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금이 인기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간편 금 투자의 수단인 금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상장된 금 ETF 10종의 순자산 합계는 4일 종가 기준 227억7천만원으로, 작년 말 동종 펀드의 총 순자산액(87억7천만원)과 비교할 때 9개월 만에 약 2.6배로 불어났다.
규모가 가장 큰 상품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 ETF로, 순자산이 149억1천만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골드선물(H)'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금현물'이 각각 28억5천만원과 20억7천만원으로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최근 한 달 수익률은 ACE KRX금현물 상품이 6.11%였고, KODEX 골드선물이 5.58%, TIGER KRX금현물 6.01%로 나타났다.
나머지 상품들도 금의 가격을 거꾸로 추종하는 '인버스' ETF 1종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 달 수익률이 5%대 이상이었고, 이중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는 11.43%를 기록했다.
금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통상 분쟁, 지정학적 위기 등 요인이 겹치면서 인기가 계속 오르고 있다.
금은 보관·운송 비용이 커도 가치 보존 수단으로서의 신뢰성이 강해 통상 기존 체제에 대한 우려가 늘면 몸값이 뛴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의 금리 인하 전망과 달러화 및 국채 가치의 하락 불안감이 증폭하면서 국제 금값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은 3일 사상 처음 트로이온스(Troy Ounce·약 31.1g)당 3천600달러(약 500만원)를 돌파했고, 골드만삭스는 금값이 5천달러(약 700만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치를 지난 5일 내놨다.
금 ETF는 상장 펀드라는 특성 덕분에 주식을 사는 것처럼 '클릭' 몇 번으로 금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금 ETF 거래엔 주의가 필요하다.
금 ETF는 크게는 현물형과 선물형으로 나뉜다. 이중 선물형 금 ETF는 파생금융 상품인 금 선물(future)에 투자하는 것이 골자로, 통상 수익률이 현물형보다 높지만, 작동 메커니즘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단점이다. 현물형 ETF도 투자 대상이 국내 금 시장인지, 글로벌 시장인지에 따라 특성이 달라진다.
금투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금 현물에 투자하는 상품은 우리가 주변에서 접하는 금 시세를 바로 반영하고 불필요한 비용 발생 여지가 적지만, 김치 프리미엄(국제 금값보다 국내 금값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는 경우는 반대로 지역 프리미엄이 적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그러나 현재 해외 금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탓에 국제 금 투자 ETF는 해외 상장 ETF를 편입하는 만큼, 재간접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금 ETF 투자는 서구권에서 더 활발한데, 세계금협회(WCG)에 따르면 지난 달 전 세계의 금 ETF에 유입된 자금은 총 55억달러(7조6천억원)에 달했고, 이 중 41억달러(약 5조7천억원)는 출처가 북미 지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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