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20일 어도어 사내이사에서도 사임하며 하이브와의 인연을 끝냈다. 다만, 민희진 전 대표는 하이브와의 법적 다툼은 이어갈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날 민희진 전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저는 오늘 어도어 사내이사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또 “하이브와 체결한 주주간 계약을 해지하고 하이브에 주주간 계약 위반사항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물으려 한다”며 “더불어 하이브와 그 관련자들의 수많은 불법에 대해 필요한 법적 조치를 하나하나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4월 하이브의 불법 감사로 시작해 7개월여간 지속된 지옥 같은 하이브와의 분쟁 속에서도 저는 지금까지 주주간 계약을 지키고 어도어를 4월 이전과 같이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며 “그러나 하이브는 지금까지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변할 기미도 전혀 없기에 더 이상의 노력은 시간 낭비라는 판단 하에 결단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민희진 전 대표는 하이브측이 그간 행위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하이브는 최근까지도 산하 레이블들을 이용해 막무가내 소송과 트집 잡기, 공정하지 못한 언론플레이를 통해 저를 소위 묻으려 하면서도 동시에 엄청난 호의라도 베푸는 듯 독소조항으로 가득한 프로듀싱 업무위임계약서를 들이미는 위선적이고 모순된 행동을 지속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업무위임계약의 요체라고 할 수 있는 R&R 협의를 하자고 하면서도 협의 전 포렌식 동의 등 이해할 수 없는 요구사항들이 포함된 비밀유지약정을 운운하며 대면 미팅만을 강요하고 R&R 문서는 제공하지 못하겠다는 이해 불가한 주장을 거듭했다”면서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해임했음에도 언론에는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프로듀싱 업무를 맡기로 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자들이 남에게는 ‘비밀유지’를 강요하는 비양심은 이제 놀랍지도 않다. 하이브가 2024년도에 벌인 만행은 케이팝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사안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그는 “이 희대의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근 반년 동안 지치지 않고 응원과 지지를 보내 주신 버니즈를 비롯한 많은 분들께 온 마음을 다해 감사함을 전한다”며 “제가 향후 펼쳐나갈 새로운 케이팝 여정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련한 마음으로 누군가들에게 말씀을 전하며 글을 맺는다. ‘한 사람의 악의에 의한 행동이 업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정말 나빴다’”며 마지막 메시지를 전했다.
하이브는 지난 8월 27일 민희진 전 대표를 어도어 대표직에서 해임한 뒤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30일 어도어 이사회는 민희진 전 대표가 제기한 대표직 선임(복귀) 안건을 부결시켰다.
이에 이달 초 민희진 전 대표는 보유 중인 어도어 주식에 대한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하이브에 통보했다.
민희진 전 대표가 맺은 주주 간 계약에 따르면 그는 풋옵션 행사시 어도어의 직전 2개연도 평균 영업이익에 13배를 곱한 값에서 본인이 보유한 어도어 지분율의 75% 수준 금액을 하이브로부터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민희진 전 대표가 풋옵션 행사 후 실제로 하이브로부터 풋옵션 행사금액을 받기까지는 법정 분쟁을 거쳐야 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지난 7월 하이브는 민희진 전 대표를 상대로 신뢰 훼손 등을 이유로 풋옵션의 근거로 작용하는 주주 간 계약 해지를 통보한 바 있다. 당시 민희진 전 대표는 주주 간 계약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하이브의 계약 해지를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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