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장에 섰다. 금리는 동결 기조를 유지했고, 환율은 구조적 대응을 강조했으며, 신상 논란에는 사과했다.
먼저 그는 경기 부양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금리 인하 기대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특히 최근 7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서는 “전략적 인내”라고 평가했다.
환율 대응 역시 단기 처방보다 구조 개선에 무게를 실었다. 동시에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중동발 유가 충격이 길어질 경우 물가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가족 국적과 행정 처리 문제 등 신상 논란과 관련해서는 고개를 숙이며 “고의적인 행동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 성장도 언급했지만, 기준은 물가
신 후보자는 성장과 물가를 상충하는 목표로 보지 않았다. 물가가 안정돼야 성장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봤다.
그는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물가 안정 토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성장 문제를 결코 가볍게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목은 경기 부양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한국은행의 기본 책무를 분명히 한 발언으로 읽혀진다. 성장의 필요성을 인정하되, 통화정책의 출발점은 결국 물가 안정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셈이다.
- 금리 동결, 불확실성 속 전략적 인내
또한 신 후보자는 한국은행의 최근 금리 동결 결정을 소극적 대응으로 보지 않았다.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성급한 대응을 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금리를 움직이지 않았다고 수동적인 행위라고는 간주할 수는 없다”며 “전략적 인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준금리 결정은 현재 상황에 상당히 부합한다”면서 “중동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또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가에 통화정책이 좌우될 수 있는 상황에서 지금으로서는 어느 한 방향으로 움직이긴 어려운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당장 금리를 움직이기보다, 유가와 환율 충격이 물가로 번지는지 확인하겠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낮게 평가
신 후보자는 현재 한국 경제를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장 둔화는 인정했지만, 전형적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볼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비교적 적은 편”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가 동시에 오는 현상인데 성장은 둔화되고 있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이 되기 위해서는 마이너스 성장이 (전제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물가에 대해서는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한국처럼 유가에 민감하고 비중이 높은 경제에서는 유가 충격에 상당히 취약하다”며 “중동 사태가 신속하게 해결되지 않는 이런 상황에서 물가 압력은 계속 더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 비관론에는 거리를 두면서도, 유가발 물가 불안이 길어질 가능성은 정책 변수로 남겨둔 발언이다.
- 환율 안정, 단기 대응보다 구조
신 후보자는 환율 수준을 특정하는 데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대신 환율 수준보다 시장의 쏠림과 구조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도한 환율 상승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적정환율보다는 환율이 쏠림이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정확한 수준 자체는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최근 환율 급등 배경에 대해서도 단순한 실수요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3월의 환율 상승이나 금융제도 자체가 충격을 맞아 큰 변화가 있을 때는 그것 이상으로 자본흐름에 잡히지 않는 흐름으로 작동한다”며 “이번에 국내 투자자의 해외 매수 흐름이 크지 않았는데도 (환율이) 오르는 것을 보면 위험회피 심리나 다른 금융 채널이 중요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환율을 숫자 하나로 방어하는 접근보다, 역외시장과 파생상품 거래까지 포함한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신 후보자는 환율 대응에서 단기 개입보다 제도 개편 쪽에 더 무게를 뒀다. 원화 국제화, 거시건전성, 금융 혁신을 통해 외환시장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환율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고민을 해야 한다. 구조적 문제도 있고 일시적인 위험회피도 있고 제도 자체를 다시 봐야 하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원화의 국제화를 통해 유동성을 계속 키우고 거시건전성 틀 안에 그런 제도를 정립해야 한다”며 “혁신 자체가 중앙은행과 직결되는 삼각형이 필요하다. 4년 안에 다 끝나지는 않겠지만 첫걸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외환보유액, 얼마나가 아니라 어떻게
외환보유액을 두고는 단순 총량보다 충격 흡수 능력을 봐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문제가 없다기보다도 외환보유고를 평가할 때, 경제에 충격이 왔을 때 얼마나 완충을 할 수 있는가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을 많고 적음의 문제로 보기 보다, 위기 발생 시 시장을 얼마나 안정시키는 장치로 기능하느냐로 봐야 한다는 뜻이다.
- 신상 논란, 불찰 인정했지만 고의성은 부인
정책 질의와 별도로,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신상 논란도 청문회 주요 쟁점이 됐다. 신 후보자는 이 부분에서 먼저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신상 문제로 인사청문회 기간 동안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해외생활을 하면서 제대로 행정처리를 하지 못한 제 불찰이다”며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고의적인 행동은 없었다. 금융자산과 관련해서 상당히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