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9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이슈체크] 기재부, 14년간 부자 감세-중산층 감세로 둔갑…중산층 부풀리기 지금도 ‘여전’

중산층 부풀리기…중산층 감세‧고소득자 증세 도드라지게 노출
공문서에는 OECD 중산층 기준 썼다고 표기…실제론 자의적 기준
중산층 부풀리기 위해 서민에서도 빠진 저소득 근로자
국회 지적 받자 2022년 중산층 기준 뻥튀기…OECD기준보다 천만원 가량 올려쳐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기획재정부가 2008년부터 2021년까지 조직적으로 중산층 범위를 늘려 부자 감세를 중산층 감세로 둔갑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기재부는 2008년부터 매년 세법 개정에 따른 중산층 증‧감세 규모를 발표해왔다.

 

중산층 범위를 늘리면 증세 시 고소득자 비중을 늘리고, 감세 시 부자 감세 일부를 중산층 감세로 위장해 중산층 환심을 살 수 있다.

 

심지어 중산층 비중을 늘리기 위해 저소득자를 집계에서 뺀 사실도 드러났다.

 

 

◇ 14년간 중산층 증‧감세 조작

 

지난 2008년 9월 이명박 정부 기재부가 처음 발표한 세법개정안.

 

기재부는 종부세와 대기업 법인세 등 연간 11.7조원 감세안을 발표했다.

 

부자감세라는 손가락질을 받자 기재부는 11.7조원의 절반 정도인 5.1조원은 서민 중산층 감세라고 해명했다.

 

그것은 새빨간 거짓이었다.

 

기재부가 부자 감세를 중산층 감세로 둔갑시키기 위해 중산층을 과다하게 부풀렸기 때문이었다.

 

소득세 최고세율 대상자 외에는 모두 서민 중산층이라는 자의적 잣대를 사용했는데, 그 결과 소득 최상위 0.9%도 서민 중산층으로 잡는 결과가 나왔다. 주요국 가운데 상위 0.9%가 중산층이라고 주장하는 나라는 없다.

(인구 통계 출처: 2006년 기준 국세통계. 4-2-4 소득 규모별 근로소득 연말정산 신고 현황).

 

중산층은 사용 통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상위 10~20%까지를 상단으로 잡는다.

 

2009년 이후에도 기재부는 중산층 부풀리기는 계속됐다.

 

 

기재부는 2009년 세법개정안부터는 짐짓 OECD 중산층 기준을 사용해 중산층 증‧감세 규모를 발표한 것처럼 표기했다. 그러면서 OECD 중산층 기준을 ‘평균소득의 1.5배(150%)’라고 세법개정안 내 기재했다.

 

2010~2012년 세법개정안에서도 OECD 기준으로 중산층 증‧감세 규모를 잡은 것처럼 표기했다.

 

 

 

 

2013년 박근혜 정부부터는 OECD 중산층 기준을 그대로 사용한 건 맞는데, 2009년 세법개정안에서 설명한 것과 달리 중산층은 ‘평균소득의 1.5배(150%)’가 아니라 ‘중위소득의 1.5배(150%)’라고 바꾸어 표기했다. 이 표기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9년간 유지된다.

 

그러나 이 역시도 모두 거짓이었다.

 

 

 

 

 

 

 

 

 

 

기재부는 2009년부터 2021년까지 단 한 번도 OECD 중산층 기준을 사용한 적이 없었다.

 

기재부가 지난 8월 9일 본지 기사 ‘尹정부 세법개정안, 부자감세 숨기려 중산층 기준 조작 정황’을 반박하기 위해 내놓은 해명자료에 따르면, 기재부는 2009년부터 2021년까지 세법개정안 내 중산층 기준을 ‘평균소득의 1.5배(150%)’로 잡아 왔다고 밝혔다.

(출처 : 기획재정부 (보도설명) 尹정부 세법개정안이 중산층 기준을 조작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기재부는 2009년 세법개정안에 OECD 중산층 기준이 ‘평균소득의 1.5배(150%)’라고 기재한 바 있다.

 

하지만 OECD는 한 번도 중산층 기준에 평균소득을 사용한 적이 없었다.

 

 

OECD 중산층 기준은 2015년까지 중위소득의 1.5배(150%)였으며, 2016년부터 중위소득의 2.0배(200%)였다.

