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지난 4일 오후 7시 서울 동작문화센터는 1,300여 명의 인파로 가득 찼다. 오영수 전 동작구 부구청장의 저서 '바람이 속삭이는 행정의 노래' 출판기념회와 북콘서트가 열린 이날 행사는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정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자리였다. 특히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정치인들이 행사에 주목하면서 정치권에서도 관심이 쏠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주민 국회의원과 전현희 국회의원이 축사를 전했으며,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도 오 전 부구청장을 향한 지지와 신뢰의 메시지를 보냈다. 현장을 찾은 박주민 의원은 “사진 위주가 아니라 글로 꽉 채워진 책으로, 저자의 깊은 고민이 담겨 있다”며 오 전 부구청장의 행정 철학과 내실 있는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영상으로 축사를 전한 전현희 의원은 “꿈꾸는 행정이 희망의 노래가 되기를 바란다”며 그의 민생 중심 행정 철학에 기대를 나타냈다. ‘행정의 달인’으로 불리는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도 책에 담긴 성찰의 무게를 언급하며 동료 행정가로서 깊은 공감을 표했다. 정치권이 오영수 전 부구청장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그의 33년 공직 경험과 현장 중심의 행정력 때문이다. 그는 동작구에서 9급 공무원
실로폰 소리가 듣고 싶은 날 ㅡ 김혜주 들꽃 우체국 소인이 찍힌 편지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서랍 속 오래된 만년필 촉이 뭉그러졌는데도 잉크병은 아직 바닥을 비우지 않았습니다 한밤중에는 지나가는 작은 소리들도 잘 들려 옵니다 마음이 걸어가는 발자국 소리를 듣습니다 묵은 감정이 선명해져 오는 것은 멀리서 낯선 존재로 살아온 만년필과 잉크병 같은 이유인지도 모릅니다 펜 뚜껑을 천천히 열어봅니다 글씨 속에서 흔들리는 내가 보이는지요 너무 먼 데서 우리는 하루를 살았습니다. [詩 감상] 양현근 시인 먼 데서 돌아와, 마음의 발자국 소리를 듣는 밤 고요한 밤, 서랍 깊숙이 잠들어 있던 아련한 기억을 조심스레 꺼내어 봅니다. ‘들꽃 우체국’이라는 구절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구석에는 어느새 싱그러운 풀내음이 번져 나갑니다. 뭉그러진 만년필 촉과 여전히 줄지 않은 잉크병의 대비는, 닳아버린 일상 속에서도 차마 비워내지 못한 우리의 못다 한 진심 같아 마음이 시큰해집니다. 사방이 적막한 밤에야 비로소 들려오는 ‘마음의 발자국 소리’.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덧 타인처럼 낯설어진 나 자신과 마주하게 됩니다. 글씨 속에서 흔들리는 나를 발견했다는 그
어이여 어이여! / 안정순 나는 못 가네 나는 못 가네 뒷동산 마른잎 차곡차곡 눈물 저며 새긴 사연 어느메에 두고 갈거나 서산을 넘는 해는 하루를 살라 저리 붉게 지건마는 삼만여 날 들숨에 젖은 상흔 날숨에 고이 태워 삭혀도 뒷발치에 홍진처럼 불거져 북망산천 가는 길 서둘러 어찌 가려하시는지 어이여 어이여! 비통한 이 심사 어이 달랠 길이 없어라! [시인] 안정순 충남 부여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수상> 2003년 3월 시 부분 신인문학상 2014년 올해의 시인상 2014년 순 우리말 글짓기 전국시인대회 은상 2015년 한줄시 공모전 대상 2017년 순 우리말 글짓기 전국시인대회 대상 2018년 이달의 시인 선정 <저서>‘각시 버선코’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이 시를 읽으면서 쉽게 떠나보내지 못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마음이 먹먹해진다. “나는 못 가네”라는 시어가 반복에서 체념이 아니라 깊은 미련과 사랑이 느껴진다. 