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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 동정

[인터뷰] “겸허하게, 용기를!”…22년 법복 벗고 교수가 된 부장검사

이성일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3월부터 건대 법전원 교수로 취임
“22년간 강연 22번, 논문 22편 목적 달성해 졸업”…형사법 강의
“적법절차에 부합하는 수사절차, 공직내내 화두…이제 정리할터”
“역량・양심 갖춰 진실 되게, 겸허하게 용기 내자!” 후배들에 당부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22년간 범죄를 다루는 공직자로 일하며 ‘조세포탈죄’와 ‘형사법’ 연구에 몰두, 주경야독으로 명문 성균관대학교에서 형사법 박사학위까지 받은 검사가 두터운 법복을 벗고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강단에서 ‘형사법’을 강의하게 됐다.

 

벗을 때가 되니 법복 무거운 줄 새삼 깨달았다는 부장검사는 ‘어쩔 수 없이 읽어온’ 수사기록 대신 ‘읽고 싶었던” 법학서를 실컷 읽을 처지가 된 점에 짐짓 들떠 있었지만, 녹록찮은 긴장을 공유하며 희노애락을 함께 했던 동료 검사들과의 작별을 못내 아쉬워 했다.

 

이성일(52·사법연수원 31기) 의정부지방검찰청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는 18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재직 중 22개 논문과 22개 강연을 하겠다는 목표를 채웠기 때문에 졸업(?)을 결심했고, 하고 싶었고 해야 하는 분야를 개척하려고 하던 차에 운 좋게 명문학교에 자리가 났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22년만에 22번의 강연과 논문…일벌레, 공부벌레

이 부장검사는 “중요경제범죄조사단에서 난제로 여겼던 피압수자와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고민들을 21번째와 22번째 논문으로 나름 매듭지어 다소 홀가분하다”고 밝혔다. 학업을 마쳤으니 ‘퇴임’이 아닌 ‘졸업’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9월초 당시 한경선 국세공무원교육원장(현 대구지방국세청장)의 초대로 제주도를 방문, ’조세범칙조사의 어려움 발생원인과 해결방안'을 주제로 국세청 법인세 전문가들을 만나 강의했다. 이게 현직 검사로는 마지막 국세청 강의였다. 해양경찰에서는 같은 달 하순 ‘압수수색 집행절차의 체계적 이해’를 주제로 수사실무 과정을 익히는 서해지방해양경찰청 경찰들과 마주한 게 검사 신분의 마지막 강의였다.

 

학업 목표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부장검사는 “우선 전공인 ‘조세포탈죄’와 조세범칙사건을 형사법 법리에 부합하게 체계화시켜 국내 최고 조세범칙사건 전문가가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부장검사는 조세범처벌법과 조세포탈죄에 대해 형사법적 관점에서 연구해 왔다. ‘조세범처벌법’을 조세법이 아닌 형사법으로 연구해 학위를 받은 1호 박사다. 그의 법학 박사학위 주제는 '조세포탈죄의 법적성격과 성립범위’다. 올해 조세금융신문사에서 그의 연구 성과를 엮은 책을 출간한다.

 

조세범 처벌을 포함해, ‘적법절차에 부합하는 수사절차’는 이 부장검사에게 항상 실무와 이론을 넘나드는 화두였다. 그는 “현재 논란이 큰 ‘디지털 증거에 관한 압수수색 집행절차’를 명확화, 그 절차를 안정화시켜 수사기관이 준수할 수 있는 절차 규범을 제시하는 것도 목표 중 하나”라고 또박또박 설명했다.

 

 

보람찬 일이 인생의 묘미…집에서 인기 높아질까?

일 얘기를 떠나 인생 목표를 묻자 “하는 일의 의미와 재미 모두를 찾으면서 학문적으로 발견한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일 속에서 인생의 묘미를 찾는다는 답이다. 사실 그는 지난해 1월 검찰청 조세 분야 2급 공인전문검사(블루벨트) 인증을 받을 정도로 ‘일벌레’에 ‘선비’형 검사로 정평이 났다. 그는 귀엣말로 “공무원 봉급에 일과 공부에 빠져서 살아가는 검사는 집에서 인기가 없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재직 중 기억에 남는 직장동료를 묻자 “2008년 모셨던 이영만 전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장님, 2019년 모셨던 조남관 전 서울동부지검 검사장님”이라고 주저없이 밝혔다. “다시 기회를 주셨던 분들”이라고 근거를 밝혔다.

 

지난 3일 명예퇴직 신청 후 24일이면 퇴직이 확정되고 3월1일부터 공식 교수가 된다. 새 일터에 첫 출근하기 전에 호젓한 여행이라도 다녀올 지 미지수다. 긴장의 끈을 놓기 힘든 ‘박진감 넘치는’ 회사생활 때 잠복해 있던 잔병 진료와 치료로 귀한 ‘말년휴가’를 다 쓸 것 같다는 걱정 섞인 푸념이다.

 

강원도 사람…“검사들이여, 용기 내자"

3월이면 교수님으로 불리울 이성일 부장검사는 강원도 사람이다. 춘천의 신생 봉의고를 졸업한 뒤 연세대 법대에 입학, 1999년 제41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022년 사법연수원을 제31기로 수료했다. 같은 해 첫 임지 춘천지검에서 검사로 임관했다. 이후 전주지검, 서울남부지검, 부산지검, 서울북부지검, 의정부지검 검사 등으로 근무했다. 부산지검 서부지청 부부장검사, 대구지검 포항지청 형사1부장검사, 서울동부지검·서울남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 등을 지냈다.

 

‘후배검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부탁하자 이 부장검사는 “검사로서 역량과 양심을 갖추어 자신이 발견한 최종적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게 겸허하면서도 용기있게 처리하는 검사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고도의 추상이 켜켜이 집적됐지만, 귀에 쏙쏙 박히는 헌법재판소 판결문 같은 당부다.

 

“힘들어도 오늘 한 발자국을 떼 보세요. 특히 무서울 때 한 발 앞으로 내딛는 것은 스스로에게 위안과 용기를 줍니다. 지금은 안 보여도 언제가 다가올 미래가 달라집니다. 가만히 그 자리에 있으면 어떤 변화도 없죠. 한 발자국만 걸어도 이미 방금 전 내가 아닙니다.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이지요. 용기가 필요해요.”

 

그가 지난 3일 검사들만의 자유게시판 ‘이프로스’에 남긴 ‘졸업식(!) 답사’의 한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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