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정부가 치매 환자의 재산 관리부터 의료 및 돌봄 지원까지 전주기(全周期)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
치매 발병 이후 대응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예방, 생활, 자산 관리까지 포괄하는 통합 지원 모델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보건복지부는 12일 국가치매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제5차 치매관리 종합계획(2026~2030)’을 확정 발표했다. 이번 계획에는 공공신탁 제도 도입을 포함한 73개 세부 과제가 담겼다.
◇ 공공신탁 도입…치매 지원 체계 본격 가동
먼저 정부는 치매 환자의 재산을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치매안심재산 관리지원 서비스’를 올해 4월 시범 도입하고 2028년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환자 본인 또는 후견인이 국민연금공단과 신탁 계약을 체결하면 공단이 생활에 필요한 지출이 적절히 이뤄지도록 자산 관리 업무를 지원한다. 중요한 계약 변경이나 특별 지출은 별도 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설계한다.
지원 대상은 치매 환자와 경도인지장애 진단자 등 재산 관리 위험이 있는 기초연금 수급권자로, 올해 750명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1만1000명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현금, 지명채권, 주택연금 등 일부 자산부터 적용하고 단계적으로 범위를 넓힌다.
치매 환자의 법적 의사결정을 돕는 공공후견 지원도 확대된다. 현재 300명 수준인 지원 규모는 2030년까지 1900명으로 늘어난다.
치매 조기 발견을 위한 검진 체계도 개편된다. 치매안심센터 검사 정확도를 높이고 검사 시간을 단축하는 진단 도구를 2년간 개발해 2028년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지역 의원 중심으로 환자를 지속 관리하는 ‘치매관리 주치의’ 시범사업도 2028년 전국으로 확대된다.
행동심리 증상 치료를 위한 치매안심병원은 현재 25곳에서 2030년까지 50곳으로 늘어나고, 환자 상태별 맞춤 치료를 위한 진료지침도 2028년까지 마련된다.
돌봄 서비스 접근성도 개선된다. 치매 장기요양 등급자의 주야간 보호시설 이용 한도가 늘어나고, 주야간 보호기관과 치매환자쉼터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가 완화된다. 시설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는 치매 전담 요양시설과 주야간보호시설을 추가 확충한다.
가족 지원 정책도 확대된다. 치매 환자를 장기간 돌봄 보호자가 다른 보호자를 돕는 ‘멘토형’ 노인 일자리를 올해 시범 운영하고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 사후 대응에서 예방 관리로…정책 축 이동
치매 의심 운전자에 대해선 객관적 운전능력 평가 시스템이 도입된다. 올해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부터 조건부 면허 제도와 연계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기존 고령 운전자 적성검사만으로는 실제 운전 능력 판단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치매안심센터 운영 방식도 개편된다. 획일적 평가 체계를 지역 의료 여건과 특성에 맞는 유형별 모델로 전환해 검진형, 예방형, 서비스형 기능을 선택적으로 강화하도록 할 방침이다.
예방 정책 역시 강화된다. 기존 치매예방수칙은 최신 연구 결과를 반영해 ‘인지건강 실천지수’ 체계로 내년 전면 개편되며, 치매 관련 용어 역시 국민 인식과 이해도를 반영해 정비된다.
정부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치매 연구 지원을 확대하고, 분산된 연구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치매 코호트 통합 대시보드’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계획이 치매 환자 개인의 삶의 질 개선뿐 아니라 가족 부담 완화와 사회적 돌봄 비용 절감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책 초점도 사후 관리에서 예방과 생활 지원으로 이동하면서 치매 대응 체계 전반의 구조 변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