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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4 (화)


[이슈체크] 적자 메우는 적립금…LH ‘소진형 재무구조’ 언제 탈출할까

8.5조 적립금으로 손실 보전…토지 해약 6.2조 ‘수익 축 약화’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수익으로 공익적 손실을 메우던 기존 구조가 흔들리면서, 내부 적립금으로 적자를 보전하는 ‘내부 재원 소진형’ 재무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LH는 2025년 기준 영업손실 6413억원, 당기순손실 9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3조5574억원으로 집계됐다.

 

◇ 적립금으로 버티는 구조, 한계는 어디까지

이 같은 상황에서 LH는 손실 보전 구조가 반복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기순손실 보전 방식과 관련해 “적립금 잔액 내에서 반복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공사법에 따라 손실 발생 시 사업확장적립금으로 보전하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이는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는 의미지만, 동시에 신규 사업에 투입돼야 할 재원이 당장의 손실 보전에 활용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내부 재원 소진’이라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실제 LH의 사업확장적립금은 2025년 말 기준 8조5000억원 수준이다.

 

8조원대 적립금은 당장 유동성 위기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매년 조 단위로 확대되는 임대 손실과 토지 해약 규모를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임대는 적자, 토지는 급냉…수익 축 동시 흔들

손익 악화는 특정 사업이 아닌 전 사업 영역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임대주택 사업은 구조적으로 적자가 누적되는 대표적인 분야다. 저렴한 임대료 정책과 인상 제한으로 수익 확대가 어려운 반면, 노후 주택 증가와 관리 물량 확대에 따른 수선비 부담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 임대사업 손실은 2022년 1조9000억원에서 2025년 2조7000억원까지 확대됐다.

 

이에 대해 LH는 “저렴한 임대료 책정과 인상 억제로 임대료 매출 증대는 제한적이나 주택 노후화와 관리호수 증가에 따른 수선비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임대주택사업 손실은 매년 누증되고 있다”고 밝혔다.

 

비용은 구조적으로 늘어나는데 수익은 제한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임대사업 적자는 사실상 상수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토지사업 역시 수익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토지 매출은 2022년 12조원에서 2025년 7조3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연체는 3조9000억원에서 6조원대로 증가했다. 해약 규모 역시 4000억원에서 6조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LH는 “상업용지 수요 둔화와 공사비 급등에 따른 사업성 악화로 토지 매수자의 연체와 해약이 증가했다”며 “토지 매출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현금 창출 역할을 하던 토지사업이 위축되면서 전체 재무 구조의 완충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분양까지 흔들…“유동성 충분” vs 시장 우려

여기에 분양사업까지 수익성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공공분양 구조상 공사비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일부 사업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흐름이다.

 

LH는 “공사비 상승분을 분양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 단지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등 분양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분양사업까지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과거 ‘토지·분양 이익으로 임대 손실을 보전하던 구조’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결국 임대·토지·분양 등 주요 사업 축이 동시에 압박을 받으면서 LH의 기존 수익 구조가 균형을 잃고 있다는 평가다.

 

자금 조달과 유동성 측면에서는 LH가 여전히 안정적인 상황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LH는 “AAA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원화채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으며 해외채권과 구조화채권 등으로 조달원을 다변화하고 있다”며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본업에서의 현금 창출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채권 발행에 의존하는 자금 조달 구조가 지속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정책사업 vs 재무건전성…지속 가능성 시험대

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정책사업을 우선 수행하면서 재무 개선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LH는 “국민 주거안정을 목표로 정책사업을 우선 수행하되, 민간참여 확대와 경비 절감, 정부 지원 확대 건의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사업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과 수익성 저하가 동시에 이어지는 상황에서, 적립금에 의존한 손실 보전이 반복될 경우 중장기적인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내부 회의에서도 유동성 관리 필요성과 손익 구조 개선 요구가 제기된 점을 감안하면, 공식 설명과 달리 재무 압박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공공성이라는 명분 아래 누적되는 적자를 언제까지 내부 적립금으로 버텨낼 수 있을지, LH의 재무 체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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