저물어 가는 해와 ‘삼만여 날’이라는 표현을 보며 인생이 참 길면서도 짧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특히 ‘북망산천 가는 길’이라는 구절에서는 사랑하는 이를 먼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오영수 전 서울 동작구부구청장이 4일 오후 7시, 서울 동작구 동작문화복지센터 4층 대강당에서 북콘서트를 연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출판기념회를 넘어 지역사회와 정치권의 시선을 동시에 모으는 자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거나 거론되는 인사 일부도 참석 의사를 밝히면서, ‘서울의 미래’를 둘러싼 담론의 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북콘서트는 동작구 주민들이 대거 참여하는 소통의 무대로 꾸며진다. 저서 『바람이 속삭이는 행정의 노래』(에이앤에프커뮤니케이션)는 1985년 9급 공무원으로 임용돼 부구청장과 구청장 권한대행에 이르기까지 33년간 행정 현장을 지켜온 기록을 담았다. 동작구청 신축 과정의 뒷이야기, 재개발·재건축 갈등 조정 사례,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며 겪은 고민 등 도시 행정의 굵직한 장면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그는 책에서 “행정은 시스템을 관리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어루만지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효율과 속도가 중시되는 시대일수록 공공의 역할은 더 섬세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출판기념회에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과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정계 원로들의 격려속에 신정훈 국회의원,
(조세금융신문=김지연 객원기자)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순간 작곡가 애런 코플런드는 ‘미국의 소리를 만든 작곡가’라고 불리는 인물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을 음악으로 정리해낸 최초의 작곡가이기 때문이지요. 그는 세계 제2차 대전, 냉전, 매카니즘을 모두 겪었으며. 한때 공산주의 동조혐의로 청문회에 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음악은 그런 이념을 넘어서서 공공의 감정을 다룹니다. 청중과 소통하기 위한 음악으로 만든 곡이 그를 20세기 가장 영향력있는 미국 작곡가로 만들었습니다. 1944년, 그는 안무가 마사 그레이엄을 위해 이 작품을 썼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한가운데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이 특히나 의미심장합니다. 또 흥미로운 점은 이 곡이 ‘춤을 위한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과장된 리듬이나 화려한 동작을 전제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 춤곡은 외적 동작보다는 내면의 결심을 더 드러냅니다. 마사 그레이엄의 무용 또한 이 음악에 걸맞게 상징적이고 내면적인 움직임을 중시했습니다. 이후에 코플런드는 이 작품을 오케스트라 모음곡으로 편곡했고 오늘날 우리는 주로 이 버전으로 이 곡을 만납니다. 발레에서 탄생했지만 지금은 콘서트홀에서 하나의 교향적 명상처럼 울립니다.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부동산 시장과 도시 개발의 성패는 이제 '입지'를 넘어 '브랜드 정체성'에 달려 있다. 최근 출간된 ‘도시의 MBTI’는 도시 공학에 심리학적 분석 기법을 도입해 도시 운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장기민·변병설 저자는 계량적 분석과 시장의 흐름을 결합해 국내외 주요 도시의 경제적 성격 지표를 정립했다. 본지 필진인 장기민 박사는 특히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전략적 비전을 가진 ‘ENTJ(지휘관형)’로, 청라국제도시를 감성적 통찰이 돋보이는 ‘INFJ(통찰가형)’로 분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나 정책 입안자들에게 매우 유의미한 시사점을 던진다. ENTJ형 도시에는 공격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INFJ형 도시에는 문화와 휴식이 결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이 적합하다는 논리적 근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장 박사는 "도시의 MBTI를 파악하는 것은 기업의 ESG 경영이나 지자체의 도시 재생 사업에서 리스크를 