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6 (금)

  • 맑음동두천 -5.5℃
  • 구름많음강릉 1.1℃
  • 맑음서울 -5.8℃
  • 맑음대전 0.0℃
  • 구름많음대구 3.5℃
  • 구름많음울산 5.1℃
  • 맑음광주 2.7℃
  • 흐림부산 8.0℃
  • 맑음고창 0.5℃
  • 흐림제주 5.0℃
  • 맑음강화 -7.2℃
  • 맑음보은 -1.0℃
  • 맑음금산 0.6℃
  • 구름많음강진군 2.4℃
  • 구름많음경주시 5.1℃
  • 맑음거제 6.8℃
기상청 제공

예규 · 판례

[예규·판례] 대법 "성폭행 미수 그쳐도 피해자 다치면 강간치상죄 가중처벌"

전원합의체 기존 법리 재확인…마용주 없이 '12인 체제' 선고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성폭행 범행이 결과적으로 미수에 그쳤더라도 그 과정에서 피해자를 다치게 했다면 강간치상죄를 적용해 무겁게 처벌한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치상) 등으로 기소된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5년과 6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A씨와 B씨는 2020년 함께 술을 마시던 피해자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먹이고 성폭행하려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두 사람이 피해자를 '일시적인 수면 또는 의식불명의 상태'에 빠지게 함으로써 상해를 입혔다고 보고 일반 범죄보다 무겁게 처벌하는 특수강간치상죄를 적용했다.

 

피고인들은 강간죄가 미수에 그쳤으므로 강간치상죄도 미수에 그친 것으로 보고 형을 감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과 2심 법원은 기존 대법원 판례에 따라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실형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논의한 결과 대법관 12명 중 10인의 찬성으로 기존 판례를 유지하기로 결론 내리고, 피고인들의 상고를 기각했다.

 

강간치상을 가중처벌하는 근거 조항인 성폭력처벌법 8조 1항은 '강간 범행의 기수범 또는 미수범이 다른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할 때' 무겁게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에, 강간죄의 완수 여부에 상관없이 상해가 발생하면 강간치상죄가 성립한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대법관들은 "결과적 가중범(범행으로 중한 결과가 발생했을 때 형이 가중되는 범죄)을 가중처벌하는 근거는 기본 범죄에 내재된 전형적 위험이 현실화됐다는 점에 있다"며 "실행행위를 완료하지 않았더라도 이로 인해 형이 무거워지는 요인이 되는 결과가 생겼다면 이를 결과적 가중범의 기수범으로 처벌하는 것이 책임원칙에 부합하는 당연한 결론"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권영준·서경환 대법관은 성폭행이 미수에 그친 경우 강간치상죄도 미수로 보아 형량을 감경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타당하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별도의 입법 없이 현행법 해석론만으로는 특수강간치상죄의 미수범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밝힌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본래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13인의 대법관(대법원장 포함)으로 구성되지만 이날 대법원은 12인의 대법관만으로 판결을 선고했다.

 

지난해 12월 27일 김상환 대법관이 퇴임하고 마용주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했으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임명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는 지난해 12월 19일 이후 3개월 만이다.
 

<유튜브 바로가기>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