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11월 3일
캘리포니아, 다시 감세를 클릭했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현재 캘리포니아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민주당으로 정치적 구도가 완전히 넘어갔다. 현재는 누가 뭐래도 민주당 텃밭이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지역에서 63.5%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세금 문제 만큼은 공화당 텃밭이었던 1978년 재산세 동결법안 통과 시점에 묶여 있다.
“무주택은 ‘니 탓(by choice)’”
-로널드 레이건-
제33대 캘리포니아 주지사이자 40대 미국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집 없는 노숙자들은 자신들이 노숙자가 되길 선택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1984년 2월 1일자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레이건 대통령은 ABC 뉴스의 ‘굿모닝 아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레이건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을 부자 우대정책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해 미국을 경제위기로 몰아넣은 반기업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케네디 대통령은 나보다 더 많은 감세를 베풀었다고 반박했다.
그리고 40여년 후 캘리포니아는 꾸준히 재산세 동결법 폐지 요구가 나오고, 그 시도는 번번히 실패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재산세 폐지의 반발여론을 감안해 주택을 제외하고 상가나 사업용 부동산에 대해서 시세연동제를 도입해 재산세를 부과하는 프로포지션 15(Proposition 15)을 발의했다.
붕괴하는 교육재정을 지원하고자 하는 의도였으나, 기업 부담을 우려해 지난해 11월 3일 투표에서 부결됐다. 캘리포니아에는 미국 최고의 대기업이 운집해 있다.
같은 날 캘리포니아는 유주택자 행복 이사 법안(Proposition 19)을 통과시켰다.
주택소유주 중 55세 이상, 장애인, 산불 등 재난재해 피해자의 경우 새집으로 이사를 할 때 재산세를 제한 없이 승계할 수 있는 법안이다. 현 주택의 시가와 같거나 더 비싼 집으로 이사하더라도 승계할 수 있는 법안이었다.
캘리포니아는 재산세 동결 후 약 40년간 세금으로는 뭔가를 해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처럼 보인다.
집값이 너무 높아 다른 주로 이사가는 인구가 적지 않다. 대신 외국계 투자자본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어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고공활보 중이다.
◇ 서울, 2021년 4월 7일
캘리포니아는 1968년 재산세 감면으로 시작해 1978년 재산세 동결로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그리고 2021년 4월 7일. 서울시민들은 1960~70년대 캘리포니아처럼 재산세에 대한 선택을 내려야 한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3월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소득이 없는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전면 감면을 추진하겠다. 서울시민 보유세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재산세율 인하를 단행하겠다”라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3월 12일 공인중개사 초청 정책간담회에서 “공시지가가 오른만큼 재산세율을 낮춰서 작년과 같은 재산세를 낼 수 있도록, 2020년 재산세 시계를 멈추는게 공약”이라며 재산세 동결안 의사를 밝혔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두 후보와 견해가 다르다.
박 후보는 2월 25일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서 “저는 재산세와 종부세가 올라서 또 힘들어하시는 분들의 그런 심정도 좀 이해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값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하나의 대책이 될 수 있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며 재산세 감면 대신 집값 안정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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