줄이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실전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디자인, 금융, 재생 등 6가지 테마를 통해 도시의 자산 가치를 재평가하며,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도시가 생존하기 위해 어떤 '성격적 강점'을 내세워야 하는지 명쾌한 해답을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최근 성격유형 검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지는 한편,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번아웃’이 일상어가 됐다. 흥미 위주의 검사 소비와 깊어지는 정서적 소진 사이에서, 전문가들은 무엇을 고민하고 있을까. EAP(근로자지원프로그램) 전문기업 ㈜알음다움의 조세화 부대표를 만나, 최근 진행한 한국융합예술심리상담협회 주최 예술심리상담사 역량 강화를 위한 초청 세미나 내용과 알음다움의 심층 예술심리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Q. 최근 TCI 검사에 대한 관심이 상당합니다.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TCI가 대중적으로 알려진 건 긍정적이지만, 결과를 단정적으로 소비하는 건 우려스럽습니다. 특정 기질을 ‘좋다·나쁘다’로 나누거나 수치만으로 규정하는 건 매우 위험합니다.” 조 부대표는 최근 한국융합예술심리상담협회 초청으로 예술심리상담사 대상 ‘TCI 전문 해석 세미나’를 진행했다. 세미나의 출발점은 ‘검사 윤리’였다. “검사 도구의 유명세보다 중요한 건 해석자의 태도입니다. 상담자는 비판단적 관점에서 내담자의 기질을 이해하고, 그것을 성장의 자원으로 전환하도록 돕는 전문 가이드여야 합니다.” Q. 이번 세미나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다
백양나무 숲에 들어 / 고두현 나도 알몸이 된다 희고 미끈한 허리 서로 닿지 않을 만큼 이 절묘한 간격 밤 깊어 새벽 별 조는 사이 몰래 오줌 누는 처녀 옆에 빙 돌아선 울타리처럼 온 숲이 몸을 가리더니 그 속에서 가장 젊은 나무 하나 다른 나무에게 가만가만 몸 부비는 모습 밤마다 그렇게 돌아가며 한 그루씩 아이를 낳는다는 걸 백양나무 숲에 알몸으로 든 뒤 나는 보았다 왜 나무들이 저만큼의 간격으로 떨어져 서 있는지 햇살이 서걱서걱 그 사이를 벌려 놓는 한낮에는 어떻게 잔뿌리들이 땅 속에서 은밀하게 손 뻗는지 그 속에서 밤을 새운 뒤에야 알았다. ―시집, 『달의 뒷면을 보다』 [詩 감상] 양현근 시인 함께 서 있되, 서로를 침범하지 않는 사랑 백양나무는 그늘을 제공하는 큰 나무로, 하얀 수피가 알몸으로 서 있는 듯 미끈한 자태를 자랑합니다. 알몸의 감각으로 숲에 들면, 백양나무는 눈부신 햇살로 선을 그어 서로의 자리를 내어줍니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서 있는 그 절묘한 간격은, 침범하지 않음으로써 서로를 온전히 존재하게 하는 가장 고결한 예의입니다. 낮 동안 단정한 울타리로 서 있던 나무들은 밤이 되면 비로소 은밀한 사랑을 나눕니다. 겉으로는 떨어져 있는
겨울 동화 / 송태봉 풍성하게 우거졌던 거추장스러운 옷들을 모두 벗어놓았습니다 살아 숨 쉬기에 기뻐하며 온갖 색깔로 치장했던 지난 날임에 마침내 나는 시간의 구속에서 깨달았습니다 색칠 가득한 그림보다는 먹물과 하얀 여백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고 눈이 아닌 가슴으로 보고 느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의 세상이 있다는 것을 [시인] 송태봉 서울 거주 관세사 (주)거보&(주)돈키호테 대표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감사 공저 2024 명인명시 특선시인선 선정 외 다수 [詩 감상] 박영애 시인 겨울 동화 시는 화려하고 복잡했던 지난 시간을 벗어던지고 본질적인 삶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과정을 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거추장스러운 옷’을 벗는 모습은 불필요한 욕심과 겉치레를 내려놓는 상징처럼 느껴진다. 화려한 색으로 치장했던 과거를 돌아보며, 결국 단순함 속에서도 충분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음을 깨닫는다. 특히 먹물과 여백의 이미지는 비움과 절제의 미학을 떠올리게 하며 깊은 여운을 준다. 이는 외적인 화려함보다 내면의 고요함이 더 가치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눈이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또 다른 세상을 말하며,
