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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이슈분석] 우군 없는 금감원, 갈등만 누적…공공기관 지정 이번 주 판가름

오는 30일께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여부 결정
금감원장 “글로벌 스탠다드와 맞지 않아” 반발
특사경 확대 논란에 금융위와 갈등 부각 ‘변수’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융감독원의 공공기관 재지정 여부가 이번 주 판가름 날 전망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공공기관 재지정과 관련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가운데, 금감원 내부에서는 재지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가 감지돼 이목이 쏠린다. 재지정 논의 과정에서 뚜렷한 정책적 우군을 확보하지 못한 데다 금융위원회와의 갈등이 확대되면서 금감원 내부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입법조사처, ‘이중 통제’ 부작용 경고

 

금감원 내부의 위기감과는 별개로 제도 설계 차원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23일 ‘금융감독원 공공기관 지정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 논의와 관련해 신중론에 무게를 실었다.

 

입법조사처는 “공공기관 지정 논의는 금융감독의 근본 목적과 전문성을 훼손하지 않는 취지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재지정 될 경우 금융감독기구의 자율성과 전문성이 약화되고 정책적·정치적 영향력에 노출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의식의 배경으로 입법조사처는 금감원의 출범 경위를 짚으며, 일반적인 관리·감독 대상 공공기관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관치 금융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1999년 중앙정부로부터 독립된 무자본 특수법인 형태로 설립됐으며, 감독 대상 금융회사들의 분담금을 재원으로 삼는 구조 역시 정치적 압력이나 행정부의 영향력으로부터 거리를 두기 위한 장치였다는 것이다.

 

다만 입법조사처는 이러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금감원이 이미 금융위원회의 지도·감독을 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여기에 공공기관 지정이 더해질 경우 예산·인사·조직 운영 전반에 재정경제부의 관리·평가가 추가되면서 사실상 ‘이중 통제’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 경우 금융감독의 강도나 수위가 정책 방향이나 정권 이해에 따라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입법조사처는 공공기관 지정 논의가 금융감독의 근본 목적과 전문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정부 조직 개편 차원에서 금융 정책 기능과 금융감독 기능을 제도적으로 분리하고, 미시건전성과 거시건전성을 축으로 한 금융감독의 본질적 역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아울러 국내 자본시장의 성장과 금융 글로벌화, 시장 위험 확대 등 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금융감독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내부는 동요, 외부는 냉담…‘옥상옥’ 현실화?

 

입법조사처의 ‘신중론’과는 달리 금감원 내부에서는 재지정 가능성을 우려하는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 결정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공공기관 재지정을 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중이다.

 

그간 이찬진 금감원장은 공공기관 재지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피력해왔다.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금융위가 예산과 조직 결정을 모두 하는 상황에서 ‘옥상옥’으로 뭘 하겠다는 건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금감원의 독립성과 자율성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로 요구되고 있다. 공공기관 지정은 이런 측면에서 글로벌 스탠다드와도 맞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금감원에 우호적이지 않게 흘러간다는 평가가 많다.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인지수사권 확대를 둘러싼 월권 논란과 금융위와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협상 여지가 좁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금융위와 재정경제부 모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금감원 노동조합도 지난해 조직 개편 반대 당시와 같이 공개적인 반대 움직임은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의 경우 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 논의가 본격화됐다가, 금융위의 부정적인 입장 표명으로 관련 논의가 진전을 이루지 못했던 사례가 있다. 2017년 금감원 채용 비리 사태 이후인 2018년 초, 기획재정부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재지정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금융위와 국회 정무위원회가 금감원 독립성 훼손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내면서 논의는 동력을 잃었다.

 

이와 달리 최근에는 금융위 또한 금감원의 권한 확대를 둘러싼 경계 기류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거론된다.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직무 범위 확대를 비롯해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 운영, 생산적 금융 정책 집행 과정 등에서 양 기관 간 갈등이 누적되면서 공공기관 재지정 논의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정경제부는 이달 30일 전후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를 열고 금감원의 공공기관 포함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재지정이 확정되면 금감원은 매년 경영평가 대상이 되고, 평가 등급은 기관장 거취와 직원 성과급에 직접적으로 연동된다. 즉 공공기관 지정 여부는 금감원의 제도적 성격뿐 아니라 조직 운영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결정이 단순한 기관 분류를 넘어 한국 금융감독 체계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성 강화를 명분으로 감독기구의 독립성이 제약될 경우 장기적으로 금융시장 신뢰와 감독 효율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동시에 책임성 강화 없이 독립성만 유지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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