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파는 百, 물가 잡는 마트"…극과 극 유통가 봄 세일

2026.03.26 14:12:30

2월 오프라인 매출 14.1% 껑충…엇갈린 생존법
百 3사, 미식·팝업·유커 앞세워 '체류시간 늘리기'
대형마트, 초저가 델리·반값 한우 맞불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 양극화가 뚜렷해지면서 유통업계의 봄 정기 판촉전 풍경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백화점은 미식·팝업스토어 등 프리미엄 ‘경험’을 내세워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하는 반면, 대형마트는 치솟는 외식 물가를 정면으로 겨냥한 초저가 델리(즉석조리식품)와 신선식품으로 장바구니 방어에 사활을 걸었다.

 

26일 산업통상부의 ‘2026년 2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유통업체의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1% 급증하며 온라인(3.9%) 성장세를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백화점(25.6%)과 대형마트(15.1%)가 모처럼 동반 반등하는 저력을 보였다. 유통가에선 3월 말부터 일제히 시작되는 봄 정기 판촉전을 통해 이 반등의 불씨를 확고한 실적으로 굳히겠다는 각오다.

 

 

◆ 팝업·미식에 유커까지 품은 백화점…"체류시간이 곧 매출“

 

백화점 3사의 올봄 세일 문법은 단순 할인을 넘어선 ‘경험과 취향의 큐레이션’이다. 오프라인 공간만이 줄 수 있는 체류형 콘텐츠로 고객의 발길을 단단히 묶어두겠다는 포석이다.

 


롯데백화점은 27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전 점에서 여는 ‘스프링 세일’에 미식과 웨딩, 팝업을 정교하게 엮었다. 9개 점포 델리 매장에서 피크닉 세트를 한정 판매하고, 인기 와인을 최대 80% 할인하는 행사를 동시 전개한다. 식품관 집객을 위층 패션·잡화 구매로 자연스럽게 연결하려는 구성이 눈에 띈다. 내달 3일 시작하는 웨딩 페어에선 마일리지 2배 적립과 고액 구매 고객 대상 갈라 디너 추첨 등을 마련해 예비 신혼부부 수요 공략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3월 27일~4월 12일)은 40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대규모 할인전과 더불어, 내국인 세일과 완벽히 동기화된 ‘글로벌 쇼핑 페스타’를 전면에 내세웠다. 중일 갈등 여파로 일본 대신 한국을 택한 중화권 관광객(유커)의 수요 이동을 파고든 전략이다. 내달 초 청명절 연휴를 겨냥해 유니온페이 사후 환급 고객에게 10% 추가 환급 등 공격적인 금융 혜택을 쏟아부어 하이엔드 쇼핑객을 독식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철저한 ‘마이크로 타기팅’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KLPGA와 손잡고 전국 5개 점포에서 골프 의류를 최대 70% 할인하고, 더현대 서울에 팝업스토어를 열어 골프 수요가 높은 고객층을 핀셋 공략한다. 여기에 판교점 대형 베어벌룬 전시 등 가족 단위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공간 기획을 더했다.

 

 

◆ "외식 물가 우리가 잡는다"…초저가 델리·반값 한우 맞불

 

백화점이 럭셔리와 취향을 판다면, 대형마트는 소비자의 생존과 직결된 ‘밥상 물가’를 판다. 이커머스와 다이소 등 근거리 채널의 협공에 시달리는 대형마트로선 장바구니 사수가 곧 생존이다.

 

이마트는 외식 대체 수요를 겨냥한 상품을 전면에 세웠다. 지난달 서울 지역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이 3800원에 육박할 정도로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이 심화하자, 원조·매콤 어묵김밥 2줄을 3980원에 묶어 파는 ‘반전가격 두줄김밥’을 전격 출시했다. 지난해 6000원대 ‘어메이징 완벽치킨’으로 107만팩 판매고를 올린 델리 초저가 전략의 연장선이다. 여기에 스팀다리미 등을 4980원에 내놓는 초저가 자체 브랜드(PB) ‘5K PRICE’ 라인업을 353종으로 대폭 확대해 ‘상시 초저가(EDLP)’ 체계를 공고히 했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 역시 현장 영업에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26일부터 전국 41개 점포에서 전방위적 신선식품 전단 할인인 ‘AI 물가안정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미국산 LA식 꽃갈비(1.4kg)를 5만4900원에 내놓고 장바구니 증정 행사를 병행한다. 회생 절차 속에서도 매장을 정상 가동하며 판촉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마트는 대규모 물량 공세를 택했다. 상반기 최대 행사인 창립 28주년 ‘메가통큰’을 통해 26일 하루 1등급 한우 국거리·불고기를 최대 60% 할인한다. 아울러 7000원대 대용량 치킨(7495원)과 5000원대 30구 계란(2판 구매 시 판당 5990원) 등 밥상 필수품을 전면에 세워 오프라인 집객에 나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극심한 소비 양극화로 인해 백화점은 프리미엄, 대형마트는 가계 식비 방어로 역할이 완전히 갈렸다”며 “단순한 할인율 경쟁을 넘어, 소비자가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야 할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는 곳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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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철 기자 bonobee@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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