 

한국 통계청의 중산층 기준은 중위소득의 1.5배(150%)다.

 

심지어 기재부는 중산층 기준을 부풀리기 위해 상대적 저소득자인 1~4인 사업장 근로자는 서민 중산층 집계에서 배제했다.

 

이렇게 기재부가 부풀린 중산층 기준과 중산층 집계를 담당하는 통계청 중산층 기준간 격차는 무려 2000만원 이상에 달했다.

 

통계청 가구중위소득 기준(실질)에 따르면, 2021년 중위소득은 연 소득 3131만원.

 

통계청 중산층 기준인 중위소득의 1.5배(150%)로 환산하면 약 4700만원에 달한다.

 

반면 기재부가 평균소득을 이용해 부풀린 중산층 연 소득은 7200만원으로 무려 2500만원이나 부풀렸다.

 

 

21대 국회가 1~4인 사업장 저소득 근로자도 한국 국민인데 왜 서민 중산층 집계할 때 빼느냐는 지적이 나오자 기재부는 2022년 세법개정안부터는 1~4인 사업장 근로자를 포함해 중산층을 고쳤다.

 

하지만 중산층 기준이 내려갈까봐 과거 사용하던 평균소득의 1.5배(150%)를, 평균소득의 2.0배(200%)로 올려서 또 부풀렸다.

 

기재부는 2022년도 기재부식 중산층 기준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2023년도 기재부 세법개정안 내 기준(7800만원), 2024년도 기준(8400만원)을 감안할 때. OECD 기준보다(6400만원) 천 만원 가량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 소말리아는 평등한 나라? 황당한 기재부 기준

 

한국 통계청은 기재부 식 중산층 기준을 쓰지 않는다.

 

중산층 통계 주무 부처는 기재부가 아니라 한국 통계청이다.

 

중위소득이란 우리나라에서 소득이 있는 전체 국민 100 가운데 정확히 51번째 사람의 소득을 말한다.

 

 

위 표로 보면 빨간 선이 중위소득 값이고, 평균소득(파란 선)은 중위소득 옆에 존재하게 된다. 양극화가 커질수록 중위소득과 평균소득 간 거리가 멀어진다. 중위소득을 얼마나 평균소득 쪽으로 당겨오는지가 정부 중산층 정책의 핵심이 된다.

 

중산층을 잡을 때는 평균소득이 아니라 중위소득을 사용하는 이유는 평균의 함정을 피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한 명이 1000억을 벌고, 다른 아홉 명이 1원을 버는 나라가 있다. 평균소득으로 중산층을 잡으면, 중산층 1인당 소득이 100억원인  ‘모두가 부자인 나라’가 된다. 이게 평균의 함정이다.

 

반면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잡으면 중산층 기준은 1원이 되어 극빈 양극화 나라임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기재부식으로는 이런 ‘극빈 양극화 나라’가  ‘모두가 부자인 나라’라고 보는 셈이다.

 

 

◇ 양두구육식 궤변, 허위 공문서 작성 의혹

 

법으로 대‧중견‧중소를 나누는 기업과 달리 중산층은 법으로 정해진 기준이 없다.

 

평균소득으로 중산층을 잡는 것은 ▲OECD 기준에 부합하지도 않고 ▲평균의 함정을 야기하고 ▲심지어 한국 통계청의 중산층 집계 방식(중위소득 기준)과 맞지 않는다.

 

기재부는 이에 대해 ‘그런 지적을 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 해명은 하지 않았다.

 

또한, 기재부는 2009년부터 2021년까지 23년간 OECD 중산층 기준으로 세법개정에 따른 중산층 증‧감세 효과를 분류한 것처럼 기재해왔다.

 

이에 대해 허위 표기 아니냐는 지적에 기재부는 참고사항으로 달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기재부는 이것이 참고사항인 점을 알린 바 전혀 없다.

 

공문서는 그 자체로서 공신력을 가진다.

 

이는 공문서의 공신력을 훼손하는 행위로 심각한 위법행위가 될 수 있다.

 

공문서에 쓰인 내용은 설령 사실과 다른 것이라고 해도 이를 믿고 사용한 사람을 보호한다. 그리고 믿고 사용한 행위에 대한 법률효과를 인정한다.

