할 회사는 지주사이므로 모회사의 주가를 누를 것이라 예상한 주주들이 선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기에 저평가는 갈수록 심화된다”고 꼬집었다.

 

이상목 대표는 ‘중복상장’을 두고 신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 조달 목적이라는 기업들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결국 순서와 소통의 문제다. 기업들은 우선 사업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진행하고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주주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공개한 뒤 협의해야 한다”며 “이처럼 열린 토론을 통해 도출된 의사결정이라면 주주들도 경영진을 믿고 흔쾌히 지지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린 후 주주들은 어느 날 갑작스러운 공시나 언론 기사를 통해 뒤통수 맞듯이 자회사 상장이나 유증 사실을 알게 된다”고 문제삼았다.

 

그러면서 “경영진·지배주주가 자회사 상장 계획을 검토하거나 발표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모회사의 주가는 곤두박질친다”며 “회사의 본질적인 실적이 나빠진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경영진의 쪼개기 상장 혹은 ‘중복상장’ 시도 하나 때문에 소액주주를 포함한 일반주주들은 엄청난 금전적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상목 대표는 향후 국내 기업들이 또 다시 ‘중복상장’을 추진할 경우 이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상목 대표는 “이후 ‘중복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을 상대로 한국거래소에 ‘상장 불승인 탄원서’를 제출하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실력 행사가 될 것”이라며 “액트 플랫폼에 피해 주주들이 최대한 모이도록 결집하고 거래소, 국회, 대통령실에 탄원서를 릴레이로 제출함과 동시에 언론 보도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다. 주주가치 훼손이 수반되는 ‘중복상장’은 자본시장에서 절대로 허용되면 안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 상법 개정 외 ‘주총 의장 선임 청구권’ 및 ‘모회사 주총 특별결의’ 의무화 필요

 

이상목 대표는 정부가 총 3차례에 걸쳐 추진한 상법 개정과 밸류업 정책 등에 대해 ‘진일보한 출발점’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상법 개정 등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정책에 대해 “기울어진 자본시장을 바로잡기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면서도 “다만 법이 개정됐음에도 실제 일선 재판부의 판례로 정착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고 여전히 ‘경영상 판단’이라는 방패막이 뒤에서 소액주주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뒤이어 “추가로 정부가 가장 시급히 도입해야 할 제도는 ‘주총 의장 선임 청구권’”이라며 “현재 주총 현장에서는 회사 측이 지정한 의장이 자의적으로 소액주주의 발언을 제한하거나 불공정하게 의결권을 제한하는 반칙이 빈번하다.

 

작년 7월 하나마이크론 인적분할 주총이 대표적인 사례다. 소액주주들은 회사를 상대로 위임장 조작 의혹에 대해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고 현재 본안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일부 선진적인 회사들이 자발 도입하고 있는 자회사 상장시 ‘모회사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제도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며 “아울러 ‘중복상장’처럼 명백한 주주가치 훼손 행위는 법원에서 확실하게 제동이 걸릴 수 있도록 보다 구체적인 입법과 일선 재판부의 판례 누적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상목 대표는 앞서 작년 7월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모범 사례로 꼽았다.

 

이강일 의원이 대표발의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주총에서 의장이 임의로 회의를 운영하는 것을 방지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회의 진행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발행주식총수의 10%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주총 개최 10일 전까지 법원에 ‘공정한 의장 선임’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 이상목 대표 “‘건강한 소액주주 활동’은 회사의 든든한 팬클럽이 되는 것”

 

조세금융신문은 이상목 대표에게 ‘건강한 소액주주 활동’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문의했다. 과거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 대표를 맡았던 그는 해당 이력을 바탕으로 최근 소액주주 등에 의해 DB하이텍 사외이사로 추대되기도 했다.

 

 

 

이상목 대표는 “‘건강한 소액주주 활동’이란 맹목적으로 회사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소액주주는 회사의 적이 아닌 가장 든든한 팬클럽’이라는 기본 철학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주주들은 기본적으로 경영진을 존중하면서 회사가 성장해 그 과실을 함께 나누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바란다.

 

주주 행동은 오직 지배주주 일가의 사익만을 위해 전체 주주가치가 훼손될 때 이를 바로잡기 위해 나서는 정당한 주주권 행사”라고 설명했다.

 

또 “이사회 내부에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독립적이고 투명한 감시자를 두어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돕는 것이 진정으로 회사의 장기적 기업가치를 높이는 건강한 주주 활동이라고 믿는다”고 부연했다.

 

DB하이텍 사외이사 후보 추대와 관련해서는 “이번에 DB하이텍 사외이사 후보로 나선 것 역시 경영 간섭이나 권력 다툼의 목적이 아니다”라면서 “DB하이텍은 최근 몇 년간 지배구조 투명성과 관련하여 지속적인 논란이 있어온 만큼 이를 감시하기 위해 나섰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2월 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을 위장계열사를 동원해 그룹 지배력을 유지해온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김준기 회장은 2010년부터 15년 이상 동곡사회복지재단과 산하 15개 회사의 지정자료를 누락하면서 경쟁당국의 각종 규제를 회피했다. 더불어 이들 회사를 통해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 및 사익을 위해 활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 ‘액트’, 소액주주들의 물리적·시간적·비용 제약 ‘마이데이터 연동’으로 극복

 

이상목 대표는 기존 소액주주 운동이 가졌던 근본적인 한계점과 ‘액트’ 운영 후 이를 어떻게 기술적으로 해결했는지도 언급했다. 그가 꼽은 기존 소액주주 운동의 가장 큰 한계점은 ‘물리적, 시간적 제약과 막대한 비용’ 등이다.

 

이상목 대표는 “과거에는 흩어진 주주들을 모으기 위해 주주명부에 적힌 주소로 일일이 우편을 보내고 직접 집으로 찾아가 문을 두드리며 종이 위임장을 받아내야 했다”며 “이같은 방식은 생업이 있는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 감당하기에는 진입 장벽이 너무나 높고 고된 아날로그 방식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액트’는 이 모든 과정을 원스톱 시스템으로 혁신했다. 마이데이터를 연동해 실제 주주임을 30초 내 안전하게 인증하고 생업에 바빠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모바일 앱에서 클릭 몇 번으로 간편하게 전자위임을 할 수 있는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했다”면서 “그 결과 현재 12만명 이상의 이용자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주주 인증을 완료했고 230개 종목에서 주주연대가 결성됐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이는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회사를 사랑하는 팬클럽이 더 쉽고 편리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인프라”라며 “그간 소수만이 할 수 있었던 어렵고 무거운 주주 운동을 누구나 일상에서 손쉽게 동참할 수 있도록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이 ‘액트’의 가장 큰 경쟁력이자 차별점이다.

 

앞으로는 전자 주주총회, 전자 IR 솔루션을 기업들에게 제공해 자본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갈 계획”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프로필] 1986년생인 이상목 컨두잇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후 2014년부터 8년 동안 DB손해보험 자산운용부문 수석으로 근무했다. 이후 2022년 6월 ‘액트’ 운영사 컨두잇을 설립한 그는 DB하이텍 물적분할 사태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소액주주 활동에 뛰어들었다.

 

이상목 대표에 따르면 소액주주 플랫폼 1위인 ‘액트’의 가입자 수는 현재 15만명, 인증된 가입자들의 누적 자산(보유 주식의 시가 총액)은 총 25조원에 달한다. ‘액트’ 내에서 주주연대 대표가 선출된 종목은 240개로 이는 국내 상장사(2500개)의 1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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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주 기자 sierr3@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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