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주식신탁 활성화를 위해 법제와 세제 측면에서 어떤 개선방안이 있는지 전문가 의견을 듣는 세미나가 열렸다.
조세금융신문은 28일 금융조세포럼과 공동 주관하고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주식신탁 활성화를 위한 법제 및 세제 개선방안’ 세미나가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진행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2년 개정 신탁법에서 유언대용신탁과 수익자연속신탁 등이 도입되는 등 다양한 신탁제도가 도입됐지만, 특히 가업승계 목적의 주식신탁활용은 매우 낮은 게 현실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오늘 세미나에서 가업승계를 한 경우에 상속세와 증여세를 좀 더 유연하게, 주식신탁으로 하는 경우에 대비해서 어떤 법적 세제적 개선 방안이 있을지 여러 좋은 의견들이 나왔다”라며 “정책적으로 제안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렇게 하고, 뒷받침 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신탁업자의 총수탁고는 2019년도 말 964조원에서 2020년도 말 1032조원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다만 이 중 주식신탁은 0.1% 내외에 불과할 정도로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식신탁을 잘 활용할 경우 위탁자가 원하는 방향대로 가업상속 설계가 가능하고, 상속‧경영권 분쟁을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는 등 이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법적 규제상 걸림돌로 인해 활성화가 저해되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현업 종사자와 법조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금융기관의 주식소유 승인 규제’와 ‘신탁업자의 의결권행사 지시 금지 규제’ 등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과 자본시장법(자시법) 내 일부 규제 개정을 통해 주식신탁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금융기관이 실질적 의사 결정권자가 아닌 주식신탁의 경우 ‘다른 회사의 의결권 있는 주식의 20% 이상 취득시 금융위원회에 승인을 요구해야 한다’는 금산법 조항에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거나, 현행 자본시장법에서 신탁업자가 발행주식총수의 15%를 초과해 주식을 취득하면 그 초과 주식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되지만 세법상 위탁자과세신탁이 적용되는 경우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제시됐다.
김종상 조세금융신문 대표는 “신탁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신탁이 소개되고 있지만 주식신탁의 활성화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게 현실”이라며 “우리나라 신탁시장은 그동안 부동산신탁에 집중돼 있었고, 주식은 투자신탁 등 일부 영역에서만 신탁재산으로 편입돼 있었다. 각종 법적 규제 개선으로 주식신탁이 잘 활용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김도형 금융조세포럼 회장은 “지난해 신탁관련 세법 개정 등 일부 개선이 이루어지긴 했지만 주식신탁과 관련해서는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에 대한 연구와 검토가 필요한 실정”이라며 “세미나는 주식신탁이 기업승계, 금융 등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이번 토론회에서 논의된 의견들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주식신탁은 기업승계를 위한 효율적 방안으로 고려될 수 있지만 제도 때문에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라며 “제도적 보완이 뒷받침되어 준다면 주식 신탁은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다양한 의견을 통해 주식 신탁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기원한다”라고 전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중기 홍익대학교 법과대학 교수와 안경봉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교수가 주제 발표를 맡았다.
토론에는 김병일 강남대학교 경영관리대학 정경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이중교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상훈 법무법인 가온 변호사, 이영경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 곽준영 법무법인 원 변호사, 배정식 하나은행 100년 리빙트러스트센터장, 이상민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국 자문신탁감독팀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