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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2 (목)


관세청이 외환시장에 칼 빼든 이유를 살펴보니...

수출입-외환거래액 편차 5년 내 최대치
고환율 틈탄 ‘국부 유출’ 차단 총력
가상자산 환치기·허위 상계 등 수법 지능화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관세청이 불법 무역 및 외환거래를 뿌리 뽑기 위한 고강도 특별단속에 전격 착수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비위를 적발하는 수준을 넘어, 국가 경제의 근간인 외환 수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관세청의 의지로 풀이된다.

 

◇ 무역액과 외환거래액의 ‘수상한 격차’ 2,900억 달러
관세청이 이번 단속을 결정하게 된 결정적 배경에는 역대급으로 벌어진 ‘무역-외환 거래 편차’에 있다. 관세청 분석 결과, 올해 외국환은행을 통해 지급·수령된 무역대금과 세관에 신고된 수출입 금액 사이에는 약 2,900억 달러(약 427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격차가 발생했다.

 

이는 최근 5년 중 최대 규모다. 물론 결제 시점의 차이 등으로 자연스러운 편차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현재의 수치는 정상적인 외화 순환이 심각하게 저해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 관세청의 판단이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의 GDP 대비 수출입 비중이 90.9%(2024년 기준)에 달하는 만큼, 이러한 불투명한 외환 흐름은 국가 신인도와 직결되는 위험 요소라는 것. 

 

이에 관세청은 우선, 수출 대금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해외에 장기 방치하거나, 허위 신고를 통해 회수를 회피하는 ‘무역대금 불법 미회수’ 행위에 대해 조사를 강화한다.

 

 

최근 사례를 살펴보면, 한 피의업체는 1,180만 달러 상당의 외상매출금 등 채권을 동일한 액수의 가공된 채무와 상계한 것으로 꾸며 해외에 은닉한 수법을 사용한 바 있다.

 

현행 외국환거래규정에 따르면 10만 달러를 초과하는 수입대금을 선적 전 1년을 초과해 지급할 경우 신고 의무가 있으나, 이를 회피하는 사례도 주요 점검 대상이다.


또한 가상자산 등 대체수단을 악용한 ‘변칙적 무역결제’도 들여다본다. 달러 대신 가상자산이나 환치기를 이용해 대금을 주고받아 국내 달러 유동성 확대를 저해하는 행위다.

 

실제로 구리스크랩 수출 가격을 저가로 조작해 수출한 뒤, 발생한 차액 약 1,800억 원을 불법 환전소를 통해 가상자산(환치기)으로 수령해 편취한 업체가 포착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수입 가격을 부풀려 외화를 유출하거나, 해외 투자금을 허위로 높게 신고해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외화자산 해외도피’ 방식도 집중 점검한다.

 

해외 투자 시 실제 인수 금액보다 높게 계약서를 꾸며 송금한 뒤, 해당 금액을 현지법인에서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해 빼돌리는 식이다. 최근 4,750만 달러 규모의 해외직접투자금을 고가로 조작해 송금한 사례가 대표적인 조사 대상이다.

 

◇ "외환조사 역량 총동원"...35개사 우선 검사
관세청은 이미 정보 분석을 통해 수출 대금 과소 영수가 의심되는 35개 업체를 1차 검사 대상으로 선별했다. 이들 업체에 대한 현장 검사를 시작으로 이상 거래가 확인된 기업에 대해 조사 범위를 전방위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고환율 상황을 악용해 부당 이익을 취하는 불법·변칙 무역행위에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며 "건전하고 안정적인 외환시장 조성을 위해 관세청의 모든 외환조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관세청은 정당한 무역 활동을 하는 선량한 기업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명백한 혐의가 확인된 경우에만 수사에 착수하고, 불분명한 사안은 신속히 종결하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병행 가동할 방침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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