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세무조사 통지서라는 '불청객', 당황보다 '논리적 소명'이 우선

2026.02.24 07:58:57

(조세금융신문=오봉신 함께세무법인 대표세무사) 평온한 일상을 깨뜨리는 우편물 중 하나는 국세청의 ‘세무조사 통지서’일 것이다. 통지서를 받아 든 이들의 첫 마디는 대개 “나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라는 당혹감이다.

 

하지만 당혹감은 이내 불안으로 바뀐다. 정직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할지라도, 복잡한 세법의 미로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놓친 빈틈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이러한 불안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현대 사회에서 세법은 전문가조차 혀를 내두를 만큼 방대하고 정교해졌다. 특히 개인이 직접 세무 신고를 처리했거나 사소한 증빙을 간과했을 경우, 그 결과는 예상치 못한 과태료나 막대한 가산세로 돌아온다.

 

국세청에서 30년간 조사 현장을 지키며 수많은 사례를 지켜본 필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세무조사는 단순히 ‘잘잘못’을 따지는 과정이 아니라 사실관계를 어떻게 ‘소명’하느냐의 싸움이다.

 


소명은 '말'이 아닌 '물증'의 영역이다

세무조사 대응의 첫 번째 원칙은 소명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조사는 감정적 호소가 아닌 객관적 사실관계를 문서로 입증하는 과정이다. “사정이 이래서 몰랐습니다” 혹은 “실수로 누락했습니다”와 같은 해명은 조사관에게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다. 국세청이 요구하는 것은 오직 하나, 숫자와 거래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데이터다.

 

예를 들어 아파트 구입 자금에 대한 출처 조사를 받는다면 소득세 납부 증명이나 퇴직금 원천징수 영수증 같은 소득 증빙은 기본이다. 여기에 통장 거래 내역, 대출 계약서 및 상환 과정 등 자금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단순히 서류를 ‘제출’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세법의 관점에서 ‘유효한 증거’로 인정받을 수 있는 형식을 갖추었느냐가 핵심이다.

 

제출 시점을 놓치거나 형식이 어긋난 자료는 아무리 정당한 내용일지라도 인정받지 못하며, 그 사소한 실수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세액 차이를 만들어낸다.

 

'정직함'이라는 함정, 법리적 방어권의 중요성

두 번째로 경계해야 할 것은 “나는 당당하니 직접 가서 설명하겠다”는 과도한 자신감이다. 정직함은 미덕이지만, 세무조사라는 전장(戰場)에서는 위험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조사는 ‘감정’이 아닌 ‘법리’로 이루어지는 정교한 메커니즘이다. 납세자가 선의로 뱉은 한마디가 세법상으로는 불리한 증거로 채택되어 화를 부르는 경우를 필자는 현장에서 수없이 목격했다.

 

전문가를 통한 세무조사 대응은 잘못을 숨기기 위함이 아니다. 납세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오해를 사전에 차단하고, 법이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서 정당한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함이다. 특히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자금의 성격 규명 하나에 따라 세율과 가산세 규모가 천양지차로 달라지므로, 전문가의 ‘법리적 필터’를 거친 소명 논리가 필수적이다.

 

조사의 성패는 ‘경험의 깊이’에서 갈린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모든 세무사가 세무조사에 능통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의사에게도 내과, 외과 등 전문 분야가 있듯 세무사 역시 각자의 주력 분야가 다르다. 일상적인 기장이나 단순 신고와 달리, 세무조사는 국세청의 조사 흐름을 읽는 안목과 유사 사례에 대한 풍부한 대응 경험이 결과를 좌우한다.

 

국세청이 어떤 지점을 혐의점으로 포착했는지, 어떤 자료를 요구할 것인지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현장 감각’은 단기간에 쌓이지 않는다. 비슷한 케이스에서 어떤 논리로 소명했을 때 과세관청을 설득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있는 전문가와 함께해야만 불필요한 추징을 피할 수 있다.

 

세무조사 통지는 단순한 무작위 추출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혐의점이 포착되었다는 신호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응의 폭은 좁아지기에,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정확한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가는 글: 세무조사는 자산 관리의 '최후 방어선'이다

세무조사는 단순히 세금을 더 내고 덜 내는 문제를 넘어선다. 이는 개인이나 기업의 신용도, 나아가 평생 쌓아온 자산의 안정성을 결정짓는 중대 사안이다.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 냉철하게 자료를 분석하고 논리를 세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무 전문가로서 필자가 가진 철학은 명확하다. 납세자가 부당한 처분을 받지 않도록 법적 권리를 지키는 파수꾼이 되는 것이다. 지금 세무조사라는 파도 앞에서 막막함을 느끼고 있다면, 막연한 걱정을 거두고 현실적인 대응 계획부터 세워야 한다. 결국 결과를 바꾸는 것은 '누구와 함께 이 위기를 돌파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프로필] 오봉신 함께세무법인 대표세무사

•(현)한국세무사회 윤리위원회 상임위원

•(현)한국디지털거래소 세무자문위원

•(현)한국 생활체육골프협회 중앙세무위원

•(전) 세무대학 3회 졸업, 국세청 경력 33년 

•(전) 서울청 조사2국, 조사4국 등 조사분야 18년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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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신 함께세무법인 대표세무사 taxcall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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