(조세금융신문=최주현 기자)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최고 작품상인 황금곰상은 튀르키예계 독일 감독 일케르 차탁의 '옐로 레터스'(Yellow Letters)에 돌아갔다. 21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단은 이날 저녁 독일 베를린의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열린 제76회 영화제 시상식에서 황금곰상을 비롯한 8개 부문 수상작을 발표하고 시상했다. 옐로 레터스는 튀르키예에서 국가 권력에 삶의 터전을 잃은 예술가 부부가 이스탄불에서 생존과 신념 사이에서 갈등하며 가족 해체 위기를 겪는 이야기로, 튀르키예어로 제작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차탁 감독은 수상 소감으로 "진정한 위협은 우리 사이가 아니라 저기 독재자들에 있다"며 "우리 시대의 허무주의자들이 권력을 잡고 우리 삶을 파괴하고 있다. 서로 싸우지 말자. 그들과 싸우자"고 강조했다. 독일 감독이 황금곰상을 받은 것은 2004년 파티 아킨 감독의 '미치고 싶을 때'(Head-On) 이후 22년 만이라고 DPA 통신은 전했다.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은 튀르키예 에민 알페르 감독이 튀르키예 산악마을의 종교적 신념과 권력 다툼을 그린 '샐베이션'(Salvation)에 돌아갔고, 은곰상 심사
(조세금융신문=김재석 한국사마천학회 이사) 사마천과 《사기(史記) 》 연구의 국내 최고 권위자인 김영수(金瑛洙) (사)한국사마천학회 이사장이 30여 년 연구의 결정판 《사마천 사기 성어대사전(司馬遷史記 成語大辭典)』(창해)을 펴냈다. "《사기》 130권 방대한 분량을 이 한 권에 담다!"를 표어로 내건 이 책은, 『사기』 속 성어를 단순한 뜻풀이가 아니라 역사적 맥락과 장면 속에서 이해하도록 설계한 새로운 형태의 사전이다. ◇ 저자 김영수 ― 중국에서도 인정받는 '사기' 전문가 김영수 이사장은 고대 한·중 관계사로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영산 원불교대학교 교수를 역임한 뒤 현재 (사)한국사마천학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30년간 중국 현장을 150여 차례 답사한 현장 연구자로, 2007년 EBS 특별기획 ‘김영수의 사기와 21세기’(32회)로 대중적 반향을 일으켰다. 같은 해 중국에 사마천장학회를 설립했으며, 섬서성 한성시 서촌 마을 명예촌민이기도 하다. 2013년 사마천 제사에서는 비중국인으로는 처음으로 CCTV 인터뷰 대상이 될 만큼 현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국내 대기업 임원과 공공기관 리더 대상 ‘응용 역사학’ 강의를 20년 넘게 이어오고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우리는 매달 세금을 낸다. 급여명세서에서 빠져나간 숫자를 보며, 혹은 카드 영수증 속 부가세를 떠올리며 한 번쯤 묻는다. 이 돈은 과연 내 삶을 바꾸고 있는가. 지방자치는 제도로 완성되지 않는다. 시민의 하루가 실제로 달라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 그 변화가 체감될 때 우리는 말할 수 있다. ‘세금이 아깝지 않다’고. 신간 ‘바람이 속삭이는 행정의 노래(에이에프앤커뮤니케이션 펴냄)’는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33년간 현장을 지켜온 행정가 오영수가 서울 동작구에서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부구청장과 구청장 권한대행에 이르기까지 경험한 정책의 실패와 성취, 그리고 그 결과 시민의 일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담아낸 기록이다. 이 책은 행정을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행정이 시민의 하루를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준다. 행정은 삶을 설계하는 일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행정은 단순한 관리나 집행이 아니다. 삶을 지탱하는 구조를 설계하는 일이다. 민원 한 통에서 출발한 문제의식은 데이터 분석으로 이어지고, 반복되는 불편은 정책으로 구체화 된다. 수첩 속 메모가 지역의 제도를 바꾸고, 한 사람의 절박한 요청이 복지 체계를 새로 짜는 출발점이 된다.
