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실태] ⑤ 근로소득세 깎기 위한 두 가지 방법…고소득과세‧4대보험 강화 <下>

2026.03.29 21:24:02

일본, 22년 전에 4대보험 대대적 개편…사회안전망 재원 확보
일본의 부작용, 고소득자에 대한 낮은 누진 정도
독일의 부작용, 기혼 가구에 과도한 혜택
OECD 주요국, 복지 재원 및 공평성 확보
공통적으로 고소득누진‧4대보험 강화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한국 여론지상에선 간혹 세금과 관련한 오해를 부풀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데이터를 일부만 편집해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왜곡된 자료로 적극적으로 속이는 경우마저 있다. 현 정부는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 임금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근로소득세 감세를 추진하고 있다. 근로소득세를 낮출 수 있기는 한데, 그러려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둘 다 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매우 부실한 고소득세들의 실효세율을 올리거나, 아니면 4대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 이는 OECD 국가들의 공통점이며, 재원과 조세 공평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가장 효과적이면서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다. 오해를 바로잡는 길은 정확히 아는 것이며, 완전하진 않지만 큰 그림을 아는 건 어렵지 않다. 주간 연재로 ‘한국 세금의 실태’를 파본다.

 

 

◇ 유형 ① : 고소득 소득세 강화

 

한국과 비교 사례로 삼은 나라는 스웨덴, 스페인, 영국, 캐나다, 노르웨이, 미국, 이태리, 핀란드, 프랑스, 일본, 독일, 호주, 덴마크 등 13개국이다.

 

위 비교대상 국가들은 4대보험료를 기준으로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① 많은 소득세‧적은 4대보험료 국가 ② 일정 소득세‧일정 4대보험료 국가 ③ 많은 소득세‧4대 보험료 없는 국가다.

 

유형 ① 많은 소득세‧적은 4대보험료 국가로는 스웨덴‧스페인‧영국‧캐나다가 속한다.

 

 

 

 

4대보험 측면에선 한국은 유형 ① 국가들과 비슷하다. 4대보험료 상한선이 있기에 소득이 높아질수록 소득 내 부담률이 줄어들게 설계됐다.

 

하지만 세금 측면에선 유형 ① 국가들과 크게 차이난다. 한국은 국세‧지방세 징수율이 싱글 가구는 1.52~18.18%, 2자녀 가구는 –5.77~16.93%로 유형 ①만이 아니라 나머지 ②, ③ 중에서도 최하위 수준이다.

 

이들 국가들이 이러한 유형을 취하는 이유는 세금으로 지원하는 복지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평균소득 250% 고소득자들하고 비교하면 한국은 국세‧지방세 징수율이 16~18%인 반면, 유형 ① 국가 고소득자 국세‧지방세 징수율은 24~37%로 한국의 1.5~2.0배에 달한다.

 

한국이 유형 ① 국가들보다 4대보험료로 걷는 비중은 높지만, 총실효세율로 넘어가도 한국과 9~17%p 격차가 있다.

 

유형 ① 국가들은 실질적으로 싱글 가구는 평균소득 구간 100%, 2자녀 가구는 100~167% 사이가 되면, 한국 근로소득자 평균소득 250% 구간의 실효세율을 추월한다. 소득 하단의 총실효세율도 두툼하다. 이들 국가들은 평균소득 50~67% 구간에서도 총실효세율이 싱글 가구는 6~17%에 달한다.

 

2자녀 가구의 경우 캐나다는 한국과 비슷하게 저소득 다자녀 가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그렇지만 누진도는 월등해서 평균소득 50%와 250% 구간 격차는 63.79%나 된다. 한국은 34.52%로 반절 수준에 불과하다.

 

세금은 형평성이 중요한데, 평균소득을 지원하거나 저세율을 적용한다고 해도 고소득 가구에까지 저세율을 적용하면, 상대적으로 서민 가구에 대해 차별하는 결과를 낳는다. 적은 재원 때문에 서민 가구에 할 복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유형 ①의 시사점은 소득하위 50~67% 구간에 대한 전체 세금 혜택은 유지하거나 더 강화하고, 평균소득 167% 이상 구간에 대한 누진 과세는 강화할 필요가 있다.

 

복지를 강화해야 하는 경제적 이유는 시장 서비스는 비용에 따른 질적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 이는 전체 다수의 경쟁력을 올리지 못하므로 복지를 통해 그 격차를 줄여야 국민 전체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저출산과도 직결되는데, 저소득~서민 싱글 가구는 공적 서비스를 올리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경쟁력 격차를 해소할 방법이 없으며, 자발적인 싱글 가구 선택을 통해 출산율을 크게 압박하게 된다.

 

 

◇ 유형 ② : 4대보험료 상한선 개선

                 정률비례 또는 누진강화

 

유형 ② 일정 소득세‧일정 4대보험료 국가들로는 노르웨이‧미국‧이태리‧핀란드‧프랑스‧일본‧독일이 속하며, 여기에 한국도 속한다.

