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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R&D 세액공제 OECD 15% vs 한국 2%?…또 나온 통계 착시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18일 오전 10시 개최된 한 국회세미나에서 한국의 연구개발 세액공제가 OECD에 못 미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주장은 통계 착시가 상당히 우려되는 주장 임에도 대부분 언론들은 검증없이 그대로 보도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이하 산기협)이 주관한 ‘민간 R&D 투자 환경 개선과 산업기술혁신 성장을 위한 조세정책 포럼’이 열렸다.

 

한경협은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의 ‘우리나라 R&D 세제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주제 발표 등을 주 내용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임 책임연구위원은 2023년 기준 OECD의 통계를 근거로 기준 대기업 R&D 투자액 대비 정부 조세지원 비율이 프랑스 36%, 독일 19%, 영국 18%, 일본 17%에 비해 한국은 2%로 턱없이 낮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OECD 통계 가운데 연구개발 지출에 대한 일반 세액공제(보조금 지출)를 근거로 한 것으로 보인다(Tax subsidy rates on R&D expenditures, 2023 - OECD).

 

일단, 통계 자체는 사실이다.

 

 

 

하지만 저 통계만으로는 한국의 기업 또는 대기업 연구개발 세액공제가 부실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첫째, 한국의 ‘전체’ 일반 R&D 세액공제 수준은 전혀 낮지 않다.

 

2023년 기준 OECD 국가 가운데 12위이며, OECD 회원국 가운데 명목 GDP 상위 20개국 중에서는 4위 정도 되는 체급이다.

 

 

둘째, 평균의 함정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OECD 평균이 높은 이유는 이제 막 개발 중인 국가나 소규모 국가들이 일반 연구개발 세액공제로 세금 보조금을 뿌리기 때문이다.

 

OECD 일반 연구개발 세액공제 12위권 국가 중 페루, 이스라엘, 포르투갈, 폴란드, 리투아니아, 칠레, 슬로바키아 등은 세계 명목 GDP 순위 20권 밖 국가들이다.

 

이들의 2023년 GDP의 규모는 2조4618억 달러인데, OECD 회원국 GDP 비중을 떠나 미국 GDP의 10분의 1도 안 된다.

 

 
 

 

그렇지만, OECD 통계에선 이러한 작은 국가들이 미국과 동일한 1개 국가로 비교되기에 국가별 상황을 고려했다고 하기 어려우며, 따라서 평균의 함정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런 식으로 치면 한국만이 아니라 미국도 대기업‧중소기업 연구개발을 방치한 국가가 된다.

 

우리는 지출 대비 연구개발 일반 세액공제를 흑자 대기업은 2% 세액공제, 흑자 중소기업은 26%를 주는 반면 미국은 대기업은 3%, 중소기업은 2%밖에 주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이 진짜로 이것만 주는 건 아니고, 다른 걸로 챙겨준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셋째, 대기업 연구개발 공제를 다양하게 주기에 그중 하나에 불과한 일반 연구개발 세액공제 하나만으로 한국의 대기업 세액공제가 약하다고 설명하는 것은 근거가 충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주요국들은 대체로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등 공제항목을 최소화하여 세금보조금을 뿌리고, 추가로 더 주더라도 국내 주요 산업 업종에 따라 준다.

 

프랑스 같은 국가가 그런데, 2008년 연구개발비 공제대상을 파격적으로 늘리면서 세액공제액이 세 배 넘게 늘었다. 대기업 연구개발 지출 대비 공제율이 43%까지 갔었다. 그런데 재정이 부족하게 되자 2020년부터 낮추다가 2023년 36%까지 낮췄다. 그래도 높긴 하지만, 이렇게 주는 건 다 이유가 있다. 후술하겠지만, 법인세에서 한국과 압도적인 차이가 있다.

 

한국도 전체 세액공제 가운데 연구개발 세액공제 비중이 높다.

 

한국은 2023년 일반 연구개발 세액공제에 덧붙여 국가전략‧신성장 연구개발 세액공제를 줬고, 여기에 일반‧국가전략 통합투자세액공제를 추가로 줬다.

 

대기업의 일반 연구개발 세액공제는 8908억원으로 전체 주요 연구개발공제(국가전략‧신성장‧일반, 3조40억원)의 30% 미만 정도다(2024 국세통계, 8-3-2. 법인세 세액공제 신고 현황).

 

여기에 대기업 통합투자세액공제는 1조3789억원에 달한다.

 

한편, 중소기업의 주요 연구개발 세액공제는 1.5조원으로 대기업의 절반, 통합투자세액공제는 4013억원으로 대기업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넷째, 대기업 세액공제도 독식 현상이 크다.

 

2023년 대기업 전체 세액공제가 5조1296억원인데, 이중 연구개발공제+통합투자세액공제(4조3829억원) 비중은 85.4%에 달한다(2024 국세통계, 8-3-2. 법인세 세액공제 신고 현황).

