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도 계절성 우울증을 겪을까?

2024.12.19 16:30:28

- 햇볕이 드는 시간이 짧아질수록 느껴지는 무기력함, 우울감

 

(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반려동물도 계절성 우울증을 겪을까? 수의사에게 ‘직접’ 물어봤어요!

 

계절성 우울증(SAD, Seasonal Affective Disorder)은 햇볕이 드는 시간이 짧아질수록 느껴지는 무기력함, 우울감을 뜻한다.

 

함께 사는 반려묘에게 비슷한 증상이 엿보여 걱정하는 보호자도 많다.

 

겨울이 되며 평소보다 식사량이 줄고, 잠을 많이 자는 등의 생활 패턴 변화가 감지되는 탓이다.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마땅한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반려묘 보호자를 위해 김준 동물행동치료 수의사에게 행동 변화의 원인과 대책을 물어봤다.

 

Q. 고양이가 겨울철에 유독 무기력한 이유가 있나?

 

고양이의 행동 변화는 사람의 SAD처럼 일조량에 따라 감정을 조절하는 호르몬 멜라토닌, 세로토닌의 분비가 달라질 것이라는 이론적인 추론 외에 아직 과학적인 근거가 뚜렷하게 있지 않다.

 

일조량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에너지를 저장하고 지방을 보존하기 위해 활동량을 줄인다.

 

이러한 변화가 우울증과 유사해 보일 수 있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Q. 고양이가 겨울철 주로 보이는 행동 변화는 어떤 것들이 있나?

 

활동량이 줄어드는 것이 대표적이다.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빈도가 감소하고 햇빛이 드는 자리나 이불 속 등 따뜻한 장소에만 머물려고 한다.

 

이른 아침밥을 달라고 보호자를 깨우던 아이가 늦잠을 자는 식의 변화를 보일 수도 있다. 보호자와 상호작용이 줄어들기도 한다.

 

보호자가 집에 오면 반겨주던 고양이가 움직이지 않으니 건강 문제를 의심하고 검진을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

 

활동성이 지나치게 줄면 화장실을 찾는 빈도도 줄어든다.

 

이때 많은 보호자들이 비뇨기계 질환을 걱정하며 내원한다. 실제로 움직임이 줄면서 수분 섭취도 감소해 방광 내 부유물이 증가하는 등 비뇨기 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식욕의 변화도 한 가지 특징이다.

 

체온 유지로 많은 에너지가 쓰이면서 식욕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

 

반대로 관절염이나 천식 같은 지병이 있을 경우 겨울철 컨디션 저하로 인해 식욕이 감소하기도 한다.

 

Q. 고양이의 심리 안정을 위해선 어떤 점을 신경 써야 할까?

 

고양이는 추운 환경에 익숙하지 않다.

 

따뜻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고 침대를 창문 근처로 옮겨 햇빛을 자주 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좋다.

 

만약 실내 일조량이 적다면 원래 고양이가 좋아하는 장소를 따뜻하게 데우는 온열기구를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단, 전기장판에 고양이 피부가 직접적으로 닿으면 저온화상이 유발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식사량이 많이 줄었다면 먹이 퍼즐 등을 활용해 식사 시간을 흥미롭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물 마시는 양이 적을 땐 습식 사료나 맛있는 간식으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게 유도한다.

 

줄어든 운동량을 보충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혼자 노는 장난감도 좋지만 포근한 보호자의 품도 좋아하기 때문에 함께하는 시간을 더 마련한다.

 

새로운 장난감을 소개하는 것도 무력해지기 쉬운 겨울철을 즐겁게 만드는 방법이다.

 

Q. 증상이 심할 땐 항우울제를 처방받아야 할까?

 

특정 행동이 영양적·행동적 복지를 저해하는 수준으로 반복될 땐 단순 계절 변화에 의한 우울감이 아닌 질병일 수 있어 병원을 찾아 수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이보다 증상이 덜하고 행동 변화를 보인 기간이 짧을 땐 일상적인 관리법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최근 고양이 영양제 시장엔 고양이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를 담은 제품들도 출시돼 있다.

 

주요 기능성 성분으로는 L-테아닌, L-트립토판, 락티움(알파에스1카제인, αS1-casein)이 있다. L­트립토판은 ‘행복 호르몬’이라 알려진 멜라토닌의 전구물질이고, L­테아닌은 긴장·불안 완화에 도움을 준다.

 

스트레스와 불안이 극심한 반려동물 28마리에게 8주간 락티움 포함 식단을 급여한 결과,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분비량이 줄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밖에 불안함과 초조함을 낮추는 발레리안추출분말, GABA 수용체를 늘려 진정 효과를 더한 시계꽃 추출분말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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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현 기자 skh9009@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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