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한국공인회계사회(회장 최운열)가 지난 25일 대법원이 ‘서울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하 조례안) 재의결 무효확인 청구사건’ 소송에서 원고 청구기각 판결을 내린 데 대해 비영리부문 회계투명성이 크게 후퇴할 수 있다며, 유감과 함께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2022년 4월 공인회계사(회계법인)만 수행할 수 있던 민간위탁사무 수탁기관의 회계감사를 ‘사업비 결산서 검사’로 명칭을 변경하고 세무사(세무법인)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원안 재의결한 바 있다.
이에 서울시장은 해당 조례안이 회계감사업무는 공인회계사 고유 업역이라는 공인회계사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대법원에 서울시의장을 상대로 조례안 재의결 무효확인 청구를 냈다.
서울시장 측은 업무의 명칭을 ‘사업비 결산서 검사’로 변경한다고 하더라도 업무의 성격과 본질이 공인회계사(회계법인)만 수행 가능한 ‘회계에 관한 감사‧증명에 해당한다며 금융위원회 또한 유권해석을 통해 상위법령인 공인회계사법에 위배된다는 일관된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위탁 사업비 정산 감사는 2014년에 도입됐으며, 도입 당시 ‘회계에 관한 감사‧증명’ 업무로 명확하게 정의된 바 있다.
반면, 대법원은 해당 위탁사무의 본질이 조례안의 ‘사업비 결산서 검사’를 ‘회계에 관한 감사‧증명’으로 보지 않았다.
지방의회는 지자체 결산심사 과정에서 결산검사위원으로 공인회계사, 세무사, 전직공무원, 변호사, 정부기관 감사 경력자 등을 다양하게 선임하고 있는데, 조례안도 위탁사무의 정의를 그 범주 내에서 새로 정립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회계사회는 서울시 개정 조례가 시행되면 그동안 정부 및 각 지자체가 국민의 세금이 더욱 투명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보조금, 민간위탁 사업비 등의 부정수급 관리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비영리부문의 회계투명성 강화에 찬물을 끼얹고 역행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회계사회는 앞으로 서울시 조례가 원상회복(결산서에 대한 회계감사)되어 민간위탁 사무의 회계투명성이 다시 확보될 수 있도록 시민 청원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재정 투명성 확보를 위해 일정규모 이상의 지방자치단체 예산이 투입되는 민간위탁사무의 수탁기관 결산서는 반드시 외부감사를 의무화하는 법률 개정 역시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회계사회 측은 “공인회계사는 독립된 제3자의 위치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대한민국 유일의 회계·세무·감사전문가로서 지방자치단체 등 비영리부문의 회계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정부 시책에 적극 동참하고, 국민 등 이해관계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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