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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27 (금)


[이슈분석] 연임으로 숨 돌렸지만…금융지주, 곧 ‘룰’이 바뀐다

주총서 연임 확정하며 내부 정리
지배구조 입법화로 회장 선임 구조 변화 가능성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융지주 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주요 금융지주들이 회장 연임을 잇달아 확정하며 내부 경영체제도 빠르게 정리되는 모습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편을 권고가 아닌 입법 단계로 끌어올릴 것을 예고하면서, 금융권은 또 다른 압박에 직면하게 됐다.

 

올해 금융권 주총의 공통된 특징은 명확했다. 경영진 교체보다는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선택이 이어졌고, 동시에 디지털 전환(AX)과 내부통제 강화, 주주환원 확대가 핵심 메시지로 강조됐다.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신한금융지주다. 신한금융은 진옥동 회장의 재선임을 확정하며 2기 체제로 들어갔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가 진 회장 연임을 포함한 신한금융 주총 안건에 모두 찬성하며 힘을 실었다. 그 근거로는 지난해 신한금융의 실적과 주주환원 성과가 꼽혔다.

 

우리금융지주도 임종룡 회장 연임을 확정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와 수익구조 다변화 기조를 이어갔다.

 

BNK금융지주 또한 빈대인 회장 연임을 확정하고, 사외이사 과반을 주주 추천 인사로 채우는 방식으로 이사회 구조를 손봤다.

 

KB금융지주는 자본준비금 7조500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해 비과세 배당 기반을 마련하는 안건을 통과시키며 주주환원 전략을 강화했다.

 

하나금융지주는 본점의 인천 청라 이전과 함께 자본준비금 7조4000억원을 활용한 배당 재원 확보를 병행하며 조직 재편과 자본 전략을 동시에 추진했다.

 

iM금융지주는 배당 확대를 넘어 비과세 배당 기반을 마련하며 세후 수익 중심의 주주환원 전략을 제시했다.

 

카카오뱅크는 이사회 재편과 함께 주주환원 확대를 병행했고, 전자주주총회 도입과 집중투표제 관련 정관 변경 등 절차적 개선에 무게를 실었다.

 

개별 금융사들의 선택은 각각 달랐지만, 방향성은 같았다. 경영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등 당국 기조에 부합하는 형태였다.

 

금융사들의 이런 움직임과 별개로, 정책 규제 환경은 ‘권고’에서 ‘의무’로 옮겨갈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확정하고, 빠르면 10월 시행을 목표로 입법화를 추진 중이다. 그간 업계 자율에 맡겨졌던 영역이 법적 의무로 전환되면 금융지주들의 대응 방식 자체가 달라져야 할 수밖에 없다.

 

특히 회장 선임 절차와 이사회 구성에 대한 규율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회장 연임 시 별도 의결 요건을 두거나, 사외이사 임기를 제한하는 방식 등이 논의 대상으로 거론된다.

 

금융당국의 취지는 명확하다. 의사결정 구조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다만 금융권 내부에서는 규제 강화로 인해 경영 효율성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 연임 이후, 진짜 변수는 입법

 

제도 변화의 첫 적용 대상으로는 KB금융지주가 언급된다.

 

양종희 회장의 임기가 올해 11월 만료되는 만큼 통상적인 일정대로라면 여름부터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가동된다.

 

만약 입법 일정이 이 시기와 겹칠 경우 새 제도가 실제 적용되는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제도 설계와 경영 승계 일정이 동시에 맞물리는 시점이 되는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금융권 주총의 키워드를 연임을 통한 안정성 확보로 평가하면서도, 동시에 새로운 출발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취재진에 “연임을 통해 내부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됐지만, 지배구조 규제라는 외부 변수가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며 “입법 과정에서 기준이 어떻게 설정되느냐에 따라 금융지주 경영 환경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제도 설계가 과도하게 경직될 경우, 외부 요인이 경영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여지도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업계가 가장 민감하게 보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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