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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이슈체크] 영남권 출신 농협중앙회장 등장…인사태풍 불어닥칠까

차기 CEO 숏 리스트 선정 직전 NH투자증권 대표 용퇴
현 회장 당선 직후 은행, 농협생명, 농협손보 수장 사표 수리 전례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당선인의 임기가 오는 11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농협금융지주에 인사 태풍이 불지에 대한 업계 관심이 높다. 농협금융의 각 계열사 CEO 거취에 이목이 집중된다.

 

그중 NH투자증권의 경우 차기 CEO 숏 리스트 발표를 앞두고 정영채 대표가 연임을 포기한 상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당선인이 오는 11일 취임한다. 당초 강 당선인은 이달 21일 정기총회 이후 임기가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27일 이성희 현 회장이 임기를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중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오는 6일 퇴임식 일정이 잡혔고, 강 당선인 취임 일정도 앞당겨졌다.

 

4년 단임제인 농협중앙회장직은 비상근 명예직이나, 전국 206만명의 농협 조합원을 대표해 ‘농민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농협은 물론 경제‧금융지주 양대 계열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현재 업계에선 농협금융 계열사 수장들이 대부분 임기 초반이므로 큰 물갈이 인사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과거 전례를 살펴볼 때 새 중앙회장 취임 후 잔여 임기가 많이 남았어도 일괄 사표를 받아 수리한 경우가 많았으므로 핵심 계열사 수장의 교체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을 것이란 분석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성희 현 회장은 취임 한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당시 이대훈 농협은행장,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 최창수 농협손보 대표 등으로부터 사표를 제출받은 바 있다.

 

게다가 강 당선인이 8년 만에 나온 영남권 출신 중앙회장이라는 점 역시 변수다. 강 당선인은 일부 지역 인사 편중을 지양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지만, 2016년 경기 출신 회장 이후 농협 안팎 인사가 경기권에 집중될 수 없던 점을 감안하면 인사 과정에서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 은행‧생명‧손보에 쏠린 눈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당초 업계에선 NH투자증권 CEO의 경우 전문성이 요구되는 증권업 특성상 농협 출신이 아닌 증권사 출신이 맡아왔으므로, 중앙회장 교체로 인한 영향이 적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었다.

 

하지만 정영채 현 대표가 연임 포기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 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주총 때까지 역할을 하고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한동안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제 스스로를 정리할 적기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1차 롱리스트를 추렸고 정 대표 역시 롱리스트에 올랐다. 그러다 숏리스트 선정 직전에 정 대표가 연임을 포기했다. 정 대표가 용퇴를 선언하면서 현재 농협 안팎에서는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이 신임 NH투자증권 대표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이성희 현 회장 취임 당시와 같이 강 회장이 이석용 농협은행장,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 서국동 NH농협손보 대표 등으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 대표의 경우 농협중앙회 비서실장과 농협중앙회 상호금융기획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인물로 임기가 많이 남았다.

 

이석준 현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거취에 대한 변수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이성희 현 중앙회장 체제 중 취임했어도 농협금융이 금융지주회사 법 규제를 받고 있는 만큼 중앙회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더라도 대놓고 중앙회장이 입김을 행사하긴 어렵다는 시각이다. 게다가 이 회장이 부산 출신의 영남권 인사라는 점에서도 자리를 보전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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