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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단독] 박민규 의원 “좀비 주류도매 면허 정리하고, 이원화된 도매업 통합해야”

매출 1억도 못 버는 도매·수입업체 절반…25년 묵은 주류 면허 체계 한계 노출
국세청 관리 사각지대 속 ‘휴면 면허’ 방치…양극화 해소 위한 전면 개편 촉구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국내 주류 유통시장의 극심한 양극화가 25년간 방치된 주류 면허 제도의 구조적 실패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실질적인 영업 활동이 없는 도매·수입업체들이 대거 ‘좀비 면허’ 상태로 존속하고 있음에도, 주무 부처인 국세청이 실태 점검과 면허 정비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다는 비판이다.

 

박민규 의원(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은 “매출이 사실상 없는 주류도매 면허를 정리하고, 종합주류도매업과 수입주류전문도매업으로 이원화된 도매 면허 체계를 통합해야 한다”며 국세청의 책임 있는 행정 조치를 촉구했다.

 

박민규 의원실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24년 귀속 주류도매업 면허 실태' 자료에 따르면, 다수 주류 도매·수입업체가 연 매출 1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로 시장에 잔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준을 사실상 휴·폐업 상태로 분류한다.

 

 

◇ 특정주류·수입업 절반 이상 ‘연매출 1억 미만’
2024년 기준 특정주류도매업체의 54.5%(943곳), 주류수입업체의 56.3%(866곳)가 연 매출 1억원 미만으로 집계됐다. 전년도인 2023년에도 각각 52.3%, 57.5%로 절반을 넘겼으며, 1년 사이 오히려 영세 업체 비중이 확대됐다.

 

이는 단기적인 경기 둔화라기보다, 면허는 유지되지만 퇴출은 이뤄지지 않는 구조적 고착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매출이 거의 없는 업체들이 시장에 남아 있으면서, 통계상 사업자 수만 부풀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매업이지만 실상은 양극화”…업종별 명암 뚜렷
업종별 매출 구조를 보면 격차는 더욱 분명하다.

종합주류도매업은 2024년 기준 전체 1,100곳 중 연 매출 100억원 이상 업체가 12.4%(136곳)에 불과한 반면, 100억원 미만 업체가 80.5%를 차지했다. 중간 규모층은 극히 얇고, 소수 대형사와 다수 중·소업체로 이원화된 구조다.

 

수입주류전문도매업은 전체 86곳 중 연 매출 1억원 미만 비중이 12.8%로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지만, 이는 과거 제도 유산으로 소수 면허만 존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진입이 막힌 상태에서 종합주류도매업과 경쟁해야 하는 구조적 열위에 놓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국내주류중개업은 정반대 양상을 보인다. 2024년 기준 연 매출 100억원 이상 업체 비중이 57.9%에 달해, 초대형 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돼 있다. 같은 ‘주류 유통’ 범주 안에서도 업종별로 전혀 다른 시장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1999년 면허 통합 이후 “정비는 없었다”

현행 주류 면허 체계는 1999년 국세청이 유통 효율화와 규제 완화를 명분으로 기존 12종이던 주류 판매업 면허를 6종으로 통폐합하면서 마련됐다. 당시 탁주·약주·민속주 도매업은 ‘특정주류도매업’으로, 수입 관련 면허는 ‘주류수출입업’으로 정리됐다.

 

그러나 이후 시장 변화에 맞춘 추가적인 제도 정비는 사실상 중단됐다. 특히 1980년대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맞춰 도입됐다가 폐지된 ‘수입주류전문도매업’ 면허는, 부칙에 따라 기존 면허권자만 예외적으로 존속되며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종합주류도매업과 수입주류전문도매업 간 불공정 경쟁 구조가 고착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국산 술 끼워팔기 vs 제도 사각지대

종합주류도매업자는 국산 주류와 수입 주류를 모두 취급할 수 있지만, 수입주류전문도매업자는 국산 주류 판매가 제한된다. 이 구조에서 종합주류도매업체가 국산 주류 납품권을 활용해 수입 주류를 저가로 공급하는 이른바 ‘끼워팔기’가 가능해지고, 수입주류 전문 업체는 가격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럼에도 국세청은 면허 실태 점검, 휴면 면허 정리, 업종 간 형평성 검토 등에서 뚜렷한 정책적 대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박민규 의원 “부실 면허 정비·면허 통합 검토해야”

박민규 의원은 “주류도매업은 국세청 면허 관리가 핵심인 업종임에도, 제출된 매출 자료를 보면 사실상 휴·폐업 상태인 업체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단순한 시장 문제가 아니라 면허 관리 행정의 소홀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세청은 전수 실태 조사를 통해 부실·휴면 도매업 면허 현황을 파악하고 체계적인 정비에 나서야 한다”라며 “아울러 25년 전 제도에 묶여 있는 종합주류도매업과 수입주류전문도매업 간 이원화된 면허 체계를 통합해, 모든 사업자가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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