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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0 (금)


[예규·판례] 비스포크 등 냉장고 패널…‘유리 vs 부품’ 0% 관세 논란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맞춤형 냉장고 도어 전면에 부착되는 ‘강화유리 패널’을 두고 수입업체와 세관이 분쟁을 벌였다.

 

쟁점이 된 물품은 2019년 4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수입된 맞춤형 냉장고 도어용 강화유리 패널이다. 업체는 최초 수입 시 이를 ‘두께 8mm 이하의 강화 안전유리’(HSK 7007.19-1000호)로 신고해 한·중 FTA 협정관세율 5.6%를 적용받았다. 당시 세관도 이를 그대로 수리했다.

 

이후 업체는 해당 패널이 사실상 가정형 냉장고의 부분품이므로 ‘냉장고 부분품’(HSK 8418.99-1000호)으로 분류해야 한다며 2024년 세관에 경정청구를 냈다. 부분품으로 인정될 경우 협정관세율 0%를 적용받아 이미 납부한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관은 이를 거부했고, 업체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해 처분의 적법성을 다투게 됐다.

 

◆ 맞춤형 냉장고 패널, 품목분류 쟁점은?

 

이번 사건의 핵심은 수입된 유리 패널을 ‘냉장고의 부분품’(제8418호)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본질적인 특성을 가진 ‘강화 안전유리’(제7007호)로 볼 것인지다.

 

냉장고 부분품으로 인정받으면 한·중 FTA에 따라 관세율 0%를 적용받아 세금 부담을 대폭 낮출 수 있다. 반면, 일반적인 강화 안전유리로 분류되면 기존대로 5.6%의 관세율이 유지된다.

 

관세율표 분류에서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수입신고 당시의 상태’다. 즉, 이 패널이 수입될 시점에 이미 특정 기기의 부품으로서의 완벽한 형상과 구조를 갖추고 있었는지가 판단의 핵심이다.

 

◆ 업체 “본질은 ‘컬러’…냉장고 없이는 쓸 수 없는 필수 부품”

 

업체는 쟁점 물품이 단순한 유리가 아니라, 맞춤형 고급 냉장고의 디자인과 스타일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이라고 주장했다.

 

업체 측은 “제품 개발 단계부터 강화 안전이 목적이 아니라, 소비자가 선호하는 고품질의 컬러를 구현하는 데 본질적인 특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추가 가공비를 기준으로 열강화 가공비(10%)보다 도료 인쇄 및 에칭 등 컬러 구현을 위한 가공비 비중(50%)이 훨씬 높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이 패널은 냉장고 도어에 쉽게 결합하고 교체할 수 있도록 특별한 결합 방법과 제조 특허가 적용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 이 패널을 다른 용도의 일반 강화유리로 쓸 이유가 전혀 없으므로, 오직 해당 냉장고에만 전용되는 ‘필수불가결한 부분품’으로 봐야 한다는 논리다.

 

◆ 세관 “수입 당시엔 결합 장치 없는 ‘평판형 유리’…추가 가공 필요”

 

반면 세관은 물품의 주관적인 수입 의도보다는 ‘수입신고 당시의 객관적 형태’를 기준으로 품목을 분류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세관에 따르면 쟁점 물품은 수입 당시 냉장고에 고정하기 위한 장치나 완충재 같은 기계적 부품이 전혀 부착되지 않은 직사각형 형태의 평판형 강화 안전유리 단독으로 제시됐다. 즉, 수입 통관 이후 국내에서 테두리 커버와 픽서 등을 부착하는 추가 공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냉장고 도어에 장착할 수 있는 상태였다는 것이다.

 

세관은 업체가 강조한 표면 에칭(식각), 폴리싱, 도료 인쇄, AF(지문방지) 코팅 등의 공정에 대해서도 “제70류 유리 제품류에서 허용하는 일반적인 가공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러 부수적인 공정이 추가되었다 하더라도 최종 제조된 결과물은 여전히 ‘강화 안전유리’이며, 코팅 등의 처리만으로 냉장고 부분품으로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 조세심판원 “전도성 등 부가 기능 없는 강화유리…세관 처분 적법”

 

조세심판원은 심리 결과 세관의 품목분류 결정이 옳다고 판단하고 업체의 심판청구를 기각했다.

 

심판원은 결정문에서 수입신고 당시 쟁점 물품이 다른 기기에 부착되지 않은 채 평판형 강화유리 상태로 제시된 점에 주목했다. 수입 이후 테두리 커버나 픽서를 부착하는 등 추가 가공을 거쳐야만 냉장고 도어에 사용할 수 있으므로 수입 시점에서는 기계 부분품의 형상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심판원은 “쟁점 물품에 전도성이 있는 도료가 인쇄되었다거나 전기적 특성 등 유리의 본질을 뛰어넘는 다른 기능이 포함됐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과거 WCO(세계관세기구) 결정 등에서 전기전도성 잉크가 인쇄되어 전기적 기능이 추가된 경우 기기의 부분품으로 인정한 사례가 있으나, 이 물품은 전기전도성이나 다른 전기적 기능이 없는 코팅 및 인쇄 수준에 불과해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심판원은 쟁점 물품에 수행된 도료 인쇄나 코팅 등의 공정이 제7007호 강화 안전유리의 가공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세관이 0% 관세율 적용(경정청구)을 거부한 처분은 정당하다고 최종 결정했다.

 

[참고 심판례: 인천세관-조심-202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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