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티몬 사태로 입점 유통기업들 판매 중단 '러시'

2024.07.24 10:42:51

플랫폼 떠나는 판매자…정산 지연 악순환
새로운 정산 시스템 도입 결정에도 불안감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큐텐그룹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위메프에서 불거진 정산지연 사태가 티몬으로도 번지면서 판매자들이 이들 기업과 '손절'에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현대홈쇼핑, GS리테일, 신계계, CJ ENM 등 유통기업이 잇따라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했던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앞서 큐텐은 지난 8일 위메프에서 시작된 정산 지연 사태에 대해 당초 "일부 파트너사들이 결제 전산 시스템 오류로 인해 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일어난 전산 시스템 장애로, 큐텐 산하의 계열사 내 총 6만여명의 파트너사 중 일부인 500여 파트너사에 대금 정산 지연 사례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큐텐은 시스템 복구에 나서 12일까지 400여 파트너사에 정산을 완료했고 나머지 파트너사들의 대금 지급은 7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완료할 계획과 함께 손해를 본 파트너사들에 대한 보상안도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판매자 개별 공지를 통해 약속된 정산 일정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판매자들의 불안이 커졌다. 일부 숙박이나 항공권 등 단일 상품의 경우 이번 미정산 여파로 취소 사례가 발생하기도 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소비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큐텐이 운영하는 AK몰을 제외한 대부분 업체가 티몬·위메프 정산금 지연 사태가 확산된 19일을 전후에 티몬과 위메프에서 판매를 철수했다. 

 

특히 위메프에서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백화점 관의 경우 현대백화점 상품 판매가 중단됐으며 홈쇼핑관에서는 현대·신세계라이브·공영·GS홈쇼핑과 CJ온스타일·SK스토아·홈앤쇼핑 등이 판매 게시물을 모두 내렸다. 

 

전문몰 관에서 철수한 업체는 LF몰·다이소몰·엔터식스·아이파크몰 등이다. 해당 플랫폼에서 정산이 미뤄지자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교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도 앞다퉈 티몬과 위메프에서의 여행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티몬에서 리조트 숙박권이나 워터파크 입장권 등을 판매해온 플레이스토리는 지난 19일 "티몬의 대금 입금 지연으로 상품 이용이 어렵다"며 구매 고객에게 구매 취소와 환불을 안내하는 공지를 보냈다.

 

유통업계는 큐텐 산하 플랫폼들의 자금 압박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으로 앞으로도 자금이탈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티몬의 마지막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에 이미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가 7193억원으로, 단기간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도 1309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현금(보통예금)도 60여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메프의 지난해 부채 총액은 3318억 원으로 전년 동기 (2608억 원) 대비 27% 증가했으며, 자산 총액은 전년(1137억 원) 대비 19% 감소한 920억 원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위메프와 티몬의 거래액 규모가 큰 만큼 이번 사태가 확대된다면 파장이 클 것으로 우려한다. 실제로 큐텐에 따르면 티몬의 지난해 거래액은 전년 대비 66%, 위메프는 50% 상승했다. 티몬에서 판매한 사업자들의 평균 성장률은 160%, 위메프도 140% 이상 증가했다.

 

A 업체 관계자는 "티몬과 위메프의 상반기 거래액만 조 단위로, 정산 미지급금으로 묶여있는 자금이 조 이상이 될 것"이라면서 "보유한 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충당해야 하는데, 전자상거래 특성상 한계가 있는 데다 총체적으로 리스크를 안고 있는 만큼 긴급 수혈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 플랫폼 특성상 판매자이자 소비자인 탓에 연루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머지 사태때 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사태를 통해 e커머스에대한 신뢰도 하락의 우려도 있지만 모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토대로 시장 전반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티몬과 위메프는 부득이하게 정산금 지급이 지연될 수 있지만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정상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티몬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상황을 정상화고자 모든 임직원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싱가포르에 세운 e커머스 기업 큐텐이 벌인 일련의 공격적인 인수 전략이 문제의 단초가 됐다고 보고 있다.

 

큐텐은 2022년 티몬, 2023년 위메프와 인터파크쇼핑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글로벌 플랫폼인 위시를 사들였고 최근 AK몰도 품에 안았다. 특히 위시를 인수하는 데는 1억7300만달러(약 2400억원)를 냈다. 이는 큐텐이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염두에 두고 거래 규모를 키우기 위해 취했던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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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명 기자 cma0211@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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