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소득증가에 따라 소비도 증가하는 사치재에 대해선 부가가치세를 강화하고, 소득증가에 따라 소비가 감소하는 열등재 대해선 면세범위를 넓히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가 고소득층에 대해서만 증세의 선을 긋고 있지만, 큰 정부 역할을 위해서는 이러한 선택적 부가세 면세 대상 조정을 통해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9일 재정학연구에 기고한 ‘집중계수로 평가한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의 적정성’ 논문을 통해 부가세 면세범위를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가세는 최종소비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가격이 높아질수록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정부는 저소득층의 생활필수품이나 농축산물에 면세를 적용하고 있다.
박 교수는 논문에서 소득 증가에 따라 소비가 감소하면 열등재, 증가하면 사치재로 구분하고, 부가세 면세가 저소득층이 사용하는 물품에 적용되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면세의 목적 중 하나인 저소득층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려면 해당 재화는 열등재가 바람직하다는 전제로 품목을 평가했다.
분석 결과 면세인 육류나 과일은 열등재가 아니고 고소득층이 더 소비하는 품목이라 과세를 해야 한다고 나온 반면, 곡물, 채소, 해조, 조미식품은 열등재로 이중 조미식품은 과세 대상이지만 면세가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보건·의료 분야를 보면 한약과 의료서비스는 면세이지만 열등재가 아니었다. 논문은 건강보험에 포함되지 않는 고가의 의료서비스는 면세에서 제외하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오락·문화의 경우 PC방은 주로 저소득층이 이용하고 있어 면세로 전환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논문은 평가했다.
교육을 보면 고등교육·성인학원교육·외국어학원 등은 사치재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학원 교육은 과세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봤다.
이 밖에 논문은 면세인 고가의 산후조리원, 보장성 보험이 아닌 연금보험은 사치재 성격이므로 일정 한도까지만 면세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면세 대상을 선정하는 국제적 기준이나 합의는 없는 상태"라며 "한국의 부가세 면세 대상이 외국에 비해 넓어서 면세 대상을 축소하자는 제안도 주요 증세 방안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서적이나 도서관 같은 권장재처럼 면세 적절성을 판단하는 다른 기준이 있을 수 있다"며 "(논문에서 사용한) 집중계수만을 이용해 면세 여부를 판단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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