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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관세청, '미대본 전격 출범'…관세 전쟁 서막, 한국 생존 전략은?

미 상호관세 코앞…우회수출·기술유출·통관혼선 선제 차단 나서
관세청 관계자, "부처별로 칸막이 없애고 기민하게 대응 할 것"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글로벌 통상 환경이 다시 격랑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전 행정부가 추진했던 상호관세 정책이 부활 조짐을 보이면서, 각국은 자국 산업 보호에 분주하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관세청은 28일 오는 4월 2일로 예상되는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관세청 차원의 ‘미국 대응 특별대응본부(미대본)’를 출범하며 본격적인 대응 체제를 가동했다.

 

표면적으로는 TF 형태지만, 실상은 관세청이 보유한 모든 행정역량을 집중하는 총력 체계다. 산업계가 마주할 가능성이 높은 혼선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단속, 점검, 지원까지 관세 행정 전 라인을 동원한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번 TF조직은 이명구 관세청 차장을 중심으로 한 별도의 조직으로 추후 기업들이 직면하게 될 문제에 있어서 부처별로 칸막이를 없애고 기민하게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단순 대응 넘어, 정보·정책·수사 총망라한 대응
관세청은 이번 조치가 단순히 관세율 인상에 대한 맞대응이 아니라, 정책, 정보, 수사 기능을 결합한 통합 대응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미대본은 ▲무역안보특별조사단(특조단) ▲위험점검단(점검단) ▲기업지원단(지원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 우회수출 단속, 사전 리스크 점검, 대외 정보 공유와 기업 지원을 담당한다.

 

특조단은 미국 고관세 조치를 회피하려는 원산지 세탁, 우회수출, 기술유출 시도를 집중 단속할 예정이다.

 

특히 철강, 태양광, 배터리 소재 등 미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핵심 전략 품목에 대한 수사와 정보 분석이 강화된다.

 

점검단은 수출입 기업의 FTA 특혜 원산지 관리 체계와 원산지 표시 적정성, 수입 철강재 유통이력 등을 선제적으로 점검해 위반 가능성을 줄인다.

 

지원단은 해외 관세관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의 실무지침 및 정책 변화를 파악하고, 설명회를 통해 기업들에게 신속히 전달할 예정이다. 필요 시 1:1 컨설팅도 제공한다.

 

관세청 관계자는 "기존에 분산돼 있던 단속, 심사, 대외협력 기능을 미대본을 통해 일원화했다"며 "청장 직속의 컨트롤타워를 통해 실시간 의사결정과 협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트럼프의 2일 상호관세에 발효시점에 맞춰서 모든 기업 지원 정책을 세워 발표할 예정이다"라면서 "CBP와 얘기해 실무 지침을 받아 업계에 전달하거나, 설명회를 통해 품목분류와 원산지 정보에 관한 정보를 신속히 전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에는 다르다…'미국 통상정책의 판 흔들리나'
전문가들은 이번 미대본의 출범을 단순한 위기 대응으로만 보지 않는다. 미국발 통상 질서 변화의 신호탄이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정책적 전환의 분수령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상호관세 정책은 과거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대표 수단이었다. 미국과 무역 흑자를 내는 국가에 동일 수준의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수입을 줄이고 자국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논리다.

특히 철강, 알루미늄, 태양광 등 지정 산업군에 대해 국가별로 다른 세율을 부과하는 차등관세 방식이 재도입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제는 이로 인해 한국이 '조용한 피해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겉보기에는 한국이 주요 타깃이 아닐 수 있으나, 미국과 경쟁하는 제3국이 제재를 피하려고 한국을 우회 경로로 활용할 경우, 한국 기업은 부당하게 연루될 수 있다.

 

즉, 우회수출의 허브로 오인돼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과거 철강 수출 과정에서 중국산 제품이 한국산으로 둔갑해 수출된 사례가 있었고, 미국 세관(CBP)은 이를 바탕으로 한국산 원산지에 대한 감시 수위를 높였던 전례가 있다.

 

관세청의 전면 대응…그러나 법제화 한계는 여전
관세청은 이번 미대본을 통해 이러한 가능성에 대한 선제적 차단을 꾀하고 있지만, 제도적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첫째, TF 체계의 비상조직이라는 한계가 있다. 현재 미대본은 정규 조직이 아닌 비상 운영 TF이며, 인력도 기존 부서에서 파견된 형태다. 실제 조사나 정보공유 과정에서 지휘체계가 단일하지 않으면 실무 충돌이 생길 수 있다.

 

둘째, 기업 지원체계의 체감도가 낮을 수 있다. 현재 관세청은 일원화된 컨택포인트를 마련해 기업 민원에 대응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미국 정책 발표 직후 다양한 업종, 품목별 질문이 동시에 몰릴 경우 대응력이 분산될 우려가 있다. 설명회나 핫라인이 단일화되지 않으면, 중소 수출기업은 오히려 혼선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셋째, 법적 강제력의 부재도 문제다. 관세청이 미국 CBP와 실무지침을 조율하거나 정보를 공유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비공식 루트에 가까운 협의다. 미국이 자의적으로 통관제재나 사후검증을 강화하면, 한국 정부가 실질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은 제한적이다.

 

'기업도 자체적인 준비태세 갖춰야'
전문가들은 4월 2일 미국의 관세정책 발표 이후 1~2개월이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금이야말로 기업들이 원산지 관리체계를 정비하고, 통관 리스크 점검과 FTA 혜택 적정성 검토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한 통상 전문가는 “미국이 자국 중심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흐름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관세청의 미대본 출범은 단기 대응이자 장기 포석으로 봐야 하며, 기업들도 통관, 원산지, 가격정책을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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