 

신청 기업은 총 3470개사다(중복 있음).

 

이중 1597개사가 대기업 일반 연구개발 세액공제 8908억원을 나눠 먹고, 1724개사가 일반 투자세액공제 6352억원을 나눠 먹는다.

 

도합 1조5260억원을 3321개사가 나눠 먹는다는 뜻이다. 평균은 4억5950만원.

 

전체 연구개발공제+통합투자세액공제(4조3829억원)의 34.8% 정도를 3321개사가 나눠 먹을 동안, 나머지 65.2%, 2조8569억원은 149개사가 독식한다. 평균은 192억원.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비세액공제의 경우 24개사가 1조1936억원을 나눠 먹었고, 한 곳당 497억원을 가져갔다.

 

국가전략기술 통합투자세액공제의 경우 12개사가 7429억원을 나눠 먹었다. 한 곳당 619억원을 가져갔다.

 

하지만 이마저도 평균의 함정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 현대차그룹과 같이 상대적으로 상시 연구개발비를 많이 지출하는 회사들이 가져갔을 가능성이 크다.

 

 

나라살림연구소가 2023년 사업보고서 등을 근거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당기순이익 상위 10개사의 전체 세액공제 및 감면액은 10조3753억원이지만, 이중 상위 3개사가 가져간 세금혜택은 9조6012억원으로 전체 93%를 차지했다.

 

상위 3개사는 삼성전자 6조7068억원, 기아차 1조5015억원, 현대차 1조3929억원이다(이상민, 2020년 ~2023년 상위 10대 기업 세금감면액 및 법인세 비용 분석, 나라살림 브리핑 393호, 2024. 7. 2.).

 

다섯째, 높은 공제를 준다고 세금 수준이 낮은 건 아니다.

 

프랑스는 OECD 주요국을 통틀어서 기업에 세금혜택을 가장 많이 주는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전체 세금 가운데 법인세 수입은 5.6%로 한국의 12.8%의 반도 안 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프랑스에서 기업이 번 돈을 주주들이 누리고 싶으면, 배당이나 임금으로 개인에게 보내야 한다. 법인카드, 법인 자동차, 법인 골프 회원권, 법인 주택, 3‧3법칙(징역 3년‧집행유예 3년), 특정경제가중처벌 범죄에 대한 자유로운 경영판단 법리 적용 등 한국만큼 편법적 혜택을 받기 어렵다.

 

그리고 프랑스는 법인 세액공제가 높긴 하지만 법인세가 낮은 건 아니다.

 

 

OECD가 발간한 ‘OECD 국가 세금수입 현황’ 표 1.1 재정통계 : 주요 수치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세금수입의 20.4%를 개인소득세로, 12.8%를 법인세로 거뒀다(Revenue Statistics TAX REVENUE BUOYANCY IN OECD COUNTRIES 1965-2022: Table 1.1. Revenue Statistics: Key figures, 기준연도 2021년).

 

프랑스는 전체 세금의 21.0%를 개인소득세로, 5.6%를 법인세로 거뒀다.

 

이것만 보면 프랑스 법인세가 한국보다 천국 같아 보이고, 개인은 비슷한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법인의 경우 프랑스는 사회보장기여금 우리로 치면 4대 보험료로 32.8%를 걷는다. 한국은 26.2%다. 한국은 기업 반, 근로자 반을 걷지만, 프랑스는 기업이 45%, 근로자가 20~23%를 낸다. 프랑스 기업의 세금 부담(법인세+사회보장기여금)이 한국기업의 부담보다 크다.

 

개인의 경우 소득세 비중은 비슷해 보이지만 부가가치세와 기타 소비세 비중에서 차이가 있다.

 

프랑스는 전체 수입의 16.4%. 10.7%를 각각 부가가치세와 기타 소비세로 버는데, 한국은 14.4%, 8.7%를 벌었다.

 

전체 세금 수입 비중 대비 세목별 비중 비교는 국가 세금재정 형태를 아는데 적합하다.

 

다만, 세금 강도를 알려면 GDP 대비 세목별 세금수입을 알아야 한다.

 

2021년 프랑스의 세금 강도는 한국의 약 1.5배다.

 

프랑스는 전체 GDP 45.2%를 세금으로 거두지만, 한국은 29.8% 정도다.

 

프랑스의 GDP 대비 세목별 세금수입은 개인소득세 9.5%, 법인세 2.5%, 사회보장기여금 14.8%, 부가가치세 7.4%다.

 

한국의 경우 개인소득세 6.1%, 법인세 3.8%, 사회보장기여금 7.8%, 부가가치세 4.3%다(Revenue Statistics TAX REVENUE BUOYANCY IN OECD COUNTRIES 1965-2022: Table 3.8, 3.9, 3.10, 3.14. 기준연도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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