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종부세-재산세 통합, 찬반 갈리는 보유세 해법

2022.01.20 14:25:17

통합 체계 형태는 찬성 목소리 다수
세율‧과세구간‧공제 두고 이견 활발
양도세는 낮추되 보유세 현상유지‧OECD 수준 증세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재산세-종부세 단일체계화는 조세학계나 경제학계에서도 깊은 공감을 받는 영역이다. 한국의 낮은 부동산 보유 실효세율을 감안할 때 종부세의 취지, 고가 주택에 대한 세금 부과는 이해될 수 있으나, 종부세 핀셋 과세를 하는 과정에서 여러 부작용으로 정책 목적을 달성할 수단으로서는 부적합하기 때문이다. 다만 해법을 두고는 단일체계화론 가운데서도 찬반이 나뉜다.

 

 

보유 ‘형태’에 대한 누진과세를 보유 ‘가격’에 대한 비례과세로 하자는 이야기는 학계에서도 주요 제안으로 오랫동안 제시돼왔다.

 

종합부동산세는 언제 집을 샀고, 어디에 집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어디살고, 어디서 살다가 어디의 집을 샀으며, 집을 산 기간은 얼마이고, 일시적 2주택인지, 일시적 2주택이라면 어떤 집에서 얼마동안 살았는지 등 보유형태에 따라 세율이 달라진다.

 

가격에 비례해 세금을 매기는 안은 훨씬 단순하고 합리적이며, 미국이나 유럽 주요국들도 지방별로 약간 차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그렇게 하고 있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단일과세체계 합칠 때 모든 주택에 1%를 적용하기보다는 주택 가격에 따라 2~3개 구간으로 나누어 0.5%, 1.0%, 2%식으로 주택가격에 따른 누진과세를 취하자는 제안 역시 많은 동의를 얻고 있다.

 

이 경우 중저가, 중가, 중상가격 주택들의 보유세 부담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에 주요국들은 장기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금 혜택을 주고는 있다.

 

여기까지는 대체로 학계에서도 동의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공제와 과세표준, 세율을 두고서는 이견이 크게 갈라진다.

 

1주택 공제혜택도 고가 주택의 경우는 장기거주 혜택이 없거나 혜택을 주어도 그 효과가 고가일수록 희석되게 구성하고 있다. 그런데 고가 주택을 어느 선까지 볼지는 의문이다.

 

한국의 경우 2020년 기준 전체로 보면 공시가 9억 넘는 주택은 아무리 많이 추산해도 2~3% 정도인데 집값이 비싼 서울을 평균값으로 두고 논의가 이어지다보니 고가주택의 기준이 공시가 11억, 시가 15.7억원 수준으로 결정됐다.

 

과세 명분을 잡고, 보편과세를 회피하다보니 다주택자를 무리하게 표적과세한다는 논의가 형성되기 쉽게 세금체계가 짜이게 된 것이다. 이 역시 보편과세를 할 경우 과세구간을 어떻게 형성하고 각 구간에 세율을 얼마나 물릴지에 대해서는 이견차가 크다.

 

OECD 평균 보유세 실효세율은 GDP 대비 1% 초반대인데 대체로 1%에서 논의가 나온다.

 

OECD 평균이 1%이긴 하나 경제규모로 보면 OECD 상위국가인 한국이 평균값을 따르는 건 둘째치고, 한국의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OECD보다 월등히 높다.

 

쉽게 말해 OECD 평균 실효세율 1%를 맞추자는 제안은 부동산 가격은 OECD보다 비싼데 세금은 1%만 내게 하자는 말로 결론적으로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도 아니고 OECD 평균보다 감세하는 결론이 될 수 있다.

 

최고세율의 경우 유럽의 부유세는 기본공제를 빼고 집 가격에 1% 세율을 매기는 것으로 부자일수록 실효세율이 집값의 1%에 수렴한다. 한국은 집 가격에 6%(종부세 최고 중과세율)를 매기는 것은 아니며, 고가 주택+다주택자일수록 실효세율이 집값의 6%에 수렴한다는 통계는 없다.

 

국세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11가구 이상을 보유한 3만3362명의 과세표준(집값에서 각종 기본공제를 뺀 금액)은 21조3924억원으로 종부세는 3149억원, 과세표준의 1.47%가 나왔다. 기본공제 등을 합친 집값대비 실효세율을 치면 이 수치는 더욱 낮아진다.

 

캘리포니아의 보유세는 인용자의 입장에 따라 극과 극으로 평가받는 사례로 찬성하는 사람들은 보유세를 최대한 억누르자는 취지에서 제안하며, 반대 측은 실질과세에서 멀어진다는 이유로 반대한다.

 

우선 캘리포니아는 한국의 강남 정도 되는 지역인데 카운티 별로 차이는 있지만, 미국 내에서 집값이 가장 크게 오르는 지역 중 하나다. 중국 등 돈 많은 해외 대기업들의 입주가 활발한 탓이다.

 

캘리포니아는 먼저 집을 산 사람의 독점적 지위를 인정해주고, 세금부담도 최소화하고 있다. 보유세 과세표준을 취득시점 수준으로 묶어 두기 때문이다. 보유세 과세표준은 물가상승률에 비례해서만 움직일 수 있다.

 

캘리포니아는 부동산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의 곱절이기에 먼저 집을 보유한 사람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하고, 나중에 사는 사람에게 압도적으로 불리하다.

 

이러한 유불리 때문에 한국처럼 먼저 산 집이 가격이 오르면 팔고, 가격이 오를 거 같은 집으로 바꿔 사는 갈아타기를 제한했었다가 집이 워낙 매물이 없자 고령자 갈아타기만 1회에 한해 일정가격에 한해 양도세 0로 허용해줬다.

 

그럼에도 집 주인들이 집을 잘 내놓지 않고, 새로 지은 집의 가격은 너무 비싸 새로 집이 필요한 사람들이 월세도 감당못해 이웃 주로 넘어가 살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양도세 공제대상을 보다 더 고가주택으로 올려달라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보유세와 관련하여 캘리포니아 교육시스템은 오렌지 카운티 등 일부 부촌을 제외하고 거의 붕괴됐다.

 

이유는 집값은 천정부지로 솟구치는데 보유세 증가율이 교육비용 상승률보다 재정(보유세)이 뒤쳐졌기 때문이다.

 

시민사회에서 캘리포니아 세법을 고치고자 하는 노력은 거듭했다. 교육은 빈부격차를 줄이지만 보유세가 빈부격차를 늘리고 있다는 이유였다. 집 보유자와 이들의 정치적 후원을 받는 캘리포니아 정계는 꿈쩍하지 않았고 정치후원금이 부족한 시민사회의 시도는 매번 실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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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주 기자 ksj@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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