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韓 내년 4분기 잠재성장률 1.5%, 사상 최저"...15년째 내리막

2026.04.26 07:00:01

매년 최저치 경신…美에 뒤진 뒤 격차 확대
'GDP갭률'도 5년째 마이너스…"구조개혁 시급"

 

(조세금융신문=김종태 기자)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내년 1% 중반대까지 하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호황 덕분에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반등이 가시화하고 있지만, 잠재성장률은 해마다 내리막으로 우리 경제의 구조개혁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2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지난해 1.92%에서 올해 1.71%로 0.21%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어 내년에는 1.57%로 0.14%p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OECD는 특히 내년 4분기 잠재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이 1.52%에 그치며, 완만한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매년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셈이다.

 

잠재성장률은 잠재 GDP의 증가율로, 잠재 GDP는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이다.

 

OECD 최신 추정치 기준으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2년(3.63%) 이후 계속 하락했다. 지난해부터 2%를 밑돈 뒤 반등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내년까지면 15년째 하락이다.

 

한국은 세계 1위 경제 대국인 미국에 2023년(미국 2.44%, 한국 2.41%) 처음 뒤처진 이후 다시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의 격차는 2023년 0.03%p, 2024년 0.13%p, 2025년 0.28%p, 올해 0.31%p, 내년 0.38%p 등으로 계속해서 확대되는 흐름이다.

 

한국은행도 추정치 자체에는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하락세를 지속 중이라는 점은 부인하지 않는다.

 

한은은 잠재성장률 추정치에 관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의 질의에 "2026∼2027년 추정치는 2%를 다소 밑도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한은은 2024년 12월 보고서에서 잠재성장률이 2021∼2023년 2.1%, 2024∼2026년 2.0%, 2025∼2029년 1.8% 등으로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추세적인 잠재성장률 하락세는 단기적인 '깜짝 성장'으로 방향을 되돌려놓기 어려운 문제라는 게 한은 안팎의 의견이다.

 

우리나라 실질 GDP가 잠재 GDP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별도로 제시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의 GDP갭(격차)률은 올해 -0.90%, 내년 -0.63%로 각각 추정됐다. 지난 2023년(-0.21%) 이후 5년 연속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GDP갭률은 잠재 GDP와 비교해 현재 실질 GDP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실질 GDP에서 잠재 GDP를 뺀 격차를 잠재 GDP로 나눈 백분율 값이다.

 

GDP갭률이 음수면 해당 기간 실질 GDP가 잠재 GDP를 밑돈다는 뜻으로, 생산 설비나 노동력 등 생산요소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반도체 제조업이 성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이례적 구조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단일 산업에 의존하는 경제는 궁극적으로 재정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정 산업 경기 변동이 재정을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 변동성에 노출되면서 핀란드의 '노키아 쇼크'처럼 경제가 외부 충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며 "특정 산업 쏠림에 따라 그 산업 이외 부문은 취약해지는 '네덜란드병'(Dutch disease)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네덜란드병은 1960년대 네덜란드가 천연가스를 대량 발견해 수출하면서 오히려 제조업 경쟁력이 나빠진 데서 나온 말이다.

 

이런 암울한 상황을 타개할 방도로 거론되는 것이 구조개혁이다. 저출생, 고령화와 생산성 둔화 등으로 낮아진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기 위해 골든타임 내에 한국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자는 취지다.

 

이창용 전 한은 총재는 지난 20일 이임사에서 "교육, 주거, 균형발전, 청년고용, 노인 빈곤 등 우리 경제가 당면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 과제를 계속 연구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신현송 총재도 취임사에서 "우리 경제의 구조개혁 과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공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기획부 장관은 지난 23일 신 총재와의 상견례 자리에서 "구조개혁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채워나가야 한다"며 당국 간의 소통과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일찍이 지난해 11월 "지금 대한민국의 당면한 최대 과제는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규제, 금융, 공공, 연금, 교육, 노동 등 6대 핵심 분야의 과감한 구조개혁을 거듭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선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규모의 경제와 경쟁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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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태 기자 jtkim@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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