 

겉(세법개정안)으로만 OECD 기준에 따라 중위소득의 1.5배를 써놓고, 실제로는 평균소득의 1.5배를 사용하는 것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공문서 내 허위 사실 적시로 볼 수 있다.

 

미필적 고의란 최소한 특정 행위가 타인에게 오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충분히 있음에도 그러한 행위를 할 경우 고의로 본다는 것을 말한다.

 

기재부는 공문서인 세법개정안의 작성 주체로 위 행위가 오해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실제 기재부 8월 9일 해명에 따르면, 기재부는 2009년부터 2021년까지 세법개정안 내 중산층 기준에 대한 기술(OECD 중위소득 기준)이 실제 기재부가 중산층 증‧감세 집계를 위해 사용한 중산층 기준(평균소득의 1.5배)과 다르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특히, 2009년 세법개정안 요약본 21페이지의 경우 2008년도 최고세율 방식에서 2009년 OECD 방식으로 변경하였다고 명시하고 있다. 비록 평균소득의 1.5배를 썼다고 기술했지만, OECD 중산층 기준을 사용한 것은 아니다. 이는 의심할 여지 없는 허위 사실 기술이다.

 

사회통념적으로도 주석은 해당 항목에 대한 정의에 대한 기술이며, 참고사항을 적을 때는 참고사항임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기술해야 한다.

 

기재부는 별도 설명 없이 23년간 세법개정안 내 중산층에 대해 사실과 다른 주석을 반복적으로 작성하였다.

 

지난 9일 기재부는 이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젊기도 설워라커늘 짐을 조차 지라고 해서야
(조세금융신문=손영남 편집국 부국장) 식당이나 술집 계산대 앞에서 옥신각신하는 모습은 우리에겐 일상과도 같다. 서로 내겠다며 다툼 아닌 다툼을 벌이는 모습이야말로 그간의 한국 사회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모습이었달까. 주머니의 가벼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런 대범함(?)은 그만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깔려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앞으론 그런 훈훈한 광경을 보지 못하게 될 확률이 높다. 요즘의 젊은 친구들, 그러니까 소위 MZ세대라고 불리는 층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먹지도 않은 것까지 계산해야 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는 이들이 MZ세대다. 누구보다 실리에 민감한 세대인 탓이다. 그들을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다. 오히려 그게 더 합리적인 일인 까닭이다. 자기가 먹은 건 자기가 낸다는 데 누가 뭐랄까. 근데 그게 아니라면 어떨까. 바꿔 생각해보자. 다른 사람이 먹은 것까지 자기가 내야 한다면 그 상황을 쉬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더구나 그게 자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작금의 연금 개혁안을 두고 MZ세대들이 불만을 토하고 있는 현 상황이 딱 그 꼴이다. 어렵게 번 돈을 노후를 위해 미리 쟁여둔다는 것이 연금의 기본 골
[탐방] 서울세관 '특수조사과’...전문지식 갖춘 소수 정예부대 배치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최근 미국이 한국산 철강‧자동차 등에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일부 무역업체들이 이를 회피하기 위해 탈법적인 시도를 자행하고 있다. 외국산 물품의 원산지를 국산으로 둔갑시켜 수출하는 국산 가장 우회수출은 엄연한 불법이다. 서울본부세관(세관장 고석진) 특수조사과는 이러한 국내외 불법유통의 흐름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촘촘한 레이더망 구축에 나섰다. 자신들이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국익 우선 이념을 완벽히 구현하겠다는 의도다. 특수조사과는 전국 세관 부서 중 유일하게 서울세관에만 존재하는 조사 부서로 관세청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대형 중대 사건을 수행하는 일종의 스페셜 팀이다. 민생 안전 위협과 국가 경제 침해 등 대형 중대 사건을 전담 처리하기 위해 2010년 1월 서울세관에 신설된 부서로 현재 총 3개의 수사팀에 총 12명의 특수조사요원이 활동하고 있다. 특수조사과는 스페셜 팀의 명성에 걸맞게 다른 조사 부서와 달리 관할 구역이나 업무에 제한 없이 전국적인 사건을 수사하고 있으며 외환범죄를 전담하는 별도의 국이 있음에도 일반조사‧외환 조사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사건을 종합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또한 관세청 조사 부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