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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는 기업만 벌었다…상위 0.02% 기업, 전체평균소득보다 2838배

과세표준 2000억 초과 129개 기업, 소득비중은 56.7%·세부담은 44.5%
김두관 “민간에 돈 흐르려면 과세 필요”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상위 0.02% 대기업의 소득이 전체법인 평균소득보다 2838배, 중위소득보다 무려 7771배 더 버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초대기업들이 투자를 않고, 부동산과 금융자산 형태로 돈을 쌓아둔 탓에 중소기업과 서민들은 더 빈곤해진다는 지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부분적인 추가과세로 돈을 거둬 서민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0.02%의 초대기업들이 전체 소득의 56.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 법인세를 신고한 법인 64만5061개의 총 소득은 215조7277억원으로 이중 과표 2000억원을 초과하는 129개 초대기업의 소득은 122조 3038억원이었다. 

기업간 소득격차는 극심했다. 

전체법인  64만5061개의 평균 소득은 3억3400만원이지만, 이중 과표 2000억 초과 기업 외 기업 64만4932개의 평균 소득금액은 1억4400만원에 불과했다.

반면, 2000억 초과법인 129개의 평균 소득은 9481억원으로 나머지 99.98% 기업들의 평균소득보다 6584배나 높았다. 

중위소득간 격차로 보아도 기업간 부의 양극화는 극심했다. 

과표 2000억 초과 법인의 중위소득 4041억원인 반면, 전체법인의 중위소득금액은 5200만원으로 격차가 7771배나 났다. 평균소득보다 중위소득 격차폭이 높다는 것은 대다수의 기업이 하위에 깔려 있고, 상위와와 소득격차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전체 법인세 43조9468억원 중 하위 99.98% 기업이 낸 세금은 24조3973억원으로 전체 55.5%인 반면, 과표 2000억 초과법인의 총 부담세액은 19조5495억원으로 44.5%를 부담했다. 

전체 소득의 56.7%를 차지하는 상위 0.02%들이 낸 세금이, 전체 소득의 43.3%를 버는 하위 99.98%의 기업들이 낸 세금보다 더 적은 것이다. 국내 법인세 체계는 3단계 누진체계란 점을 볼 때 상위 대기업들은 결과적으로는 누진체계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었다.

김두관 의원은 “우리나라는 그동안 슈퍼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 정책을 추진했지만 중소기업과 가계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고, 대기업들은 투자나 일자리 창출보다는 현금성 자산을 쌓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저성장, 양극화 극복을 위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담세 부담 능력이 있는 0.02% 슈퍼 대기업의 세부담 정상화를 위한 법인세 최고구간 신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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