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정치권, '너도나도' 고가주택 재산세 감세 추진

2022.04.27 12:03:39

국힘 정우택, 재산세 특례 9억원→12억원 확대
민주 김교흥, 9억원→11억원
시가표준액 5억만 해도 전국 상위 7%
서민과 상관없는 서울 아파트 감세
고령화‧저출산 시대 부작용 고려 없어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여야가 당파와 무관하게 고가 1주택자 세금깎아주기 경쟁에 돌입했다.

 

둘다 명분은 서민‧실거주자 감세라지만, 실제로는 서울‧고가주택 감세로 서민과는 무관한 부자감세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1주택자의 재산세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최근 대표발의했다.

 

시가표준액 9억원 이하 1주택자에 대해서만 한시적으로 저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12억원 이하 1주택자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정 의원은 급격한 공시지가 인상으로 9억원 초과 1주택자의 재산세 부담이 대폭 늘어났으며, 1주택자임에도 다주택자와 같은 높은 표준세율(0.4%)을 적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는 김교흥 의원이 1주택자 재산세 감면특례 기준을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올리는 법안을 지난달 내놨다.

 

정 의원과 김 의원은 서민‧실거주자 부담 완화라고 주장했지만, 실상은 고가 주택 감세다.

 

주택분 재산세는 지자체가 고지하는 시가표준액에 기본공제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해 깎아 준다. 공제율은 40%다.

 

행정안전부는 재산세 등 지방세 통계를 집계해 전년도 통계를 다음연도 봄에 공개한다. 주택 재산세의 경우 최고 과세표준은 3억원까지만 공개하는데 그 이상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는다.

 

2021 지방세 통계연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주택분 재산세 과세표준 3억원 초과 건수는 134만3696건으로 전체 1899만7766건 중 7.07%다.

 

따라서 시가표준액 5억원(과세표준 3억원)만 되더라도 전국 상위 7%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비록 2021년 빠르게 집값이 올랐지만, 한국 부동산은 오르는 곳만 오르고 안 오르는 곳은 안 오르는 부동산 양극화 구조이기에 전국적으로 고르게 집값이 올랐다고 할 수는 없다.

 

거꾸로 강남 등 소수의 초고가 주택의 가격이 워낙 올라 마치 전국 주택가격이 모두 오른 것 같은 착시현상을 야기한다는 것이 맞다.

 

실제 신한은행 ‘2022 보통 사람 금융 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총자산 기준 하위 20%의 부동산 자산은 2018년부터 3년간 약 30%(213만원) 감소한 490만원에 불과했다.

 

반면 상위 20% 구간의 부동산 자산은 같은 기간 8억8138만원에서 12억2767만원으로 약 39.2% 증가했다. 두 계층간 부동산 격차는 125배에서 251배로 벌어졌다.

 

주택가격상승의 과실을 최상위 그룹이 독차지했다는 데 대한 유력한 정황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1주택자에 대해서는 다른 시선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상당수는 연금 가지고 생활하는 은퇴한 고령자가 많으며 집 하나 갖고 있다는 이유로 당장 현금이 없는 고령자에게 세금을 내라고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고가주택 고령자에게 세금감면을 베푸는 것은 저가 재산을 가진 서민 고령자에게는 상대적 차별을 하는 것이란 비판도 만만치 않다.

 

또한, 당장 현금이 없다면 납부를 유예하다 상속시 거둘 수도 있고, 아니면 주택연금 형태(역모지기)로 대납토록 하는 방안도 있다.

 

하지만 정치권은 고가주택 고령자의 표심 눈치를 살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초대 기재부 장관이던 강만수 전 장관은 종부세 감세를 추진하면서 고령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고령자 종부세 납부유예 제도를 추진하려 했다.

 

종부세를 유예하다 상속 때 납부하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정책은 입안 단계에서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의 반발을 받아 접어야 했다. 고령자들이 내가 죽어서도 세금을 내란 뜻이냐며 극렬하게 반발할 거란 이유에서였다.

 

이후 현 정부에서 고령자 납부유예, 고령자 종부세 역모기지론 등 각종 법안이 국회 제출됐지만, 어느 법안 하나 국회 본회장을 넘어서지 못했다.

 

6월 1일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양당 모두 서울 환심을 사기에 바쁘다.

 

지난 대선에서 50%를 이겼지만, 윤석열 당선자의 국정 지지도가 역대 최저급인 50%대에 걸쳐 있는 국민의힘, 대선에서 45% 득표에 그쳤고 서울시장 선거 전망이 다소 암울한 민주당 모두 결과에 확신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치 공학이 어찌됐든 이들의 정책이 부동산 양극화를 부추기는 것은 명백하며, 부동산에 대한 형평과세를 허물어 미래 재정동력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 역시 부정하기 어렵다.

 

부동산은 한국에서 가장 큰 부로 부동산 과세 형평은 미래를 위한 중대 사안이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2020~2070년’에 따르면, 1980년만 하더라도 전체 34.0%였던 0-14세 인구가 2020년 12.2%로 짓눌린 가운데, 2050년에는 8.8%로 재차 억눌리게 된다.

 

반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50년이 되면 전체 40%가 된다.

 

자녀를 갖는 것이 부의 상징이 되는 시대, 일하지 못하는 노인이 넘쳐나는 시대에 대한 전망이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세금제도는 앞으로 무엇이 필요한지 논의되지 못한 채 계속 표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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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주 기자 ksj@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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