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한 7월 중하순부터 우리 국민의 일본 내 신용카드 사용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전업계 카드사 8개사가 발급한 신용카드로 우리 국민이 일본 내 가맹점에서 결제한 금액은 977억3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67억원)에 견줘 1.1%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달을 주 단위로 나눠 비교하면 시기별로 상황이 달라진다.
7월 첫주(1∼7일)는 전년 동기 대비로 카드 사용액이 19.3%, 둘째주(8∼14일)는 13.1% 늘어나지만 7월 셋째주(15∼21일)에는 감소세(-0.4%)로 전환했다.
이어 넷째주(22∼28일)에는 5.3% 줄고, 8월과 이어지는 다섯째주(29일∼8월 4일)에는 -19.1%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이번 자료는 국내 카드사가 발급한 카드로 일본 내 가맹점에서 결제한 데이터를 취합한 것이다. 국내 여행객이 일본에 가서 사용한 금액, 일본 유학생이나 기업·관공서 주재원이 현지에서 사용한 금액, 온라인으로 일본 사이트에서 결제한 금액 등이 포함된다.
유학생, 주재원의 사용금액의 변동이 크지 않고, 온라인 결제금액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결국 일본 불매운동에 따라 일본으로 떠난 국내 관광객 수가 줄어든 영향으로 카드 사용액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출국자 수를 보면 카드 사용액과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국토교통부의 항공통계에 따르면 일본으로 떠난 국제선 여객 수는 올 상반기 1122만78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 4.0% 증가했다.
지난해 말 단기 급등했던 엔화가 올 초 하향 안정화하면서 일본 관광의 수요가 늘었고, 실제 저가항공사 중심으로 운항 횟수도 전년 동기 대비로 7.7%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달 들어 일본의 1차 수출규제 이후 반일 분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7월 16∼30일 보름간 인천공항을 이용해 일본 여행을 다녀온 승객은 46만7249명으로, 전월 같은 기간(6월16∼30일·53만9천660명)과 비교해 7만2411명(13.4%) 감소했다.
통상 본격적인 휴가철인 7월 중하순에 관광객이 늘어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전달보다 여행객이 감소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경제보복 초기에는 예약해 놓은 일본 여행을 위약금 때문에 갈 수밖에 없었다면 7월 중순 이후에는 일본행 여행을 취소할 여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사들도 관련 이벤트를 시작하거나 홍보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카드는 6월 28일 일본 대표적 쇼핑 장소인 돈키호테, 빅 카메라, 훼미리마트 등에서 할인 혜택을 주는 '카드의정석 제이쇼핑(J.SHOPPING)'을 출시했다가 닷새 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신한카드는 비자와 JCB 등 국제 브랜드사가 비용을 부담해 일본 관련 할인 혜택을 홈페이지에서 홍보했다가 여론을 의식해 지난주에 내렸다.
롯데카드는 내년 3월까지 일본 마루이백화점과 제휴해 10% 할인해주는 행사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가 관련 내용을 역시 삭제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