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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고석진 서울본부세관장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터닝포인트의 해’ 만들 것

신보호무역 시대 ‘수출지원합동추진단’으로 밀착 지원
정기·예방 점검 중심 관세조사…‘납세협력 프로그램’ 확대해야
가상자산 추적 프로그램 전문가 양성·위해물품 반입 차단 주력
직원들과 소통 강화…“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촬영=이학명 기자) 지난해 9월 30일 서울본부세관장(이하 서울세관장)으로 취임한 고석진 서울세관장은 단순히 새로운 직책을 맡는 데 그치지 않았다.

 

서울세관장으로 부임한 지 갓 100일을 넘긴 그는 대한민국 경제 관문의 중심인 서울세관에서 소비재 산업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종의 수출입을 뒷받침하며 ‘기업지원’과 ‘관리’에 중점을 두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

 

그의 리더십은 무역 패러다임 변화, 급변하는 정치 환경, 세관 절차에서의 혁신 필요성 등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한 시점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고석진 서울세관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취임 후의 경험을 되돌아보고 현재의 불확실성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체계적인 지원과,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인 기관으로 거듭날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수출지원 대책 마련,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글로벌 무역 대응방안 뿐만 아니라 서울세관이 마주한 과제들, 그리고 미래를 위한 전략에 대한 그의 솔직한 얘기를 들어봤다.

 

“수출지원합동추진단 통해 원스톱 수출 지원에 최선 다하겠다”

 

고석진 서울세관장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중소 수출입 기업이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이같이 말문을 열었다.

 

고석진 서울세관장은 “2025년은 국민과 함께 국난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터닝 포인트의 해인 만큼,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경제 관문을 지키는 서울본부세관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우리 기업이 흔들림 없이 수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서울세관 수장으로서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그는 “취임 이후 업무 계획을 세우며, 정치적 격변과 미국 대통령 트럼프 당선 등으로 정신없는 일정을 소화하면서 보냈다”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우리 세관은 본연의 업무에만 충실할 수 없는 시기가 됐다”라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수출 경쟁력 강화와 무역 질서 확립만 강조할 수 없는 녹록지 않은 현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 수 있을지 직원들과 늘 소통하며 배우는 자세로 임하면서 현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후 첫 번째 목표로 ‘수출입 기업 지원 강화’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기존부터 운영되고 있는 ‘수출지원합동추진단’을 통해 초보 기업부터 시장 개척기업, 개인 온라인 수출입 업체까지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고석진 서울세관장은 “코트라 등 13개 기관이 ‘수출지원합동추진단’을 통해 지난해 수출 전시회·박람회·설명회 개최 등을 통해 1500개의 기업을 지원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서울세관은 인도·베트남 등 무역 상대국의 FTA 특혜관세 적용 마찰도 주의 깊게 살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서울세관은 수출기업의 FTA 활용 지원을 위해 공익관세사를 위촉하고 기업에 직접 방문하는 ‘찾아가는 상담센터’와 ‘원산지검증 대응지원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수출은 우리 경제의 대들보이자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라면서 “다양한 민관협력 시너지를 창출해 더 많은 기업이 더 넓은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한 단계씩 관세·비관세 무역장벽을 허물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추징·적발 중심에서 정기·예방 점검 중심으로 전환…‘납세협력 프로그램’ 확대

 

“이제는 정기 관세조사가 기업들에게 부담이 아닌, 정기적인 건강검진처럼 여겨야 한다.”

 

고석진 서울세관장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납세 환경을 조성하려면 기업의 성실신고 노력과 세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임을 언급하면서 “세관 하면 기업들이 부담을 갖고 어려워하는데, 기업들이 다양한 관세행정 서비스를 통해 과세가격, 품목분류 오류 등을 미리 파악해 관세 납부에 대한 실수를 점검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 부담을 줄이고 과세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수출입기업 모두 서울세관의 ‘납세협력 프로그램’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석진 서울세관장이 밝힌 서울세관의 납세 협력 프로그램에는 첫째, 세관이 보유한 과세자료 를 정보 분석해 신고오류가 예상되는 납세도움 정보를 기업에 맞춤 제공하고, 이를 활용해 기업 스스로 오류를 점검·치유하는 성실신고 지원제도가 있다.

 

둘째,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업체 공인제도(AEO)를 운영해 AEO기업에게 수시로 위험 정보를 제공하고 맞춤형 컨설팅을 실시해 자발적인 법규 준수 체계 확립을 지원하고 있다.

 

셋째, 특수관계 과세가격 사전심사제(ACVA)를 통해 납세자에게는 경영 안정성과 납세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고 안정적 세수확보 및 조세 마찰 방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는 특히 “서울세관이 문턱을 낮춰 수출입 기업이 이 같은 납세 협력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면서 “기업들, 관세사들이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해 관세 오류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고석진 서울세관장은 이러한 ‘납세협력 프로그램’과 함께 “추징·적발 중심에서 정기·예방점검 중심으로 전환하는 예방적 관세조사를 실시하고, 다만 불성실기업의 고의적 탈루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가상자산 추적 프로그램’ 전문가 양성으로 신종 환치기·불법 환전 차단

 

최근 가상자산을 이용한 신종 환치기와 보이스피싱, 도박 자금의 자금세탁 등 불법 환전이 횡행하고 있는 것도 서울세관이 풀어가야 할 숙제다.