 

 

 

 

 

 

유형 ② 국가들은 한국의 근로소득세 개편에서 가장 많은 시사점을 주는 영역이다.

 

무언가 조정을 할 때는 작은 부분을 조정하는 것보다는 굵은 덩어리를 조정하는 게 더 용이하다. 한국의 경우는 4대보험료 상향을 통해 사회보장 강화 및 확대가 절실하다.

 

유형 ② 국가 중 노르웨이‧미국은 한국보다 4대보험을 대체로 1~2%p 정도 적게 걷지만, 노르웨이는 높은 세금으로 부족한 부분을 충당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현금으로 별도 가족수당을 주지 않기에 실효세율에서 3~9%p정도 높다. 미국은 고령자 의료 보험 등 몇 가지를 빼면 한국보다 복지가 낫다고 하기 어렵고, 경제상황‧구조를 볼 때 참고에 제한이 있다.

 

이태리‧핀란드는 한국과 대략 비슷한 수준으로 4대보험료를 걷지만, 약간씩 차이가 있다.

 

이태리의 경우 평균소득 50~67% 저소득 구간에 대해선 3%로 매우 낮은 4대보험 부담을 적용한다. 저소득 가구 4보험료를 깎아준 유일한 형태다. 한국은 이태리처럼 하기 힘들 수 있다. 여러 이유 중에서 국민연금이 있다. 한국은 70% 넘는 노년층 가구 빈곤율을 감안할 때, 저소득~서민 가구의 소득대체율 향상이 절실하다.

 

또 하나의 특이점은 평균소득이 높아져도 항상 소득의 9% 가량을 4대보험금으로 걷는다는 점이다.

 

한국은 4대보험료 상한을 금액 기준으로 설정해서 소득이 높아질수록 전체 소득 내 4대보험 부담이 줄어든다.

 

반면, 이태리는 소득 대비 비율 기준으로 상한선을 정했고, 노르웨이‧미국‧프랑스‧핀란드의 경우 저소득 가구와 고소득 가구 간 4대보험 부담 격차는 1%p대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국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물론 저조한 산재‧고용보험 때문에라도 4대보험 부담을 강화해야 한다. 산재보험이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하지만, 한국은 상병수당이 없고, 산재판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고, 제도를 운용할 합당한 수준의 재원이 필요하다.

 

고용보험의 경우 실직 시 재교육과 사회안전망을 담당하는 영역인데, 한국은 주요국에 비해 매우 부실하므로 4대보험 재정 확보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은 한국의 전체 조세제도(세금+4대보험) 개편을 말할 때 거의 항상 언급되는 나라다.

 

한국과 상황이 비슷하고, 세금을 적게 걷고 4대보험을 높이는 구조, 고소득 가구일수록 저소득 가구에 비해 4대보험 비중이 낮아지게 설계한 점에서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한국이 근로소득세를 깎을 경우 예상 가능한 형태를 보여준다. 일본 싱글 가구 국세‧지방세율은 4~19%, 2자녀 가구는 0~18%다.

 

한국은 싱글 가구는 1~18%, 2자녀 가구 –5~16%보다 일본보다 대체로 세율이 낮지만, 4대보험료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다.

 

일본은 4대보험료에서 싱글 가구 및 2자녀 가구 소득의 10~14%를 걷는다. 평균소득 250% 구간의 4대보험 부담 수준이 다른 소득 구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지만, 저소득 가구에 9%, 고소득 가구에 7%를 부과하는 한국보다 저소득 가구는 5%p, 고소득 가구는 3%p 이상을 더 걷고 있다. 2024년 기준 노후연금 소득대체율은 61%대로 한국의 43%보다 월등히 높다.

 

일본도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고, 한국보다 빨리 저출산‧고령화를 겪은 탓에 그렇다. 2004년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시기 늘어나는 재정부담을 충당하기 위해 사회보험률을 대폭 올렸다.

 

한국은 부족한 소득대체율을 기초연금, 국민연금이 아니라 직접 현금으로 막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지급기준이 노인 소득하위 70%로 정해진 탓에 수급자가 당초 취지였던 저소득 노인이 아니라 중간 소득 계층으로 늘어나면서, KDI 같은 곳에선 지급기준을 기준중위소득으로 바꾸어 지급 대상은 줄이는 대신 더 두텁게 지원하자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도 미봉책인 것이 원래 노후 보장을 하는 큰 덩어리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인데, 늘어나는 노인자살률‧빈곤율을 막아보자고 세금으로 땜질하면서 나왔던 게 기초연금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연금 특위 쪽에서는 국민연금 강화를 통해 노인최저소득보장을 하자는 취지인데, 그렇게 가자면 저 저조한 4대보험률 부담을 늘릴 필요가 있다.

