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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5 (수)


류성현 화우 센터장 "국내 미등록 특허 과세 유지, 업무상 배임죄 리스크 우려"

국제조세센터 출범 세미나 “미등록 특허 사용료 대법원 판례” 실무 전략 제시
美 법인 국내 고객사 "의무 없는 돈 인정하면 배임...미국 소송 우려도 제기"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대법원이 30년 동안 유지해온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특허는 세금을 매길 수 없다"는 원칙이 최근 뒤집혔기 때문이다.(2025. 9.18.선고 2021두59908)

 

지난 10일 법무법인(유) 화우가 개최한 국제조세센터출범 기념 세미나에서 류성현 국제조세센터장은 '미등록 특허 사용료에 관한 대법원 판례 고찰 및 계약서 작성실무'를 주제로 발제를 맡아 해당 대법원 판례가 가져올 파장과 기업의 생존 전략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등록 없어도 세금 내라?"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미국 기업이 가진 특허 중 한국에 등록(등기)되지 않은 특허 사용에 대해 우리 기업이 대가(사용료)를 줬을 때, 이를 한국 정부가 세금(원천소득)으로 떼갈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과거 판결에서는 특허권은 땅과 같아서, 한국 땅에 등록를 올리지 않았다면 한국 정부가 관여할 수 없다고 보았다. (등록 중심)

 

따라서 세금도 매기지 않았다.

 

실제 이 사건을 살펴보면 지난 2011년 미국 법인(특허권자)인 원고와 내국법인 간 특허 분쟁 해결을 위한 라이선스 계약 체결이 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2015년 원고는 국내 미등록 특허권 사용료가 국내원천소득이 아니라는 이유로 법인세 환급을 위한 경정청구를 했다.

 

2015년 이천세무서장은 원고의 경정청구를 거부함에 따라 본격적인 소송 절차에 들어 갔으며 원심인 수원고등법원은 “특허권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국내 미등록 특허의 국내 사용을 상정할 수 없다”라면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사건이었다.

 

이때 상고심의 핵심 쟁점은 해당 소득이 원천징수 대상인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즉 종전 판례는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특허권의 사용은 국내에서 관념할 수 없으므로 그 대가는 국내원천소득이 아니다”라고 봤다. 결국 국내 미등록 특허의 실질적 사용이 있더라도 법률상 ‘사용’으로 인정하지 않아 과세 권한의 한계를 명확히 규정했었다.

 

그러나 대법원이 지난해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종전 판례를 변경하고 새로운 과세 기준을 제시했다.

 

2025년 9월 18일 대법원의 다수 의견은 국내 미등록 특허라도 국내에서 특허기술이 사살상 사용되었고, 국내기업이 지급한 사용료가 그 국내 사용에 대한 대가라면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해당 판결의 의미는 30년 만에 속지주의 해석의 틀을 깨고 실질적인 ‘사용’ 여부를 기준으로 과세 범위를 확대한 것이었다.

 

대법원은 이제 "등록은 안 되어 있어도, 기술이라는 지식은 공기처럼 어디서든 쓰일 수 있다"라고 판단한 셈이다.

 

비록 등록은 안 됐어도 한국 공장에서 그 기술을 실제로 써서 물건을 만들었고, 한국 기업이 그 사용에 대한 대가를 지급했다면, 그건 한국에서 번 돈(국내원천소득)이니 세금을 내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대법원은 한미조세조약상(조약 제2조 제2항) 정의되지 않은 ‘사용’의 의미는 체약국인 한국의 법령(법인세)에 따라 해석하는 것이 타당함을 강조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현재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국세청 “국내 기업 기술 사용 전제, 사용료 전액 국내원천소득”...반면 ‘입증책임 뒤따라’

 

국세청의 입장은 국내 기업의 기술 사용을 전제로 사용료 전액이 국내원천소득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원고가 국외 사용분을 구체적으로 증명하지 못한다면 전액을 국내 소득으로 보는 것이 타당함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이번 판결로 인해 국세청이 입증 책임을 져야만 하는 기본 원칙까지 바뀐 것은 아니다.

 

해당 판례는 "국내에서 얼마나 썼는지, 그 국내 사용에 대한 대가인지를 일일이 입증해야"하는 판결로 세금을 거둘 '길'은 열렸지만, 국세청의 부담도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이제 수천, 수만 개의 특허 중 어떤 특허가 정확히 한국 공장의 어느 단계에서 쓰였는지 과학적인 데이터로 증명해야 하는 무거운 입증 책임을 지게 된 것이다.

 

또한 전체 합의금 중 한국에서 기술을 쓴 가치가 정확히 몇 퍼센트인지(안분 계산) 합리적인 근거를 대야 한다. 무엇보다, 국내원천소득이 되려면 지급된 사용료가 그러한 국내 사용에 대한 대가인지가 밝혀져야 한다.

 

만약 근거가 부족한 채로 세금을 매겼다가는 세금 청구 전체가 법원에서 취소될 수 있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례로 마스터카드 사건(2024두65386판결)에서는 "과세관청이 과세표준을 구체적으로 증명하지 못할 경우 처분 전체가 취소되어야 한다"는 판례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업들, "업무상 배임 및 미국 내 이중 소송 리스크 우려"

 

류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기업들에게도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기업이 국내 미등록 특허 사용에 대해 미국법인에게 사용료를 지급한 것이다 라고 하는 순간, 법적으로 줄 의무가 없는 돈을 회사 자금으로 지출했다는 뜻이 된다"라며 "의무 없는 돈을 준 것이라면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이 아닌가"라는 혐의로 인해 업무상 배임죄라는 형사 처벌의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에서의 '이중 소송' 리스크에도 걸릴 수가 있는데, 한국 정부에 세금을 내면서 "이 돈은 한국에서 등록되어 있지 않은 특허 기술을 쓴 대가를 지급하면서 원천징수한 것이다"라고 보고하면, 정작 미국 특허권자는 "그럼 특허가 등록되어 있는 미국에서 특허 기술을 쓴 값은 아직 안 줬네?"라며 미국 법원에서 추가 손해배상 소송을 걸 수 있는 빌미를 주게 된다는 것이다.

 

그가 말한 기업 입장에서 볼 때 미국 법인에 준 돈은 ‘한국 내 기술 사용료'가 아니라, 특허가 등록된 미국이나 유럽에서 제품을 팔 때 소송을 당하지 않으려고 낸 '포괄적 사용료'라는 것이다.

 

법무법인 화우의 류성현 변호사는 “이러한 기업들이 차후 일어날 문제에 전술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라면서, 특히 기업 대응에 있어서 라이센스 계약 시 대가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하고, 특히 국외 사용 비중을 체계적으로 증빙할 수 있는 내부 관리 체계 및 근거 자료 확보가 향후 조세 리스크 관리의 핵심임을 전략적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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