 

고석진 서울세관장은 이를 위해 “‘가상자산 추적 프로그램’ 전문가 양성으로 날로 지능화되고 첨단화되는 무역 경제 범죄를 차단하는 데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금세탁·재산도피 등 불법 외환거래를 단속하기 위해 금융정보분석원(FIU), 국세청 등 유관기관과 공조를 강화하고, 외환전문가를 양성해 외환범죄에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세관은 지난 2023년 자체적으로 구축한 ‘불법외환 모니터링 시스템’과 금감원의 ‘외환 이상거래 정보’를 활용해 지금까지 총 33건, 4조 900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 이용 불법 외환거래를 적발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자금세탁 통로로 활용되는 불법 환전 영업자를 단속하기 위해 지난해 2월 ‘환전 거래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우범성이 높은 환전 영업자를 기획 단속하고 있다.

 

고석진 서울세관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 최대 외국인 카지노 환전 영업소를 외환 검사해 의무 불이행, 환전 장부 허위 제출 등 불법 행위를 적발하는 등 외환 단속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불법거래 모니터링 전담요원’ 활용 국민 안전 위해물품 반입 차단

 

“국제 거래 역량이 부족한 해외직판 초보 수출자를 대상으로 전자상거래 수출 설명회 등을 개최해 컨설팅을 강화하겠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 수출 지원정책과 불법 수입물품의 온라인 유통 단속에 대해서도 그는 입을 열었다.

 

고석진 서울세관장은 “e-커머스 산업은 수출의 새로운 돌파구인 만큼 서울세관은 전자상거래 수출 활성화를 위한 통관물류 지원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면서 “외국으로 전자상거래 물품을 판매하면 수출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수출목록 변환신고’ 제도를 안내하는 등 전자상거래 기업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수출 유관기관,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과 긴밀히 협업해 체감도 높은 컨설팅을 제공하고, B2C 거래 특성에 최적화된 수출 지원과 제도 혁신을 추구해 나가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이를 이용한 무역 범죄 또한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서울세관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온라인 불법거래 모니터링 전담요원’ 제도를 운영, 알리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의 주요 시기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우범 정보를 수집, 분석 해 국민 안전 위해물품의 반입 차단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약범죄 ‘디지털 포렌식 첨단 기술 활용’ 반입 차단 총력

 

고석진 서울세관장은 최근 마약 총기류 등 위해물품의 국내 반입에 대해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점차 지능화·다양화되고 있는 마약범죄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 특히 “디지털 포렌식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마약 반입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서울세관은 현재 국제 마약범죄로부터 우리 사회를 지키기 위해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국정원 등 국내외 기관과 마약류 밀수 혐의 관련 정보 교류에 힘쓰고 있다. 무엇보다 서울세관의 국제이사화물 통관센터(전국 유일의 해외이사화물 전담 통관 부서)는 전국 이사화물의 80% 이상을 처리하고 있어, 우범국·고위험 화물을 검사 대상으로 선별하고 X-ray 검사기, 휴대용 마약 탐지기 등 최신 장비를 활용해 전량검사하고 있다.

 

고석진 서울세관장은 “앞으로도 세관검사 인프라를 개선하고 우범화물 집중검사를 확대하기 위해 2026년 8월 완공을 목표로 이사화물 장치장을 증축하고 여기에 자동 이송설비, 최신 판독시설과 장비 등으로 구성된 스마트 검사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원들은 물론 국민과도 소통 강화… “관세행정과 관세문화 선도할 것”

 

고석진 서울세관장은 “신보호무역 시대에 접어든 지금이 위기를 반전의 기회로 삼을 골든타임이다”라며, 앞으로도 수출입 지원과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최첨단 장비와 AI 신기술을 활용해 관세 행정을 선도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신속히 해결하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조직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할 계획도 밝혔다.

 

“좋은 동료와 함께하는 활력 넘치는 일터를 만들어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겠다”면서 그는 격무부서에 대한 보상체계 마련 등 직원 복지 향상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서울세관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 추진과 국민 모두가 누리는 열린 박물관 운영을 통해 관세행정과 관세문화를 선도해 국민에게 더욱 신뢰받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프로필] 고석진 서울세관장

고석진 서울세관장은 1971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 피츠버그대에서 공공정책 관리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행정고시 40회로 공직에 입문해 관세청에서 정보협력국장, 조사감시국장, 통관 국장, 기획조정관, 부산본부세관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고석진 세관장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BEST 관리자’에 선정돼 명예의 전당 자리에 올랐다. 매년 6급 이하 직원들로 이뤄진 설문조사에서 우수 관리자로 선정되기도한 고 세관장은 부서원의 의견 존중, 합리적인 의사결정으로 조직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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