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폐지·상속세율 30% 인하"…당정, 과표·공제·세율 '일괄 손질'

2024.06.16 17:00:23

'물가 반영' 일괄·배우자공제 및 과표 상향…세율, OECD수준 30%수준 인하추진
이번주 與세제특위서 논의…정부, 세수감 고려해 세부안 고심
野 "말로는 재정 건전성...부자 감세로 심각한 재정 위기 초래" 비판

 

(조세금융신문=김종태 기자) 정부와 여당이 종합부동산세는 초고가 1주택과 가액 총합이 매우 높은 다주택 보유자에게만 물리고 상속세는 세율을 최고 30% 수준까지 대폭 인하하는 등 세제 손질에 나선댜.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6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종부세와 관련 "기본적으로 주택 가격 안정 효과는 미미한 반면 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되는 요소가 상당히 있어 폐지 내지는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종부세는 지방 정부의 재원 목적으로 활용되는데 사실 재산세가 해당 기능을 담당하고 있어 재산세로 통합 관리하는 것이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종부세 제도를 폐지하고 필요시 재산세에 일부 흡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성 실장은 상속세에 대해서는 "상속세율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추고, 그다음으로 유산 취득세·자본 이득세 형태로 바꾸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당도 '증시 밸류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가업상속 세제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상속세 체계까지 손질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과세표준(과표)·공제·세율을 종합적으로 테이블 위에 올릴 예정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서울의 집 한 채를 물려주더라도 상속세를 내야 하는 불합리한 측면을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괄공제 5억원과 배우자 최소공제액 5억원까지 총 10억원을 넘어서는 상속재산에 대해서는 통상적으로 상속세 납부 대상으로 보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 11억9천957만원(민주노동연구원 분석)을 기준으로 상당수 아파트 1채만으로도 상속세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관계자는 "이제 상속세는 부유층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강남 3구 아파트뿐만 아니라 수도권 다른 지역 주택까지 관련되는 중산층의 문제"라고 말했다.

 

유산세의 유산취득세 전환, 가업상속의 자본이득세 적용 같은 중장기 과제와는 별도로, 중산층 상속세부터 줄여주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는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세제당국까지 여권 내 공감대가 이뤄진 상태다. 야권 내부에서도 일부 문제 인식을 공유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번주 국민의힘 재정·세제개편특별위원회의 2차 회의에서 구체적인 상속세 개편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1차 회의에서는 종합부동산세 이슈를 다룬 바 있다.

 

세수(稅收) 감소까지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세부 수치를 결정하기는 이르지만, 중산층의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과표·공제·세율을 폭넓게 손질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현재 상속세는 과표구간별로 ▲ 1억원 이하 10% ▲ 1억~5억원 20% ▲ 5억~10억원 30% ▲ 10억~30억원 40% ▲ 30억원 초과분 50%의 세율이 각각 부과된다.

 

이 같은 과표구간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세제개편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경희대 박성욱 교수는 10% 세율의 과표구간을 현재 '1억원 이하'에서 '15억원 이하'로 상향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공제를 확대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1997년부터 27년간 유지된 일괄공제 5억원을 10억원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배우자 공제 한도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배우자 재산을 사실상 공동재산으로 간주하는 일반적인 인식에 비춰볼 때 배우자 상속세에는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과표와 공제(일괄·배우자) 2가지만 조정하더라도, 이른바 '중산층 집 한 채'는 상당 부분 상속세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과세액이 대폭 줄게 된다.

 

과표와 공제는 물가 상승에 따른 자산가치 변동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개편 필요성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말 보고서에서 "상속세 인적공제 금액은 1997년 이후 거의 변화가 없었다"며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공제금액을 주기적으로 인상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최고 50%에 이르는 세율을 소폭 하향 조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명목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을 고려해 최고 30% 내외까지 대폭 인하하자는 것이다.

 

다만 과표·공제와 달리, 세율은 국민 정서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중산층 집한채'의 범주를 넘어서면서 야당의 반대를 뛰어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여권발 상속세, 종부세 감세론에 대해 "말로는 재정 건전성을 외치면서 뒤로는 부자 감세로 심각한 재정 위기를 초래한다"며 정부·여당의 감세론을 비판했다.

 

국세청 차장 출신 임광현 의원은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정부는 세입 기반을 무너뜨릴 감세론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세수 결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작년 세수 펑크가 56조원이고, 올 4월까지 관리재정 수지 적자가 64조원, 중앙정부 채무는 1천129조원"이라며 "나라 곳간이 거덜 나고, 민생이 도탄에 빠졌는데 자산가들 세금 깎아주는 게 시급한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감세는 한 번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며 "세수 결손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현 정부의 부자 감세는 머지않아 서민 증세, 미래세대 증세라는 냉정한 청구서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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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태 기자 jtkim@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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