백련사 동백숲길에서 / 고재종 (낭송 : 조정숙) 누이야, 네 초롱한 말처럼 네 딛는 발자국마다에 시방 동백꽃 송이송이 벙그는가. 시린 바람에 네 볼은 이미 붉어 있구나. 누이야, 내 죄 깊은 생각으로 내 딛는 발자국마다엔 동백꽃 모감모감 통째로 지는가. 검푸르게 얼어붙은 동백잎은 시방 날 쇠리쇠리 후리는구나. 누이야, 앞바다는 해종일 해조음으로 울어대고 그러나 마음 속 서러운 것을 지상의 어떤 즐거움과도 결코 바꾸지 않겠다는 너인가. 그리하여 동박새는 동박새 소리로 울어대고 그러나 어리석게도 애진 마음을 바람으로든 은물결로든 그예 씻어보겠다는 나인가. 이윽고 저렇게 저렇게 절에선 저녁종을 울려대면 너와 나는 쇠든 영혼 일깨워선 서로의 無明을 들여다보고 동백꽃은 피고 지는가. 동백꽃은 여전히 피고 지고 누이야, 그러면 너와 나는 수천 수만 동백꽃 등을 밝히고 이 저녁, 이 뜨건 상처의 길을 한번쯤 걸어보긴 걸어볼 참인가. —고재종 시집, 『그때 휘파람새가 울었다』(시와시학사, 2001) [詩 감상] 양현근 시인 백련사는 늘 푸른 동백 숲과 아름다운 호수 같은 바다 강진만을 품고 있는 천년 고찰이다. 백련사를 감싸고 있는 동백숲길은 피어나는 생애와 지워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신민호 관세사가 신간 ‘2026 쇼크: 공급망은 이미 전쟁터다’를 출간했다. 이 책은 공급망을 더 이상 원가 관리나 물류 효율의 문제가 아닌, 관세·원산지·ESG·물류·데이터가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적 전쟁의 장으로 규정한다. 앞선 저서 ‘트럼프 2.0의 경고: 관세 전쟁 속 Made in Korea 생존 전략’이 트럼프 2기 통상 정책의 방향성과 산업별 충격을 진단했다면, 이번 신간은 그 결과가 기업의 거래 구조와 공급망 현장에서 어떻게 현실화되는지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저자는 “2026년 이후 기업 경쟁력의 기준은 가격이 아니라 설명력”이라고 강조한다. 고율 관세, 강화된 원산지 검증, ESG·인권·탄소 규제, 해상 운송 리스크가 겹치는 환경에서 공정·원산지·거래 구조를 데이터로 설명하지 못하는 기업은 가격 경쟁력과 무관하게 거래 조건이 악화되거나 반복 검증 끝에 배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위기 예측’이 아닌 ‘구조 설계’의 책 ‘2026 쇼크’는 위기를 맞았을 때의 임기응변이 아니라, 위기가 반복되지 않도록 만드는 설계서를 표방한다. 같은 사건에서도 어떤 기업은 살아남고 어떤 기업은 탈락하는 이유, 왜 가격보다 설명력과 데이
치유_김희선 푸른 숲속에는 삶의 명약이 있다 환하게 번져오는 아침 햇살의 눈빛이 온몸을 부드럽게 감싸주고 발끝으로 닿는 흙내음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바위 틈새로 흐르는 청량한 물소리는 어제의 미련을 정화해 준다 절제와 중용의 지혜가 절실한 세상에 결핍이 낳은 상처를 자연의 넉넉한 품에 온전히 풀어놓는다 [시인] 김희선 부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이사 대한문인협회 부산지회 지회장 시집 [인연의 꽃]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이 시는 바쁜 삶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균형과 쉼의 가치를 돌아보게 한다. 일상에서 쌓인 상처와 후회는 해결하려 애쓸수록 더 무거워지지만, 시가 보여주듯 자연 앞에서는 그 짐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다. 흙을 밟고 물소리를 듣는 순간처럼, 삶에서도 잠깐 멈추는 시간이 마음을 정화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결핍과 경쟁이 익숙해진 세상에서 절제와 중용은 스스로를 지키는 삶의 태도가 된다. 이 시는 치유란 무언가를 더 채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진 것에 몸을 맡기는 데서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래서 독자는 자신의 삶에도 조용한 숲 한 자리를 마련해 보게 된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