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 요즘 어느 누구를 만나도 경제나 미래에 대해 우려하는 대화가 많아졌다.
위기라는 인식은 다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국내외 여건이 만만치 않다는 것에는 대체로 이의가 없는듯하다. 문제는 현재의 어려움이 미래에도 나아지라는 희망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IMF보다 더 어렵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금의 위기가 과거의 위기처럼 극복하길 기대하지만, 현재의 위기는 과거와는 다르다는 사실이다. 과거 위기 시에는 다시 일어나 오르기만 하는 상황의 위기였다면 현재는 전혀 다른 상황의 위기라는 점에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의 위기는 어려운 분야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분야가 새로운 도전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들어 다 알고 있는 자동차, 조선 산업 등이 문제가 아니라, 불경기에도 이익이 많이 나는 은행도 위기라는 것이다.
은행은 4차 혁명시대에 어느 분야 못지않게 변화해야 할 분야 중 하나다. 지금의 상황에서 은행은 일 년에 100개 이상의 점포를줄여야 할 때이나 금융당국의 압력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
이런 예가 비단 은행만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의 위기는 전방위, 새로운 차원의 대책을 요구받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정부의 위기 대응 인식은 과거 방식과 달라야 하건만 아쉽게도 어느 면에서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위기의 본질에는 관심이 없고 눈앞의 이익에만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국민만 본다면서 정치권은 자신들과 맞는 성향의 집단만 보고, 자신들의 교조만 지키려 하고 있다. 자신들만의 ‘산성’만 구축하려는 경향이 아주 자연스럽게 정착되다 보니 문제에 대한 유연한 접근보다 대립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태다.
야당을 탓하고 국회를 탓하는 것은 과거 정부나 현재 정부나 다르지 않다. 대통령이 법을 통과해 달라고 언급하는 것도 판박이다. 권력을 잡으면 소통 부재라는 비판에도 정책의 추진 때문이라며, 자신들만의 인사를 고집하고 여와 야, 국민들 간의 의견 대립만 심화되고 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정치집단이 대립관계를 이용한 얄팍한 전략을 사안마다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이 하나의 패턴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국민과 경제는 더 악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그렇다면 위기의 해법은 무엇일까? 지금의 위기가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은 아니다. 다만, 위기에 책임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역할과 의무가 막중하다.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느냐가 대책이기 때문이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을 세 가지로 요약해보면 먼저, 정부는 정책의 유연성으로 시장의 기대와 희망을 갖게 해 주어야 한다. 지금 같은 정책기조의 큰 전환 없이 권력으로 관료를 활용하는 과도한 시장 개입으로 타개하려는 전략은 안 된다. 시장 스스로 뛰게 하는 확연한 조치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얘기다.
적폐청산은 개별차원이 아니라 제도와 시스템으로 완성해야 한다. 그동안 개인비리나 적폐행위가 유지된 것은 개인적 차원의 책임만으로 돌릴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관료들의 유착과 부패, 검찰, 경찰 등의 고질적인 잘못된 행위가 적폐의 본질이다. 지금까지 관료의 적폐, 검찰, 경찰 등의 적폐는 과연 얼마나 진행되었는가는 말할 필요도 없다.
미래의 아젠다 제시와 전문가들에 의한 정책 시행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이념과 성향 관점의 정책입안이 아닌, 글로벌 시각으로 아젠다를 제시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노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청와대야 말로 지금의 인식과 계산 방식을 전문가 위주의 인사로 새롭게 설정하여 국가의 미래를 제대로 제시해 주어야 한다.
촛불정부라면 과거와 다른 스타일을 과감하게 제시하고 설득하는 보다 큰 정치,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줄 의무가 있다. 국민은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정부와 무엇이, 얼마나 다른 가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이 있다면 앞으로의 기준으로도 적용되고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프로필]조 남 희
• 금융소비자원 원장
• 국회 SRI연구포럼 민간위원
• 한국거래소 분쟁조정위원
• 한국에너지공단 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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