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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 · 판례

[예규·판례]의료법인인데… 법인형 사무장 병원이라고?

 

 

 

(조세금융신문=임화선 변호사) 부자(父子) 지간인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의료인이 아님에도 의료법인을 설립하여 순차로 이사장이 되어 의료기관인 M요양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개설·운영하였고(의료법 위반), 의료법을 위반하여 의료행위를 한 경우에는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 등을 청구할 수 없음에도 위와 같이 개설한 이 사건 병원을 통해 환자를 진료하고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92회에 걸쳐 요양급여비 명목으로 22,449,865,430원 상당을 지급받고, 같은 기간 동안 피해자 부산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지급 권한을 위탁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93회에 걸쳐 의료급여비 명목으로 3,084,549,480원 상당을 지급받아 편취하였다[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

 

그리고 1심 법원은 비의료인이 의료법인의 임원으로 취임하여 의료기관의 개설과 운영을 주도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의료법인의 설립이 관련 법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에 부합하고, 이사회 등을 통한 의사결정 과정이 적합하였으며, 재정 상태가 건전하다는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병원은 이른바 ‘사무장 병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전부 무죄를 선고하였다.

 

하지만 항소심(부산고등법원 2020. 8. 19. 선고 2019노415 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의료법 위반 등의 공소사실을 전부 유죄로 인정하였다.

 

[사무장 병원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법리]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서 의료인이나 의료법인 기타 비영리법인 등이 아닌 자의 의료기관 개설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의료기관 개설 자격을 의료 전문성을 가진 의료인이나 공적인 성격을 가진 자로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건전한 의료 질서를 확립하고, 영리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국민 건강상의 위험을 미리 방지하고자 하는 데에 있다.

 

위 의료법 조항이 금지하는 의료기관 개설 행위는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관리, 개설 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운영 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4. 9. 25. 선고 2014도7217 판결 등 참조).

 

의료인의 자격이 없는 일반인(비의료인)이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여 시설을 갖추고 유자격 의료인을 고용하여 그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 신고를 한 행위는 형식적으로만 적법한 의료기관의 개설로 가장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한 것으로서 의료법 제33조 제2항 본문에 위반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법인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 신고가 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2도14360 판결 참조).

 

[비의료인인 피고인들이 이 사건 의료법인의 명의로 의료법이 금지하는 의료기관 개설·운영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비의료인이 의료법인을 설립하여 의료법인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한 행위가 형식적으로만 적법한 의료기관 개설을 가장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비의료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비의료인에 대한 의료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이용된 경우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의료법인의 설립과 의료기관의 개설 과정,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는 등 법률이나 정관에 규정된 의사결정 절차를 밟지 않고 전적으로 비의료인에 의하여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등으로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을 자기 마음대로 운용할 수 있는 지배적 지위에 있었는지, 법인이 실질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재산이 없거나 비의료인의 담보물권 설정 등으로 법인의 자본이 부실해졌는지, 의료기관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였는지, 비의료인이 의료법인에 대한 투자의 대가로서 그 수익을 분배받았는지, 비의료인과 의료법인 사이에 재산과 업무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혼용되었는지, 의료기관의 규모 및 직원의 수는 어떠한지 등의 제반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들은 병원 설립 직후부터 의료법인의 운영을 주도하고, 임원진 역시 피고인들의 지인들로 구성해 형식적인 이사회만 운영했다. 또한 병원 수익을 급여, 법인카드, 고급 차량 리스 등으로 개인적으로 사용했으며, 가족들도 특별한 업무 없이 급여를 수령해 갔다.

 

피고인들은 병원 운영 수익을 통해 개인 재산을 증식하고, 의료법인을 개인기업처럼 운영하였다. 이러한 사실 등을 종합하여 항소심 법원은 법인형 사무장 병원의 실질을 갖춘 곳으로 판단하고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결론]

 

의료법은 의료법인의 명의가 형식적 외관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 비의료인이 운영을 주도한 경우 이를 불법으로 간주한다. 이 사건 또한 실질적으로 비의료인이 운영을 주도했는지를 따져 죄의 유무를 판단하였는데, 결국 의료법인의 설립과 운영의 투명성 유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비의료인이 병원 경영에 관여하고자 할 때는 법적 리스트를 철저히 검토하고 의료법을 준수하는 등 사전적·예방적 조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며, 법인형 사무장 병원이라는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합법적인 경영 구조를 설계하여야 할 것이다.

 

[프로필] 임화선 변호사

•법무법인(유)동인 구성원 변호사

•한국연구재단 고문변호사

•중부지방국세청 고문변호사

•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사법연수원 3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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