 

일본처럼 규모를 증가하면서도 고소득자 부담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게 제한할 것인지 아니면 노르웨이‧프랑스‧핀란드‧이태리처럼 고소득자에게도 일정 비율을 부과할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위 4개국은 한국보다 4대보험률이 약간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4개국보다 저조한 한국의 국세‧지방세 수준을 볼 때 4대보험을 강화해 복지 목적 재원을 강화하고, 그 부담을 소득 무관하게 정률 비례로 하면, 총실효세율의 누진이 강화돼 한국의 고질병인 낮은 조세부담률‧낮은 누진 정도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국제적으로 소득 대비 세금+4대보험 비율을 조세부담률이라고 표현, 한국 재경부는 국민부담률이라고 표현).

 

 

 

 

독일은 일본의 강화판이다. 4대 보험 부담 수준이 더 높고, 싱글 가구의 세금‧4대보험 부담이 매우 높다.

 

독일 평균소득 50% 저소득 싱글 가구의 총실효세율은 무려 28.95%나 되는데, 유형 ②국가 내 미국‧프랑스‧일본 최고소득 2자녀 가구의 총실효세율보다도 더 높다(평균소득 250% 구간).

 

독일을 위 6개국과 나란히 비교하지 않은 이유가 2자녀 가구에 비해 싱글 가구에 대해 차등을 넘어 거의 차별에 가까운 실효세율 격차가 있기 때문이다.

 

독일이 자녀에 대한 세금적 혜택(가족 수당)이 없지만, 결혼을 하면 파격적 혜택을 준다. 위의 표4는 2자녀 가구에 대한 수치가 나와 있지만, 무자녀 기혼 가구의 총실효세율도 2자녀 가구 정도 된다.

 

이 때문에 독일에선 세금 혜택 때문에 위장 결혼을 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있고, 표4의 총조세구조가 저출산에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없다. 또한, 기혼 가구가 되면 고소득 가구가 돼도 높은 수준의 혜택을 받기에 누진 구조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하기 어렵다.

 

 

◇ 유형 ③ : 누진 과세‧공평한 세금

 

유형 ③ 많은 소득세‧4대 보험료 없는 국가로는 호주와 덴마크가 있다.

 

 

 

 

호주는 4대 보험 없이 오로지 세금으로 충당한다. 세금도 지방세는 없고, 국세만 적용한다. 2자녀 가구 중에서 평균소득 50~100% 구간은 자녀에 따른 현금 수당을 굉장히 세게 주는데 이는 영국‧캐나다 같은 영연방 국가들의 특성이다.

 

소득이 증가할수록 자녀 수당이 줄어는 구조인데, 총실효세율에서 세금을 차감하면 자녀 수당 보조금 규모를 알 수 있는데, 호주 2자녀 가구의 경우 평균소득 50%는 총소득의 47% 가량을 자녀 수당으로 받는다. 평균소득 67%는 약 25%, 평균소득 100%는 약 7%를 지원받는다.

 

덴마크는 4대보험을 걷지는 않지만, 호주와 비슷하게 저소득 2자녀 가구에 현금 자녀 수당을 지원한다. 그렇지만 국세‧지방세 수준 자체가 기존 23%에서 출발하는 등 매우 높고, 평균소득 250% 구간 고소득 2자녀 가구는 같은 고소득 싱글 가구와 세율 차이가 3%p 밖에 나지 않는다.

 

덴마크는 비교 대상 국가 가운데 세금 부담 수준‧누진 정도가 가장 높은 나라로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들 중에서 가장 높다. 그나마도 비견될 만한 나라는 이태리와 핀란드 정도인데,

 

한국이 덴마크 수준까지 가려면 총실효세율을 모든 소득 구간에서 기본 20%p 정도 올려야 한다. 다른 비교 대상 국가 중에 가장 먼 나라가 덴마크인 셈이다.

 

유형 ③ 국가들은 한국과 상당히 이질적인 국가들이지만, 교훈이 있다면 기혼이든 자녀가 있든 상관없이 고소득 가구에 일관되게 높은 세율을 부과한다는 점이다.

 

위에서 이미 여러 번 언급했지만, 한국은 말만 법정 소득세 최고세율이 높지, 실제로는 공제 등으로 실효세율이 매우 낮고, 분류과세, 분리과세 등 각종 쪼개기로 고소득자에 상대적 혜택을 주고 있다.

 

양도소득세로 가면 누더기 세법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세금을 덜 내기 위한 입법 노력과, 저항을 피하면서 어떻게든 거둬보려는 입법 노력이 서로 헝클어져 있어 한국의 소득세제를 더욱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

 

근로소득세는 모든 소득이 노출되는 유리지갑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그 인식은 소득 종류가 다르다는 이유로 근로소득을 차별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근로소득세를 정비하라면, 핀셋으로 누더기를 만드는 것보다 소득세법 내 전체 소득을 총체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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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주 기자 ksj@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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